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애플 페이 경쟁법 위반 여부 조사
위반 시 연간 총매출 최대 10% 과징금 부과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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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애플을 상대로 반(反)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애플 앱스토어’와 ‘애플 페이’다.

애플이 앱스토어와 애플 페이와 관련해 경쟁법 위반 여부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고 16일(현지시간) B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고객의 콘텐츠 구매 시 애플의 자체 앱 구매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앱 개발자들에게 강제했다는 혐의를 들었다.

이번 조사는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이 애플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EU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특히 앱 개발자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한 것이 문제가 됐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3월 애플이 자사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을 우대하고 경쟁 상대에게는 부당한 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 북스’와 경쟁하는 전자책 전문업체 ‘코보’ 역시 앱스토어에서 전자책 판매 시 30%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며 애플을 고발했다.

또 다른 반독점 조사 대상은 지난 2014년 출시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다. EU는 애플이 아이폰 등의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애플 페이에만 허용하도록 함으로써 다른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 규제당국은 애플 페이가 아이폰에서 비접촉 무선 결제 기능인 ‘탭 앤 고(Tab and Go)’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모바일 결제서비스라는 점을 우려하면서 경쟁사에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EU는 애플 페이를 가맹점의 앱과 웹사이트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규정하고 있는 약관에 대해서도 살핀다.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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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애플이 애플 기기 이용자를 대상으로 앱과 콘텐츠 배포와 관련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면서 "애플이 다른 앱 개발자와 경쟁하고 있는 시장을 왜곡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애플 규정이 EU의 반독점·경쟁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비접촉 결제서비스의 이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번 애플 페이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코로나19 위기로 모바일 전자상거래 이용 증가세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결제와 비접촉 결제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EU의 반독점 조사 착수에 대해 애플은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애플 측은 "EU가 그저 ‘무임승차’를 원하는 일부 회사들의 근거 없는 이의 제기를 듣고 조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며 의혹을 제기한 회사들을 비난하며 "고객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이 선택에 따라 최상의 앱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U는 이번 조사를 통해 애플이 EU의 반독점 관련 규정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한다. 향후 애플의 위반이 입증될 경우 애플은 연간 총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 받는다. 물론 이와 관련한 기존 사업 관행도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한편, EU는 애플 외에도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다른 IT 대기업들을 상대로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조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 다수가 시장 운영자와 시장 내 경쟁에 참여하는 사업자로서의 이중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대형 IT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의회 모두 애플을 포함한 IT 대기업을 상대로 독점 행위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다른 기업들의 CEO도 참여한다면 미 하원의 반독점 조사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이미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할 의향이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애플 측은 아직 참석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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