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AI타임스)
구글이 지난 11일부터 인공지능 챗봇 '바드'를 전 세계 180개국에서 쓸 수 있도록 전면 개방했습니다. 지난 3월 '바드'를 공개한 지 약 한달 반만인데요, 한국어를 지원합니다. 또 조만간 검색에도 챗봇을 탑재할 예정이어서 구글 검색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검색이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전망입니다.
구글은 그동안 ‘마기’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검색에 채팅을 결합하는 모델을 연구해 왔는데, 지난 10일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0에서 부분적인 결과를 내놨습니다.
검색 결과로 관련 링크를 제시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탈피해 빙처럼 챗봇이 주요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관련 링크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데, 여기에 더해서 짧은 동영상도 제시합니다.
당분간은 미국내 일부 사용자들에게만 공개해서 시험 기간을 거친 뒤에 최종 공개할 계획입니다. 구글이 새 검색 인터페이스를 대중에게 공개하면 지난 20여년간 이어져온 인터넷 검색의 방식은 채팅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됩니다.
하지만 구글과 MS의 검색 방식이 비슷해지기 때문에 양측의 검색 전쟁에서는 결국 어느 쪽의 검색 결과 정확성이나 사용상 편의성이 우수한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 판정은 이용자들이 한동안 양측의 새 검색 모델을 써본 뒤에야 내려질 텐데, 현재 양측 검색 엔진의 구성 요소들만 봐서는 어느 쪽이 유리할지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MS의 검색 챗봇은 오픈 AI의 대형 언어 모델인 ‘GPT-4’를 기반으로 하는 ‘챗GPT’입니다. ‘GPT-4’는 이미지도 생성하는 멀티모달형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언어모델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구글도 이에 맞서 ‘팜(PaLM)2’라는 언어모델을 이번에 새로 발표했습니다. 앞선 모델인 ‘팜’은 매개변수가 5400억개인 초대형 언어모델인데 이를 업그레이드 했다고 합니다.
100개 이상의 언어를 읽어내고 미세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방대한 양의 전문 텍스트를 학습해 수학과 과학 검색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성능이 ‘GPT-4’ 못지않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구글은 ‘바드’의 기반도 이 모델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구글 대 MS, ‘팜2’ 대 ‘GPT-4’, ‘바드' 대 ‘챗GPT’의 한판 승부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링에 오른 선수들은 긴장하겠지만 구경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흥미진진합니다.
이어서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 재학 중인 22살의 에드워드 티안이라는 학생이 지난 1월에 챗GPT' 등 AI가 생성한 글을 판별해 주는 ‘GPT제로’라는 도구를 만들어서 주목받았는데요, 이 학생이 창업에 나서 350만달러(약 46억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티안은 10명으로 구성된 회사를 만들고, 이번에는 '가짜 뉴스'를 전문으로 찾아내는 '오리진(Origin)'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으며 BBC나 뉴욕타임스와 같은 대형 미디어와 파트너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중국 북서부 간쑤성 경찰이 기차 충돌로 9명이 숨졌다는 가짜 뉴스를 챗GPT로 만들어 뿌린 혐의로 한 남자를 체포했습니다.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홍모씨가 중국에서 유행하는 여러 이야기의 요소를 결합해 지난 4월25일 기차 충돌로 9명이 사망했다는 가짜 뉴스를 생성했고, 이 과정에서 챗GPT를 사용했습니다.
이 가짜 뉴스는 중국 최대 사이트인 바이두의 블로그 플랫폼인 바이자하오 등에 공유, 당국에 적발되기 전까지 1만5000회 이상의 클릭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관련 법은 이런 범죄에 최고 징역 10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 메타가 6가지 유형의 정보를 묶어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오픈소스 AI 모델인 ‘이미지바인드’를 공개했습니다.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를 비롯해 3D, 열화상(적외선), 관성 측정 장치(IMU) 센서 데이터까지 묶어서 학습하는데요, 가상현실을 만드는 데 적합한 기술입니다.
6가지 서로 다른 양식의 정보를 동시에 학습,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이 공개된 건 이번이 최초입니다. 연구에 무료로 활용 가능한 오픈소스 기반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갑니다.
■ 스태빌리티AI의 연구 조직 딥플로이드가 텍스트까지 넣을 수 있는 이미지 생성 AI 모델 '딥플로이드 IF'를 공개했습니다. 다른 이미지생성 도구들은 불가능했던 이미지내 문자 삽입이 가능합니다.
10억개가 넘는 이미지와 텍스트 데이터셋으로 훈련한 딥플로이드 IF는 '달리'나 '스테이블 디퓨전'과는 다르게 학습한 이미지에서 읽어낸 문자를 생성 이미지에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이어서 업계 주요 소식 전해드립니다.
업계 동향
■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지난해 손실 5억4000만달러(약 71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인데, AI 개발 및 유지와 인재 영입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픈AI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해 위해 향후 몇년 내에 1000억달러(약 132조원)까지 투자를 유치해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매출은 지난해 2800만달러에서 올해 2억달러(약 2600억원), 2024년에 10억달러(약 1조3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네이버가 올여름 선보일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 X'를 서비스 전반에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최수연 대표가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학습량을 최대 규모로 보유한 GPT-4 대응 모델”이라면서 이런 방침을 밝혔습니다.
검색 서비스 쪽에서는 사용자별로 최적화한 검색을 지원해 줄 '생성 AI' 검색 서비스를 위해 상반기 중 사내 베타 테스트를 준비 중이고 하반기에 업그레이드 모델을 정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또 네이버 쇼핑 및 여생 서비스와 지식인, 블로그 등에도 AI를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높인다고 전했습니다.
■ SNS에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20대 여성이 자신을 모델로 한 음성 챗봇을 만들어 유료 서비스로 출시해 화제입니다. 1000명 이상의 남성이 현재 이용중이며 이미 7만달러(약 94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냈습니다.
스냅챗에서 팔로워가 180만명에 달하는 23세 여성 카린 마조리는 챗봇 ‘카린 에이아이’를 만들어 분당 1달러의 이용료를 받고 있습니다. 오픈AI의 GPT-4를 기반으로 유튜브 동영상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본인의 목소리와 행동, 성격을 닮도록 2000시간 이상 훈련했다는데요,
마조리는 앞으로 자신의 팔로워 중 2만명 정도가 유료 회원으로 등록하면 한 달에 500만달러(약 66억원) 정도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 시대를 앞서간 천재로 불리는 니콜라 테슬라가 인공지능(AI) 개념에 대해서도 언급한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1900년 6월 미국의 ‘더 센추리 매거진’ 기고글 글에서 그는 “독자적인 의식을 가진 자동장치가 나올 것”이라고 썼습니다.
‘증가하는 인간의 에너지 수요 문제’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테슬라는 이 자동장치가 “조작자로부터 독립, 스스로 외부 자극에 반응하면서 마치 지능을 가진 것처럼 매우 다양한 행동과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다음 행동에 확실히 영향을 주게될 경험을 하거나 대신 인상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서 이 장치가 학습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는 점도 예측했습니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