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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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가 인공지능(AI)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오라클과 손잡았다. 

오라클은 14일(현지시간) AMD의 차세대 인공지능 GPU ‘인스팅트(Instinct) MI450’을 2026년 하반기부터 5만개 도입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오라클이 엔비디아 대신 AMD 칩을 본격 도입하는 첫 대규모 프로젝트로, GPU 선택지를 엔비디아 중심에서 다변화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AMD의 MI450은 올해 초 공개된 AI 전용 GPU로, 최대 72개의 칩을 하나의 대형 랙 시스템으로 통합해 초대형 AI 모델 학습 및 추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칩은 AMD의 ‘헬리오스(Helios)’ 랙 설계를 기반으로 하며, 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준의 AI 연산 효율을 제공한다.

AMD 주가는 이날 소폭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반면, 오라클 주가는 약 3%, 엔비디아는 4%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이 엔비디아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AMD의 GPU를 대안으로 채택하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란 바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 담당 수석 부사장은 “특히 AI 추론(서비스) 분야에서 AMD 칩에 대한 고객 수요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AMD는 오라클뿐 아니라 오픈AI와도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달 초 오픈AI는 앞으로 몇년에 걸쳐 최대 6기가와트(GW) 규모의 연산 능력을 AMD 프로세서로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초기 1GW는 2026년부터 시작된다. 파트너십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오픈AI는 AMD 지분 최대 10%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또, 오픈AI는 오라클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3000억달러(약 427조원) 규모의 5년 장기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AMD 협력으로 확보한 GPU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AMD는 오픈 표준 기반의 시스템 확장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AMD는 이미 MI450 개발 과정에서 오픈AI와 협력해 칩 설계를 최적화했으며, 내년부터 대규모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MD는 올해 2분기 약 10만개의 AI 프로세서를 출하했지만,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150만개를 공급했다. AMD는 MI450과 후속 제품군을 통해 이 격차를 빠르게 줄이겠다는 목표다.

리사 수 AMD CEO는 “AI 산업의 중심이 되는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개방형 생태계를 기반으로 엔비디아 중심의 시장 구조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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