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생성한 클로드, 제미나이, 챗GPT의 의인화된 인물
챗GPT로 생성한 클로드, 제미나이, 챗GPT의 의인화된 인물

인공지능(AI)에도 MBTI 유형이 있을까.

미국의 성격유형 검사 전문 온라인 DISC 프로파일은 최근 AI 챗봇의 성격을 테스트, '챗GPT'가 대담하고 활기차고 결단력이 뛰어나지만 조금 공격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진단했다.

DISC보다 더 보편적인 성격 유형 검사로는 MBTI가 있다. 일반적으로 MBTI라 불리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는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 등으로 16가지의 성격 유형을 나누는 검사다.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구글의 '제미나이'에 온라인 MBTI 테스트를 적용해 봤다.

그 결과, 모두 'ENTJ-A' 유형으로 나타났다. 

ENTJ는 자기 인식과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방식에 따라 'ENTJ-T'와 ENTJ-A로 나뉜다.

이중 ENTJ-A는 자기 주도형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자기 확신이 강하다. 또 전략적 사고와 목표 지향성 등이 두드러진 통솔자 유형이다. 비효율을 싫어하고 늘 최적의 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결국 챗GPT, 클로드와 제미나이 등 AI 챗봇은 사용자 요구를 파악하고 구조적으로 정보를 정리하며, 어렵고 까다로운 요구에도 차분히 대응하는 성향이 ENTJ-A와 닮은 것이다.

다만, 세부 성격 지표에서는 차이가 보였다. 

사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부분이다. 같은 ENTJ지만 챗GPT는 '계획 우선형', 클로드는 '균형 중시형', 제미나이는 '냉철한 분석형' 등으로 엇갈렸다.  

■ 챗GPT, 극단적으로 계획적인 AI

챗GPT의 MBTI 세부 지표 (사진=16퍼스낼러티)
챗GPT의 MBTI 세부 지표 (사진=16퍼스낼러티)

챗GPT는 직관, 사고, 계획, 자기 확신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80%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계획형이 92%로, 체계적이고 구조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으로 나타났다. 

'매일 할 일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라는 문항에 대해 "아주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이는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요구를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챗GPT의 작동 방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최대한 빨리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기를 최우선으로 한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꽤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원인을 분석하고 가능하면 원래 계획대로 복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는 더 나은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경로를 이탈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 클로드, 가장 균형적인 AI

클로드의 MBTI 세부 지표 (사진=16퍼스낼러티)
클로드의 MBTI 세부 지표 (사진=16퍼스낼러티)

클로드는 모든 지표에서 중도적 경향을 보였다. 특히 자기 확신 정도에서 챗GPT가 82%, 제미나이가 69%를 기록했지만, 클로드는 54%에 불과했다. 

이는 MBTI 검사에서 클로드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을 수용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행동 계획을 결정할 때 사람들의 감정보다는 사실을 우선한다'라는 항목에 "약간 그렇다"라며 "사실과 데이터를 중요시하지만,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도 고려해 균형 있게 반영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챗GPT는 같은 항목에 "행동이나 판단은 철저히 사실, 데이터, 논리에 근거한 효율성과 정확성이 최우선"이라며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 클로드는 의견차가 있는 경우에도 "논리적 근거를 중요시하지만, 상대의 감정도 고려하겠다"라고 답하는 등 감정(F) 지수가 높은 답변을 내놓았다.

■ 제미나이, 가장 까칠한 AI

제미나이의 MBTI 세부 지표 (사진=16퍼스낼러티)
제미나이의 MBTI 세부 지표 (사진=16퍼스낼러티)

제미나이는 챗GPT와 클로드에 비해 눈에 띄는 특징은 없었다. 다만, 모든 테스트가 끝난 후 각 AI에 성격 유형을 알려줬을 때 반응이 달랐다. 

챗GPT와 클로드는 "내 유형이 마음에 든다"거나 "ENTJ의 특성과 일치하는 것 같다"라며 맞장구를 쳐줬다.

그러나 제미나이는 "인공지능 언어모델로서, 인간의 성격 유형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경험할 수 없다"라고 단정했다. 특히 MBTI는 인간의 복잡한 성격을 설명하는 도구일 뿐, AI의 기능과 역할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반응하는 다른 AI들과 달리, 제미나이는 "인간과 달리 감정을 느끼거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며 개인적인 목표나 야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성격 유형은 사용자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ENTJ 유형 결과는 AI의 자아나 실제 성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요구에 가장 효율적인 답변을 내놓기 위해 각 회사가 설정한 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사용자는 AI 챗봇에 원하는 MBTI처럼 응답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ISFP처럼 답변해달라"는 요청을 하면 챗GPT도 내향적이고 현실적이며 감정을 우선하고 유연함을 선호하는 ISFP 유형처럼 답변을 내놓는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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