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AI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노벨상마저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학계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세상은 이렇게 급속도로 변하는데,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재선거 현장을 보면, 거대 정당의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투입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진을 남기고, 페이스북 등 SNS에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기며 선거를 지원했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이런 활동이 해당 지역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문이다.
선거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 자신들의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자기 정치’ 행위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군수 재선거는 지역 주민들이 그들의 생활을 책임질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선거 모습은 이 본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대도시도 아닌, 인구 2만 ~ 5만여명 정도의 군단위 지자체장 선거에서 거대 정당이 당 대표까지 동원하며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의미를 훼손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거대 정당이 당력을 집중하고 대표급 인사들이 선거 현장에 얼굴을 비추는 행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진지한 노력보다는 단지 '선거를 치렀다'는 흔적을 남기는 데 더 치중하는 모습이 많다.
이러한 지원은 사실상 당내 의무 방어전의 일환일 뿐이다. 당의 지도부는 "우리는 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목을 세우고,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절차적인 움직임을 반복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의 지원이 선거 결과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확실하다. 오히려 이러한 행보가 지역 정치의 본질을 왜곡하고, 지방행정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행태는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방행정의 발전을 가로막고,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외면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AI가 노벨상을 수상하고, 세계는 혁신과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지방선거는 지역 주민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정치 과정이지만, 현재의 선거 풍경은 그 본질을 벗어나 단지 정치적 의무를 다했다는 표식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정치의 미래 역시 변화를 위한 진정한 노력보다는 구태의연한 정치적 관행에 묶여 있을지 모른다.
지역 정치가 중앙 정치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더 이상 이러한 자기 정치적 행위들이 지역 주민의 삶을 대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가 세계 무대에서 노벨상을 받는 시대에, 기초과학과 연구에 힘을 쏟아야 할 때, 우리는 정치적 힘겨루기와 정쟁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대한민국 정치의 퇴행은 국민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구태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계적 흐름에서 뒤처질지 모른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