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상용화는 농업 분야에서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분야 선도 기업인 보쉬와 협력, 스마트 농업 분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기진 오토아이티 연구소장은 영상처리 장치와 비전 AI 기술을 바탕으로 농기계와 건설기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대형 상용차와 스마트팩토리용 AI 안전 시스템에 집중했다.
오는 11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농업기계 전시회 ‘아그리테크니카(Agritechnica) 2025’를 중요한 무대로 꼽았다. 여기에서 지난 3년간 보쉬와 협력해 개발한 농기계와 건설기계용 신제품을 출품한다.
김기진 소장은 전 세계 농업과 건설 분야에서 자율주행과 비전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동화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자동화된 농기계와 통합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도 10여년간 스마트 농업 분야로 사업을 확대, 농기계용 SDM(Software Defined Machinary)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을 구축, 현재는 개념 증명(PoC)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4년 설립된 오토아이티는 특장차량 관련 제품과 스마트 팩토리용 비전 검사시스템으로 성장해 왔다. 버스와 트럭과 같은 상용 차량용 영상 장치를 시작으로, 안전 시스템과 스마트 팩토리 품질검사용 등 비전 AI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대표적으로 차량 외부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를 통해 운행 중인 차량 주변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어라운드 뷰’ 시스템을 양산 중이다. 이는 일반차량뿐만 아니라 버스, 트럭 등 대형 상용차와 환경미화 차량, 소방 차량, 구급 차량, 군용 차량 등 특수목적 차량에도 탑재되고 있다.
특히 대형차 운전자 시야가 못 미치는 사각지대가 많아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어라운드 뷰 시스템은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최근에는 비전 AI 객체 인식 기술을 적용, 사각지대에 충돌 가능한 물체와 보행자를 감지해 실시간 알람을 주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AI 인체감지형 3D 어라운드뷰 시스템’은 올해 상반기에 조달청 혁신 제품과 우수 제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수년간 차량 및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와 자체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과 비전 AI 기술을 기반으로 보쉬와 스마트농업 분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외부와 연결하는 '텔레매틱스 ECU'도 개발 중이다.
김 소장은 “드넓은 농지에서 사용하는 다수의 트랙터에 외부 네트워크로 통신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ECU 장치를 설치하고 운영을 자동화를 하는 것이 오토아이티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또 “보쉬에서 제공하는 미들웨어 플랫폼과 다양한 농업용 애플리케이션이 운용될 수 있는 텔레매틱스 ECU 장치의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농기계와 장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AI를 활용해 인사이트를 도출, 농업 생산량을 증대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차량과 스마트팩토리 사업 분야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매출은 2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의 비전 AI 작업 안전 시스템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자체 데이터와 실증사업 경험으로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장 환경은 다양한 변수가 있고 작업자들의 복장과 예측하지 못한 행동 등을 고려해 위험 상황을 인지, 위험한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동시에 오탐지율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생산계획에 차질이 가지 않게 하려면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토아이티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다양한 작업 데이터를 수집했다. 데이터를 직접 분류,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지 보수했다.
이는 차량 어라운드 뷰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광각 카메라 영상 데이터에도 적용됐다.
“어라운드 뷰에 적용되는 카메라 영상은 일반적인 주행 영상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데이터 구축사업이나 데이터 전문기업을 통해서는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라며 “이에 직접 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습한 것이 지금은 경쟁 기업과의 기술격차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현재는 공장 내 작업안전 시스템뿐만 아니라, 원격으로 통합 운영 관리까지 가능해졌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같이 세계적으로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경우, 오토아이티 본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비전 AI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고,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팜의 운영 원리가 비슷하다“라며 ”이 때문에 오토아이티도 농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은 기후변화와 식량 수요 증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술 조사기관 BIS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농업 시장은 2023년 약 174억달러(약 24조2160억원)에서 2034년 약 1172억달러(약 162조96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 소장은 ”오토아이티는 기존 기술력으로 성장하는 스마트팜 시장에 진입하는 동시에, 보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