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월드인데이터 'AI의 간략한 역사'에서 전망...
인간의 이해 능력 넘어서는데 걸린 시간도 20년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이해능력을 넘어서는데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20년 후에는 사고능력까지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비영리 재단 아워월드인데이터가 최근 AI의 중요성 증가에 따른 관심과 이해를 촉구하기 위해 발간한 'AI의 간략한 역사'라는 보고서에 담은 내용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는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체다. AI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다루고 있다. 저자인 맥스 로저 아워월드인데이터 창립자는 빈곤, 질병, 기후 변화, 전쟁, 불평등과 같은 글로벌 문제를 다루는 경제학자다. 옥스포드 대학교 경제학 연구 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로저 이사는 보고서에서 컴퓨터는 매우 짧은 기간에 일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됐다며 그간의 발전 스토리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컴퓨터 타임라인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컴퓨터 타임라인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디지털 컴퓨터는 약 80년 전에 처음 발명됐다.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종이에 구멍을 뚫는 천공 카드가 주요 저장 장치일 만큼 조악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사람들이 컴퓨터가 얼마나 최신 기술인지를 잊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

과학자들은 컴퓨터 등장 초기부터 인간만큼 지능적인 기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로저 이사는 '정보 이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클로드 엘우드 섀넌이 1950년에 내놓은 '테세우스'를 최초의 AI 시스템이라고 지목했다.

테세우스는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찾고 기억할 수 있는 원격 제어 쥐 모형으로 세계 첫 머신러닝 사례로 꼽힌다.

AI 타임라인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AI 타임라인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AI도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70~80년 동안 먼 길을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2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해 이제는 언어 및 이미지 인식 능력이 인간과 비슷하거나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로저 이사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필기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인식 ▲독해력 ▲언어 이해 등 5가지 영역에서 인간과 AI의 성능을 평가한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인간과 AI의 성능 테스트 결과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인간과 AI의 성능 테스트 결과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테스트에서 AI의 초기 점수는 -100점, 인간은 0점으로 설정했다. AI의 테스트 점수가 0을 넘으면 인간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는 의미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간 수준으로 언어 또는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기계는 없었다. 그러나 AI는 꾸준히 발전해 이제는 모든 영역 테스트에서 인간을 능가했다. 특히 독해력과 언어 이해 부분은 2~3년 만에 모두 인간을 넘어섰다.

물론 이런 표준화된 테스트와는 별개로 AI 성능은 개별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어떤 경우는 ​​인간보다 성능이 훨씬 나쁜가 하면, 반면에 어떤 시스템은 너무 흔해서 휴대폰 안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실제로 휴대폰에서 AI는 이미지 인식으로 사진을 분류하고 음성 인식으로 사람의 말을 받아 적고 있다.

AI 이미지 생성 결과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AI 이미지 생성 결과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특히 AI가 놀라운 발전을 이룬 분야는 이미지 생성 능력이다. 위의 9개 이미지는 지난 9년 동안의 발전을 보여준다. 그림 속 사람은 모두 실존 인물이 아니라 AI가 생성한 이미지다.

2014년 흑백 픽셀화된 원시 이미지부터 시작, 불과 3년 뒤부터는 이미 사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미지를 생성하게 됐다. 초기 단순한 이미지 생성을 넘어서, 최근 몇년 간은 텍스트 프롬프트 기반의 이미지 생성으로 복잡한 사진까지 만들어내기 이르렀다.

2022년의 최신 이미지는 '포메라니안이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아 있다. 두 명의 호랑이 병사가 옆에 서 있다'라는 짧은 텍스트로 불과 몇 초 만에 만들어낸 사진이다.

이미지 생성 AI 발전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인간의 언어를 분석하고 응답하는 시스템의 급속한 발전이다. 언어를 생성하는 AI는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실생활에 파고들었다. 이메일은 자동 완성되고, 방대한 양의 온라인 텍스트가 번역되고, 학생들은 언어 모델로 숙제를 하고, 언론은 AI 생성 저널리즘을 게시한다.

AI 시스템은 아직 길고 일관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없지만, 앞으로 발전이 둔화되거나 끝날지 아니면 AI가 쓴 베스트셀러를 읽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AI를 사용하며 이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이르렀다.

AI는 텍스트 번역부터 음성 인식으로 작동하는 가상 비서까지 지난 10년 동안 가정에 많은 부분에 침투했다. 자율주행차도 눈앞에 다가왔다.

추천 시스템은 온라인에 등장하는 상품을 결정하고 유튜브에서 우리가 볼 것을 결정한다. AI는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를 추천할 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텍스트 생성 능력으로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까지 만들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과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게다가 AI는 누가 대출을 받을지,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특정 직업에 고용될지를 결정한다. 이제는 누가 감옥에 들어갈지 풀려날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몇몇 정부는 전쟁을 위해 자율 무기 시스템을 구매하고 있으며, 일부는 감시 및 억압을 위해 AI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로저 이사는 글에서 "AI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면서 "일부는 좋은 용도로, 일부는 나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데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AI 모델별 계산량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AI 모델별 계산량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AI의 발전은 계산 능력이 향상되면서 이뤄졌다. 위의 표는 각 AI 시스템이 등장한 시기와 이 시스템을 학습하는 데 들어간 계산량을 표시하고 있다. 좌측 최하단의 테세우스부터 오른쪽 최상단의 '달리'나 'PaLM', 'GTP-3' 등 익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AI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셋, 계산 능력이 필요하며, 계산량이 늘어날수록 AI는 점점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계산량은 '부동 소수점 연산(FLOP)'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처음 60년 동안 AI의 계산량은 '무어의 법칙(반도체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에 따라 20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했다. 2010년경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성장, 두 배로 늘어나는 데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히 가장 최근 모델 중 하나인 'PaLM'의 계산량은 25억페타(1000조) 플롭으로, 불과 10년 전 가장 큰 계산을 한 AI인 알렉스넷보다 무려 500만배 이상 컸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AI의 미래에 어디까지 갈지를 예측한다. 대표적인 것이 아제야 코트라 오픈 필란스로피 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AI 시스템을 훈련하기 위한 계산이 인간의 두뇌와 일치할 수 있는 시점을 찾아내기 위해 계산량의 증가를 연구한 결과 2040년까지 '혁신적인 AI(transformative AI)'가 개발될 확률을 50%로 추정했다.

다른 방식으로 가능성을 분석한 예측가들도 대체로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많은 AI 전문가들은 인간 수준의 AI가 향후 수십 년 내에 개발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일부는 훨씬 더 빨리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맥스 로저 '아워 월드 인 데이터' 창립자 겸 이사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맥스 로저 '아워 월드 인 데이터' 창립자 겸 이사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로저 이사는 그런 AI 시스템이 "세상을 '질적으로 다른 미래'로 가져올 만큼 충분히 강력할 것"이라며 "그것은 인류 역사에서 이전에 있었던 두 가지 주요 변혁인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의 규모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컴퓨터와 AI는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켰지만 우리는 아직 이 역사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주요 기술 혁신은 다양한 긍정적 및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며 AI의 중요성 때문에 우리 모두는 이 기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형성하고 이 발전이 우리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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