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을 활용, 남녀 간의 뇌 차이를 밝힌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이를 통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신경정신 질환을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뉴로사이언스는 19일(현지시간) 스탠포드 의과대학 연구진이 90% 이상의 정확도로 남성과 여성의 뇌 활동 스캔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이는 오랫동안 논란이 된 ‘뇌 조직에 상당한 성별 차이가 존재한다’라는 이론에 힘을 싣게 한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성별은 인간의 뇌 발달, 노화, 정신 및 신경 장애의 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라며 “이 연구가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영향을 미치는 뇌 상태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로 든 것은 자폐증과 파킨슨병은 남성에게 더 흔한 반면, 다발성 경화증과 우울증은 여성에게 더 흔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뇌에서 일관되고 반복적인 성별차 식별은 정신 및 신경 장애의 성별 취약성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성별에 따른 뇌 차이를 탐구하기 위해 연구진은 뇌 스캔을 남성 또는 여성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심층 신경망 모델을 개발했다. 이 AI 모델은 일련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스캔을 보고 그것이 남성의 뇌인지 여성의 뇌인지 구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성별에 따라 뇌의 어느 부분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인의 1500여개 뇌 스캔 데이터를 입력한 결과, AI는 90%의 정확도로 성별을 맞췄다. AI 모델이 언어나 식습관, 문화와 같은 차이로도 성별을 구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평이다.

연구진은 “이것은 성별이 인간 두뇌 조직의 강력한 결정 요인이라는 매우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주목할 점은 연구진이 개발한 AI 모델이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AI 모델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결과를 내놓을 수 있지만, 어떻게 결론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는 ‘블랙박스’다. 반면, 이 연구에서는 AI가 사람의 성별을 결정하는 데 뇌의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는 데 뇌의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지 보여준다. (사진=PNAS)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는 데 뇌의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지 보여준다. (사진=PNAS)

성별에 따른 차이점의 대부분은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선조체(striatum network)' '변연계(limbic network)'에 집중됐다. 

기본 모드 네트워크는 사람이 공상하거나, 회상하거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활성화된다. 선조체는 계획, 의사결정, 동기 부여를 포함한 인지 조정에 중요하다. 그리고 변연계는 감정, 장기 기억, 사람의 후각과 같은 다양한 뇌 기능을 지원한다.

나아가 연구진은 뇌 스캔으로 사람이 특정 인지 작업을 얼마나 잘 수행할지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성별 AI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 어떤 모델은 남성의 인지 능력을 효과적으로 예측했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았다. 다른 모델은 여성에서는 인지 성능을 예측했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뇌 특성이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모델은 성별 간의 뇌 패턴을 성공적으로 분리하는 등 잘 작동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뇌 조직의 성별 차이를 간과하면, 신경 정신 질환의 근본 원인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강조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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