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만든 동화책(왼쪽)과 시집 (사진=아마존)
챗GPT로 만든 동화책(왼쪽)과 시집 (사진=아마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쉽게 만든 출판물이 쏟아지고 있다. 만드는 데 하루면 충분한 이런 저작물 때문에 전업 작가들이 위협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 현재 챗GPT가 저자 또는 공저자로 표시된 출판물이 200개 넘게 올라와 있다고 로이터는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챗GPT를 이용해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드는 법', '숙제의 힘'고 같은 가이드 북부터 '우주의 메아리'와 같은 시집, 동화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아마존 스토어에는 아예 ‘챗GPT 활용 서적’ 또는 ‘챗GPT로 쓴 서적'이라는 별도 섹션까지 만들어졌다.

로이터는 이런 AI 생성 저작물은 매일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챗GPT로 쓰거나 만든 저작물은 일반 작가가 쓴 작품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AI 도구를 사용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저작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사는 세일즈맨 브렛 쉬클러는 챗GPT를 이용해 몇 시간 만에 30페이지짜리 어린이용 그림책을 만들어 지난달부터 아마존에서 판매했다. ‘현명한 꼬마 다람쥐’라는 이 전자책은 2.99달러에 판매됐는데, 쉬클러는 수익이 100달러 미만이라고 밝혔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유튜브나 틱톡, 레딧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는 AI로 단시간에 책을 만드는 방법을 강의하는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프랭크 화이트라는 작가는 유튜브에서 ‘은하계 뚜쟁이 : 1권’이라는 119페이지짜리 소설을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만든 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은 아마존에서 1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 작가는 "누구나 AI 도구로 1년에 이런 책 300권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SF 소설 플랫폼인 클락스월드는 챗GPT로 만든 소설의 투고가 급증하는 바람에 원고 접수 중단을 선언했다.

이 플랫폼은 심사를 통해 괜찮은 작품을 고른 뒤 작가에게 고료를 지불하고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닐 클라크 클락스월드 편집장은 "보통 한 달에 10건 정도 되던 투고가 챗GPT 등장 이후 크게 늘어난 데 따라 퇴짜를 놓은 원고가 지난달에 100건, 이달 들어 50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편소설 분야에선 새롭고 국제적인 작가 발굴이 필요한데, 이런 현상 때문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리 라센버거 미국 작가조합 전무는 “우리가 정말로 걱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이런 책들이 시장에 넘칠 것이고, 많은 작가가 실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저자나 플랫폼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품질이 낮은 책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존은 저자가 AI인지 반드시 밝히도록 킨들 스토어 정책을 변경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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