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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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PT-5, AGI에 얼마나 근접할까

많은 전문가는 지난해 샘 알트먼 CEO 해고 사태를 겪은 오픈AI가 2024년에는 'GPT 스토어'를 앞세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 등 수익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 안전을 부쩍 강조하는 회사의 모습도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오픈AI는 AGI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며, 알트먼  CEO는 차기 모델인 'GPT-5'를 통해 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GPT-4 터보' 개발까지 마친 지난해 말부터는 학습 데이터를 공개 수집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GI의 돌파구로 알려진 'Q스타'라는 기술도 이 과정에서 등장했다.

또 오픈AI는 지난해 초부터 '아라키스'라는 AGI 모델 구축에 실제 나섰다가 성능 부족 문제로 폐기한 사실이 있다. 전후 맥락을 살펴보면 AGI를 목표로 한 GPT-5의 개발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AI 안전에 대한 주의가 높아진 만큼 개발 기간이나 공개 시기 등은 다른 대형언어모델(LLM)의 주기를 따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글 '제미나이'의 경우는 개발이 6개월 이상 걸렸다.

물론 GPT-5가 연내 등장한다고 해도, 당장 AGI라고 단정할 수준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간단한 수학 문제를 인간처럼 생각하고 풀어낼 수 있다는 Q스타와 같은 돌파구를 선보인다면, 이는 AGI로 가는 확실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알트먼 CEO가 Q스타의 개발을 두고 "오픈AI 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라며 "무지의 베일을 걷어내고 발견의 최전선을 앞으로 당기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언급한 것이 괜한 허풍은 아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사진=셔터스톡)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사진=셔터스톡)

■ 애플, AI에서도 주도권 잡을까

스마트폰 신화의 주인공 애플이 2024년 '온디바이스 AI'로 또 혁신을 주도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태블릿과 노트북, 웨어러블까지 다양한 IT 기기 시장에서 거대한 수요 기반을 구축한 애플이 모든 영역에 AI 알고리즘을 접목, 새롭게 도래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최근 연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내년 본격적인 생성 AI 도입을 앞두고 최근 빠르고도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GPT'를 개발해 전 제품군에 생성 AI를 도입하기 위해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를 위한 관련 프레임워크를 내놓고 각종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있으며,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뉴스 그룹과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온디바이스 AI 전략은 서버나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시켜 ‘맞춤형 AI’를 스마트폰에 구현할 수 있다. 특히 AI 챗봇을 도입한 '시리(Siri)'가 킬러 AI 애플리케이션이 될지 관심이다.

무엇보다 20억개의 기기와 12억명을 웃도는 고객 기반이 발판이다. 기존 빅테크가 생각하기 힘든 서비스와 수익 창출이 애플에는 가능하다.

 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애플)
 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애플)

■ 새 헤드셋의 등장, 어떤 결과를 낳을까

이번 2024년 주요 이슈에서는 애플이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는 2월 출시할 예정인 '비전 프로'가 주인공이다.

비전 프로가 당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3499달러 (약 454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과거 아이폰이 그랬듯 애플이 새로운 '공간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에는 관심이 모인다. AR(증강현실)이나 VR(가상현실) 기술은 최근 몇년간 지속해서 발전해 왔으나, 이를 통합하고 확장할 플랫폼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많았던 터다. 메타의 '퀘스트 프로' 역시 게임에 치우쳤다.

애플도 이런 점을 감안해 비전 프로는 '새 판을 까는' 도구로 활용할 생각이다. 기존 iOS 개발 체제를 최대한 도입해 개발자들의 편의를 도우려고 했으며, 비전 프로를 위한 스토어도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5년에 발매할 보급형 버전부터 본격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다.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두면 메타가 주도하는 3D 가상세계, 메타버스의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거대한 커뮤니티 구축보다 특정 목적에 따른 커뮤니티나 전문 메타버스가 본격화될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트윈, 즉 산업용 메타버스는 유망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헤드셋도 큰 관심이다. 지난해 2월 처음으로 구글 및 퀄컴과의 연합으로 헤드셋 개발을 공식화했던 삼성은 이후 별다른 발표를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애플의 비전 프로 출시 이후 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강자인 메타가 애플이나 삼성에 어떻게 맞설지도 흥미롭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이제까지 메타버스를 이끌던 방식은 변하거나 진화하거나 확장할 수밖에는 없을 듯하다. 물론 소비자들이 이를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채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8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8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 국내 킬러 AI 서비스 등장할까

과거 인터넷 초창기 시절 검색 엔진과 메신저가 그랬듯, 국내 기술업계에서는 해외 트렌드와 달리 '한국형 킬러 서비스'의 등장이 시장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챗GPT'도 국내에서의 인기는 해외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며, 해외에 비해 생성 AI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결국 국내 생성 AI 업계가 본격 궤도에 오르려면 킬러 서비스가 필요하다.

네이버나 SK텔레콤, KT, LG 등 LLM 기업들은 현재 B2C보다 B2B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한국형  성공 사례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은 특정 도메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 서비스 구축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풍부한 데이터와 실질적인 유즈 케이스를 구축할 경우 해외 진출 연결 가능성까지 커지기 때문이다.

B2B나 B2C 모두 킬러 서비스 후보를 논하는 것도 아직 이른 감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킬러 서비스가 등장하는 순간 국내의 생성 AI 업계는 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는 미국의 빅테크와 LLM 규모 대결을 펼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자본상으로나 아직 무리다. 그러나 역시 과거처럼 예상하지 못한 분야에서 성공 사례가 등장한다면, 단번에 '국민 AI'로 떠오르며 국내 트렌드를 주도할 수도 있다. 그런 서비스가 올해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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