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기업용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전략'을 채택했다. 기업 생산성 도구를 월 정액제로 서비스하고, 기업용 AI 모델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모델은 물론 타사 모델과 오픈 소스 모델까지 추가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은 29일(현지시간) 구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3’를 통해 '듀엣(Duet) AI'라는 기업 생산성 도구와 개발자용 데이터 소스인 '버텍스 AI(Vertex AI)'에 대한 새 정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구글은 지메일이나 구글독스, 구글시트와 같은 '워크스페이스' 애플리케이션에 생성 AI를 추가하고, 내년초 개인당 월 30달러(약 4만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GPT-4' 모델을 장착한 워드, 엑셀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 'MS 365 코파일럿'의 이용료를 1인당 월 30달러로 책정한 갓과 똑같다.
제품군은 물론 가격, 기능까지 정확하게 일치한다. 듀엣 AI를 통해 사용자는 지메일이나 구글독스에서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를 생성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구글미트에서는 회의 불참자를 위해 내용을 요약해 준다.
이에 대해 아파르나 파푸 구글 워크스페이스 부사장은 "”레드몬드에 있는 친구들(MS)이 우리와 정확히 동일한 가격 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미 6월부터 사용자당 30달러에 듀엣 AI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나,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크스페이스는 클라우드와 합쳐 2분기 80억달러(약 10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MS는 오피스군과 클라우드에서 135억달러(약 17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구글은 워크스페이스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료 고객이 3월 900만명에서 현재 1000만명으로 늘어났으며, AI 기능을 테스트한 사용자는 100만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버텍스 AI에서도 MS와 흡사한 전략이 나왔다. 구글은 기업이나 개발자가 AI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지원하는 대형언어모델(LLM) 라인업에 자사의 '팜 2'는 물론 메타의 '라마 2'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또 앤트로픽의 '클로드 2'와 UAE의 오픈 소스 모델인 '팰컨'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기존 오픈AI의 GPT 이외에 오픈 소스 모델인 데이터브릭스를 추가한 MS와 흡사하다. AWS도 베드락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모델을 제공하는 등 기업 용도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또 '버텍스 AI 익스텐션(Extensions)'을 이용, 기업이 맞춤형 AI 모델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LLM 모델과 함께 ML옵스(MLOps)까지 제공하는 최근 추세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버텍스 AI를 기업용 검색 전문인 '버텍스 AI 서치(Search)'와 챗봇 전문인 '버텍스 AI 컨버세이션(Conversation)'로 세분해 출시하고, 과학 분야 등 환각 방지와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 적합한 '코랩 엔터프라이즈(Colab Enterprise)'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자체 모델인 '팜 2'의 기능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컨텍스트 창을 토큰 4000개에서 3만2000개로 확장, 더 긴 문서를 입력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포함했다. 또 지원 언어를 38개로 확장하고, 코드 및 이미지 생성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전했다.
준 양 구글 클라우드 AI 및 산업 솔루션 부사장은 “이제는 ML 전문 지식 없이도 다양한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것은 AI, 특히 기업의 판도를 바꾸는 진정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