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장치에서 인공지능(AI) 모델을 로컬로 실행하는 고효율 3D 패키징 칩 개발 스타트업이 790만달러(약 10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비트는 30일(현지시간) 독일 스타트업 셈론이 모바일 기기용 3D 패키징의 AI 칩 개발을 위해 79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조인 캐피털이 주도하고, 스퀘어원, OTB 벤처스, 온사이트 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셈론은 스마트폰, 이어버드, VR 헤드셋과 같은 소형 소비자 장치를 위한 AI 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셈론의 기술은 ‘멤커패시터(memcapacitor)’를 기반으로 3D 패키징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캡램(CapRAM)’이라는 독점 기술이 핵심이다.
전류와 트랜지스터에 의존하는 기존 접근 방식과 달리 캡램은 전자 이동을 크게 줄여 동일한 크기의 칩에서 에너지 효율을 20배 향상한다. 트랜지스터는 단지 전류를 흐르게 하거나 멈추게 하는 스위치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전기를 저장할 수 없지만, 커패시터는 콘덴서 축전기라고도 불리는 소자로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커패시터는 2개의 도체판 사이에 절연체가 들어간 구조로 돼 있다. 이 절연체는 전극판과 전극판 사이의 전기를 차단하고 전기를 담아두는 역할을 한다. 두 도체판 사이에 전압을 걸게되면, 음극에는 ‘-’ 전하가 양극에는 ‘+’ 전하가 유도되고 이로 인해 전기적 인력이 발생한다. 이 인력에 의해 전하들이 모여있게 돼 에너지가 저장되는 원리다.
셈론의 AI 칩은 메모리가 있는 커패시터인 멤커패시터를 사용해 두 전극 사이의 전하의 이동을 제어한다. 멤커패시터는 ‘차단층(shielding layer)’을 통해 상부 전극과 하부 전극 간의 전기장을 제어합니다. 차단층은 다시 칩의 메모리에 의해 제어되며, 이 메모리는 AI 모델의 다양한 ‘가중치(weights)’를 저장할 수 있다.
전기장 접근 방식은 칩 레벨에서 전자의 이동을 최소화하여 에너지 사용량과 열을 줄인다.
특히 전기장의 열 감소 특성을 활용하여 셈론의 칩은 과열 없이 3차원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현재 용량보다 2~300배 더 큰 AI 모델을 지원할 수 있으며, 향후 1000배 확장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기존 반도체 소재를 활용해 생산할 때 요구되는 복잡한 개발 공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개발 비용을 최대 1억800만달러(약 1500억원) 절약할 수 있다.
아론 키르셴 셈론 CEO는 "우리 기술을 다른 플레이어와 차별화하는 것은 성능, 비용 효율성 및 고급 AI 기능을 위한 엣지 컴퓨팅 시장을 목표로 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장점은 수백 배 더 큰 AI 모델을 실행하고 성능 단위당 20배 더 낮은 비용으로 최대 20배의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 능력에 있다. 이는 동일한 실리콘 기판에 많은 컴퓨팅 레이어를 적층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셈론은 온디바이스 AI 수요가 강한 엣지 디바이스와 같은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비디오 처리를 위한 스마트폰, 음성 제어 및 실시간 번역을 위한 이어버드, VR 헤드셋 등이 있다.
새로운 자금으로 셈론은 하드웨어 및 컴파일러 개발을 강화하고 팀을 확장하며 글로벌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팀 규모를 4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셈론은 1090만달러(약 145억원)를 모금했으며 직원은 11명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