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벨 위원회)
(사진=노벨 위원회)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1980년대 양자 연구로 차세대 컴퓨팅의 길을 연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노벨 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 회견을 통해 존 클라크, 미셸 H. 드보레, 존 M. 마티니스 등 물리학자 3명에게 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노벨 위원회는 "휴대폰과 카메라, 광섬유 케이블 등 양자 역학에 의존하지 않는 첨단 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83세의 존 클라크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현재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근무 중이다. 미셸 H. 드보레(72)는 프랑스 파리 출신으로 예일대학교 교수이며, 존 M. 마티니스(67)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의 교수다.

이중 드보레와 마티니스는 아직까지 양자컴퓨터 실용 기술을 연구 중이다. 드보레는 현재 구글 퀀텀 AI의 수석 과학자로도 재직 중이며, 마티니스는 2014~2020년 구글을 거쳐 큐오랩이라는 양자 스타트업을 창립했다.

3명의 우승자는 1100만스웨덴 크로나(약 16억6000만원)의 상금을 나눠 갖게 된다.

노벨 위원회는 1980년대에 전기 회로에 관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이들이 "전기 회로에서 거시적인 양자 역학적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의 발견"이라는 획기적 발견을 이뤘다고 평했다. 현재 사용 중인 전자 기기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으며, 나아가 차세대 양자 컴퓨팅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클라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양자 컴퓨터 개발로 이어지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우리의 발견은 여러 방면에서 양자 컴퓨팅의 기반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40년 전에 완성한 연구가 과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당시에는 이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할 줄 전혀 몰랐다"라고 말했다.

클라크 교수 등이 발견한 '양자 터널링'이란 거시 세계에서는 공과 같이 분자로 이뤄진 물체는 벽을 통과할 수 없지만, 미시 세계에서는 단일 입자가 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가시화한 것이다. 즉, 양자 터널링을 이용하면, 전자가 에너지 장벽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양자 터널링 개요도 (사진=노벨 위원회)
양자 터널링 개요도 (사진=노벨 위원회)

특히 이들은 터널링 현상이 양자 세계뿐만 아니라, 실제 세계의 전기 회로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두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전류가 흐르지 않는 얇은 물질을 벽처럼 끼운 '조셉슨 접합' 회로를 개발해 이를 입증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원리를 활용, 현대의 양자 칩을 만들었다. 레슬리 코헨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물리학과 교수는 "이것은 정말 기쁜 소식이고, 매우 마땅한 일"이라며 "그들의 연구는 주요 양자 하드웨어 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큐비트의 기초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수상에 대해 노벨 위원회는 "올해 100주년이 되는 양자역학 탄생을 기념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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