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혼자 기존 촉매보다 6배 성능 뛰어난 촉매 발견하기도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과학자 로봇이 등장했다. 인간을 대신해 하루 24시간 1년 내내 일할 수 있는 과학자 로봇이 실험실을 지키는 날도 머지않았다.
영국 리버풀대학교 연구진이 다양한 연구 과제 해결을 위한 이동식 지능형 과학자 로봇을 개발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전했다. 마치 인간 연구원처럼 팔다리를 이용해 실험실 안을 돌아다니며 표준 실험실 장비를 사용할 뿐 아니라 다음에 어떤 실험을 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도 있다.
이 과학자 로봇은 키 175cm에 몸무게 400kg로 이동성이 뛰어나 실험실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하지만 인간과 달리 10차원으로 사고할 수 있으며 배터리 충전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할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최대 21.5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이미 과학자 로봇은 새로운 촉매제를 발견해 내는 데 성공했다. 총 8일 동안 172시간에 걸쳐 688건의 실험을 진행한 끝에 얻어낸 첫 성과물이다. 로봇은 인간 연구원처럼 고형물의 무게를 측정하고 용기의 공기를 제거하거나 촉매 반응을 일으키는 등 모든 실험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의 도움 없이 기존 촉매보다 6배나 성능이 뛰어난 새로운 ‘중합 광촉매(polymeric photocatalyst)’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에 관한 논문(‘A mobile robotic chemist’)은 8일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해당 프로젝트는 영국 연구교육재단인 레버흄 재단과 영국과학공학연구위원회(EPSRC)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자율 로봇이 방대한 미개척 화학 분야를 탐색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현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청정에너지 생산이나 신약 제제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앤드류 쿠퍼 리버풀대학교 교수는 이 과학자 로봇에 대해 ”단순히 연구실에 있는 또 다른 기계가 아니라 초강력한 새로운 팀원“이라며 ”인간 연구원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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