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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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체인 시카고 선타임스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여름 특별 섹션으로 게재한 ‘추천 도서 리스트’가 논란에 휩싸였다. 실존하는 저자들의 이름이 실렸지만, 도서 제목은 모두 인공지능(AI)이 지어낸 허구였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여름 특별 섹션으로 게재한 ‘추천 도서 리스트’에 AI가 만들어낸 가짜 책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추천 목록에는 이사벨 아옌데, 이민진, 델리아 오언스, 브릿 베넷, 퍼시벌 에버릿 등 잘 알려진 작가들의 이름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름으로 소개된 책들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가짜였다. AI가 만들어낸 내용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AI가 생성한 추천 목록에는 실존하지 않는 책뿐만 아니라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전문가의 인용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콘텐츠는 *히트 인덱스: 여름을 즐기는 가이드(Heat Index: Your Guide to the Best of Summer)*라는 제목의 56페이지 특별 섹션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콘텐츠 유통사인 킹 피처스가 제작한 것이다. 킹 피처스는 허스트(Hearst) 산하의 전국 유통 콘텐츠 서비스다.

이 섹션에는 별도의 필자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나, 프리랜서 작가 마르코 부스칼리아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AI가 일부 내용을 생성한 것은 사실이며, 주로 '클로드'를 사용했다”라며 “이로 인해 선타임스와 킹 피처스가 피해를 입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두 회사는 성명을 발표하고 AI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내부 방침을 강조하며 사과했다. 인콰이어러는 해당 섹션을 웹사이트에서 즉시 삭제했으며, 선타임스 역시 e-페이퍼 버전에서 해당 콘텐츠를 제거하고 유료 구독자에게는 요금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미디어 사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타임스는 두달 전, 직원 20%가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선타임스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업계 전반이 배워야 할 계기”라며 “우리의 일은 인간성에서 비롯된 가치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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