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을 통한 사용자 대화가 구글 등 검색 엔진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십만건에 달하는 대화가 또다시 인터넷에 노출되며 개인 정보와 민감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브스는 20일(현지시간) 그록을 통해 이뤄진 수십만건의 사용자 대화를 구글 검색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록의 ‘공유(share)’ 기능을 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용자가 대화 창에서 공유 버튼을 누르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소셜미디어 등으로 전송할 수 있는 고유 URL이 생성된다.
문제는 이 URL이 구글이나 빙, 덕덕고 등 검색 엔진에 인덱싱되며, 누구나 인터넷에서 대화를 검색해 열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유출된 대화 일부는 사용자들의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요청을 그대로 드러냈다. 암호화폐 지갑 해킹 방법, 노골적인 성적 대화, 마약 제조법 등을 묻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xAI는 규정을 통해 “챗봇을 인명 피해나 생화학 무기·대량살상 무기 개발을 조장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노출된 대화에는 펜타닐 제조 지침, 자살 방법 안내, 폭탄 제작법, 심지어는 머스크 CEO 암살 계획까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xAI는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그록 대화 인덱싱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Grok ftw https://t.co/fH4gzJikph
— Elon Musk (@elonmusk) August 1, 2025
이번 사건은 지난달 말 '챗GPT' 사용자 대화가 일부 구글에 인덱싱되며 논란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당시 오픈AI는 이를 “단기간의 실험”이라고 해명한 뒤 기능을 폐쇄했다.
머스크 CEO는 당시 관련 X(트위터) 게시물에 “그록 승리(Grok ftw)”라는 멘션을 달며 오픈AI를 조롱했다. xAI도 “공유 기능은 없으며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메타 AI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사용자들이 공유 기능이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지적됐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