글을 입력하면 다른 글이나 이미지, 오디오나 동영상을 생성하는 인공지능(AI) 도구들이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벤처투자자들이 이런 도구를 활용한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 관련 기업으로 자금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를 생성해내기 때문에 ‘생성(Generative) AI’로 부르는 이런 도구들은 이미 광고 문구를 생산해 내는 B2B 비즈니스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미국 스타트업들인 카피스미스, 카피닷에이아이가 이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과 10월에 각각 1000만달러(약 142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지난주에만 2개 기업이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스테이블 디퓨전'을 개발한 스태빌리티AI와 무장생성 도구인 '재스퍼'를 개발해 서비스중인 재스퍼가 그 주인공입니다.
스태빌리티AI는 '달리'나 '미드저니' 같은 이미지 생성 도구이면서 오픈소스르 공개한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1억100만달러(약 1443억원)를 투자받았습니다. 기업가치는 10억달러(약 1조4380억원)으로 평가됐습니다.
스테이블 디퓨전은 누구나 이용해 디자인, 영화, 증강현실, 비디오게임, 광고, 전자 상거래 애플리케이션 등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적용 범위가 메타버스 앱 설계부터 파워포인트 작성까지 광범위합니다.
바로 다음날 재스퍼는 AI를 활용해 블로그 기사나 소셜 미디어용 게시물이나 웹사이트의 문구 등을 만들어 주는 플랫폼으로 1억2500만달러(약 1443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평가된 기업가치는 무려 15억달러(약 2조1570억원)에 달해 스태빌리티AI의 기록을 하루만에 갈아치웠습니다.
재스퍼 고객은 7만명에 달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4000만달러(약 575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9000만달러(약 1200억원)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 투자한 인사이트 파트너스의 제프 호링은 "생성 AI만큼 중요한 변화를 보는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재스퍼는 기업이 콘텐츠를 개발하고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앞으로 5년 안에 생성AI가 기업의 영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2025년까지 대기업에서 내보내는 메시지의 30%가 이 기술을 통해 생성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만큼 생성AI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의 기회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지난주 주요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의 AI와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수출을 막은 데 이어 양자컴퓨팅 분야로 수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실험 단계인 양자 컴퓨팅은 물론 AI 소프트웨어 분야의 대중국 수출 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업계 전문가들이 참가해 구체적인 제한 범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약 구체화되면 이미 발표된 조치와는 별도의 규제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 숨통 조이기를 벗어나기 위해 양자컴퓨팅 개발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로선 이마저도 제압해야 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기 때문에 규제 카드를 꺼내 들 공산이 커 보입니다.
◼ IBM이 딥러닝 작업을 실행하기 위해 32개의 프로세싱 코어와 23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포함하는 새로운 AI 시스템온칩(SoC)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을 공개했습니다.
IBM은 AI 장치(AIU)라고 하는 칩을 화면에서 음성 언어, 텍스트 또는 이미지를 처리하는 딥 러닝을 위해 설계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칩은 사용하기 쉬운 그래픽 카드로 설계했고 PCIe(PCI Express) 슬롯이 있는 모든 컴퓨터 또는 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BM은 칩을 처음부터 설계하지 않고 2021년 8월에 출시된 텔룸 칩에 내장된 AI 가속기의 확장 버전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IBM AIU의 32개 코어는 IBM의 z16 시스템을 구동하는 텔룸 칩에 내장된 AI 코어와 유사합니다. 한 가지 주요 차이점은 텔룸이 크기 7나노미터(nm)인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반면 AIU는 더 빠르고 더 작은 5nm 트랜지스터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 중국 전기자동차(EV) 업체 BYD가 세계 최대 규모 EV 제조업체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판매량이 지난 2분기에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친 데 이어 3분기(7~9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하며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YD의 순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3분기 판매량은 53만8704대로 테슬라의 같은 기간 판매량에 비해 56.7% 많았습니다. BYD의 EV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EV는 대당 30만위안(약 600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자동차인데 반해 BYD의 EV 모델은 10만위안(약 2000만원)에서 20만위안(약 4000만원) 사이로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소스 프로그래머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깃허브(Github) 사용자들이 MS가 지난 6월 출시한 '깃허브 코파일럿(Copilot)'에 대해 오픈소스 저작자 및 최종 사용자에 대한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며 MS 대상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코드를 생성해 주는 AI 모델입니다. 오픈AI가 개발한 AI시스템 코덱스로 구동되는데요, 오픈AI는 코덱스를 훈련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는 깃허브 코드를 포함한 다수의 공개 저장소에서 가져다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오픈소스를 이용할 때 지켜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깃허브 사용자들의 주장입니다. 대부분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사용자에게 이용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출처를 밝혀야 하는 등의 특정 의무를 부과하는데, MS는 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메타가 영국 반독점 당국의 명령에 따라 2년 전에 인수해 자회사로 합병한 지피(Giphy)를 다시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장 독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 거대 기술기업이 인수합병을 무효화한 첫 사례여서 주목되는데요.
