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닷에이아이'에서 대화 가능한 리스트 (사진=캐릭터닷에이아이)
'캐릭터닷에이아이'에서 대화 가능한 리스트 (사진=캐릭터닷에이아이)

소크라테스부터 일론 머스크, 심지어는 해리포터까지. 무려 350명의 실제 혹은 가상 인물과 언제라도 대화할 수 있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릭터닷에이아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엘리자베스 여왕 등 과거 인물들과 가수 빌리 아일리시, 카니에 웨스트 등 현존 유명인, 마리오 브라더스와 배트맨과 같은 가상 캐릭터들과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릭터닷에이아이는 챗봇과의 대화도 일부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팀 쿡 애플 CEO도 포함돼 있다. '가짜 팀 쿡'은 앞으로 나올 아이폰 15, 16, 17, 18에 대해 천연덕스럽게 대답하고 있다.

캐릭터닷에이아이는 챗GPT와 같은 생성 AI다. 지난해 10월에는 AI로 죽은 자들을 되살려 인터뷰하는 '팟캐스트닷에이아 프로젝트'가 고 스티브 잡스를 학습한 AI로 팟캐스트에서 음성까지 넣어 인터뷰해 먼저 화제가 됐다.

하지만 뉴욕타임스가 이를 소개한 것은 단순한 흥미 차원은 아니다. 이 사이트를 제작한 주인공이 구글에서 챗봇 '람다'를 개발한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다니엘 드 프레이터스와 노암 샤지어는 구글 재직 당시 '미나'라는 챗봇을 완성했다. 구글은 그 결과를 확인하고 프로젝트를 공식 연구로 채택, 그 과정에서 이름을 '람다'로 변경했다.

한 구글 엔지니어가 워싱턴포스트에 람다는 지각이 있다고 알려,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실제로 람다는 오픈AI의 챗GPT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글은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해 대중에 공개를 꺼리고 있다.

드 프레이터스와 샤지어는 이 기술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구글을 떠나 캐릭터닷에이아이를 설립했다. 

'가상 팀 쿡'과의 채팅 내용 (사진=캐릭터닷에이아이)
'가상 팀 쿡'과의 채팅 내용 (사진=캐릭터닷에이아이)

물론 문제점도 지적된다. 마가렛 미셸 전 마이크로소프트 및 구글 AI 연구원이자 현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 대표는 " 추가적인 보호장치 없이는 이러한 챗봇들이 넷상에 이미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유해한 정보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존 인물의 경우에는 초상권 등 문제도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닷에이아이는 대중들이 챗봇의 결함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것이며, 챗봇에 대한 '건강한 불신'을 기를 것이라고 믿었다. 더불어 그들은 챗봇은 현재 오락 서비스로 더 적합하며 챗봇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이아이 사이트의 모든 페이지에는 "캐릭터가 말하는 모든 말은 꾸며낸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러한 챗봇 시스템은 진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그저 그럴듯한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 설계됐다"라고 샤지어는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일론 머스크를 모방하는 하나의 봇, 셰익스피어를 흉내내는 봇 등을 따로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의 봇에 다양한 캐릭터의 데이터를 학습, 단일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챗봇의 급격한 발전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리차드 소처 전 세일스포스 AI 대표이자 현 스타트업 기업 유닷컴 대표는 "언어 모델이 인터넷의 거의 모든 텍스트를 분석한 몇 년 뒤에 도달하면, 현재와 같은 급진적인 발전은 더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샤지어는 이 기술의 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하다고 믿었다. 그는 "세상에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있다"며 "사람들은 이 시스템을 더 똑똑하게 학습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결국 이런 추세는 아주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챗봇 서비스는 캐릭터닷에이아이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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