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이그나이트 2023'에서 마이아 100 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MS)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이그나이트 2023'에서 마이아 100 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MS)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엔비디아 GPU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자체 인공지능(AI) 칩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달 초 “결국 대부분 회사는 자체 칩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디 인포메이션은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직원들을 인용,  MS의 차기 AI 칩 '브라가(Braga)'의 출시가 최소 6개월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결국 엔비디아와의 성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연 원인은 예상치 못한 디자인 변경과 인력 부족, 높은 이직률 등이다.

MS는 2019년 AI 칩 개발을 시작했고, 2023년에 '마이아 100(Maia 100)'을 발표했다. 당시, 이 칩을 코파일럿이나 챗GPT같은 AI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마이아 100은 어떤 서비스에도 활용되지 않았으며, 테스트용으로 취급됐다. 이는 마이아 100이 설계될 2019년 당시에는 언어모델보다 이미지 처리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는 코드명 브라가, '브라가-R', '클레아(Clea)'로 명명된 세가지 후속 칩을 공격적으로 개발했다. 각각 2025년, 2026년, 2027년에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브라가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지며 나머지 칩들도 제때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 이 칩들은 AI 학습이 아닌 추론용, 즉 AI 서비스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학습용 칩도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가 개발이 절반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오픈AI가 새로운 기능을 요청, 설계 변경이 진행됐다. 이 때문에 개발이 늦어진 것은 물론, 버그를 수장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가 몇달 간 지연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안으로 브라가를 출시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압박이 더해지자, 개발자 중 5분의 1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칩 설계는 이달 초 가까스로 끝났고, 6~8개월의 테스트가 끝나야 대량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관계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클레아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엔비디아와 경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상황에서 전반적인 출시 연기는 결국 엔비디아보다 몇세대 뒤처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젠슨 황 CEO는 이달 초 프랑스 파리의 비바테크에서 빅테크들이 추진하는 경쟁 칩 프로젝트 대부분이 중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매 가능한 것보다 더 좋지 않다면 자체 칩을 만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여기에 새로운 칩을 테스트할 파트너 오픈AI가 떠났다는 것도 악재다. 오픈AI는 대신 구글의 TPU를 사용하기로 했으며, 동시에 자체 AI 칩을 개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도 점점 멀리 달아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칩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며, 더 빠르게 성능을 높이고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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