지피는 GIF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플랫폼 운영 기업입니다. 메타가 2년 전에 4억달러(약 56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경쟁시장국(CMA)은 메타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GIF 생성 서비스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스냅챗, 틱톡,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의 이용자들과 광고업체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CMA는 지난해 11월 말에 메타에 지피 매각을 명령했지만 메타측이 법원에 명령 취소를 요청하는 소송을 낸 데 따라 재심 절차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재심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이 반독점 규제기관은 매각명령을 원래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고, 메타는 결국 이를 수용했습니다.
과거에 기술기업들이 작은 기술 스타트업들을 인수합병 형식으로 흡수하는 사례가 많았죠. 그 결과 출현한 거대 기술기업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구글의 인앱 결제 강요 사례와 같은 폐해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고, 각국의 규제 기관들도 이를 받아들여 거대 기술기업의 스타트업 인수합병에 더 깐깐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게 요즘 추셉니다.
이어서 지난주 업계 주요 소식 전해드립니다.
주요 기업 동향
◼ '미디어아트'가 예술계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청년 예술가 지원에 나섰습니다. 예술과 최신 기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는 최근 AI 생성 작품으로 세계적인 이슈가 됐고 특히 한국이 미디어아트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22년 아르코무대예술아카데미 청년(예술가×기술전문가) 네트워크 제1회 APE 캠프’를 11월10일부터 12일까지 송도센트럴파크에서 개최합니다.
APE 캠프는 아티스트(A), 프로듀서(P), 엔지니어(E)의 영어 앞 글자를 조합한 명칭입니다. 전문가들이 모여 예술과 기술의 융합, 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캠프 활동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 AI 기반의 숏폼 비디오 플랫폼 트릴러(Triller)가 메타버즈(Metaverz)라는 플랫폼을 출시, 메타버스 시장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트릴러는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형식의 플랫폼으로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틱톡이나 페이스북의 경쟁자로 언급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기업입니다.
이번에 출시한 '메타버즈'에서는 사용자가 모여 라이브 음악과 베어 너클 파이팅 챔피온십이나 트릴러 파이트 클럽 같은 스포츠 이벤트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및 다른 팬과 교류할 수 있는 가상 공간도 제공합니다.
◼ 구글이 지난해 구글 I/O 2021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선보였던 차세대 3D 화상 통화 부스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지난주 정식 출시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바로 앞에 마주 서서 얘기하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는 3차원(3D) 화상통화시스템이 나왔습니다. 실물 크기의 3D 영상과 말과 몸짓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사전 체험판으로. 아직은 프로토타입입니다. 세일즈포스, 위워크, T-모바일, 해켄색 메리디언 헬스 등 파트너에게만 제공될 예정입니다.
◼ 어도비가 AI 기술을 이용해 개선한 포토샵 업데이트판을 출시했습니다. AI 모델 '센세이(Sensei)'를 통해 개체 감지 및 선택, 개체 삭제 및 추가, 이미지 복원 및 변형 등 다양한 기능을 새로 업그레이드한 포토샵 신제품을 공개한 건데요,
이번에 추가한 '개체 선택 도구'를 활용하면 이미지에서 다양한 개체를 정확하게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하늘, 건물, 물, 식물, 다양한 유형의 바닥 및 땅(예: 산, 인도, 거리), 사람의 머리카락과 같은 복잡한 개체 및 영역을 정확하게 인식해 고품질의 선택을 지원합니다.
또 '원클릭 삭제 및 채우기'도 새로 추가했는데요, 이 기능은 개체 선택 도구, 내용 인식 채우기 및 'Shift-Delete' 단축키 명령을 결합해 이미지에서 개체를 쉽게 제거하고 배경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