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픈채팅 '인공지능 대학원 재학생 및 준비생'방
간절한 사람들?합격 돕고 싶어 운영진 20여명과 운영 중
누적 합격 100여명, 회원 1000여명 입시 자료 정보 실시간 교류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특집 [한국의 인공지능대학원] 기획연재에 이어, 인공지능(AI) 업계 및 학계에 입문하려는 독자들을 위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12곳을 기획 취재한 바 있습니다 (20년09월10일자 AI 초중급자, 페북 & 카톡 SNS 활용법 ).

이와 관련, 오픈 커뮤니티 이용법과 네트워크 에티켓에 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있었습니다. AI타임스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방장 및 관리자 인터뷰를 통해 이에 답합니다. ②편은 '파이썬 처음처럼'과 '자연어처리 딥러닝'([Life & 교육] [제가 방장입니다 ②] 파이썬 처음처럼 & 자연어처리 딥러닝), ③편은 페이스북 그룹 운영자 인터뷰([제가 방장입니다 ③] 챗봇코리아,인공지능개발자모임 & RS KR)[특별취재팀]

"지방 사립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 학점은 3점 초, SQL만 좀 알고, 각종 컴퓨터언어 및 method, class, object 등 용어도 무지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머리 아프게 풀던게 피보나치 수열 코딩. 영어 자격증도 미보유. 생활비를 위해 주말에는 피시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평일 저녁에는 스타트업 기업에 가서 일을 했죠.

그렇게 무의미한 학부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이 돼서도 할 줄 아는거, 해놓은 게 없었습니다. 포트폴리오 슬라이드도 2페이지로, CV도 한페이지에 글자크기 늘려서 채울 정도. 그리고 졸업작품을 만들게 되는데 할 줄 아는게 없어서 버벅거리고 있었습니다.

4학년 6월, 지인의 도움으로 서울의 준공기업 학원(KITRI)에서 교육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졸업하기 전에 대회라도 나가야겠어서 졸업작품을 '빡세게' 공부해서 각종 대회를 나가서 수상하고, 교내 대회에서도 대상을 타게 됩니다. 그리고 취업 면접을 보러 다니던 중 기존 쓰던 컴퓨터 언어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해왔던 모든걸 엎어버리고 파이썬을 공부합니다. 파이썬으로 할 수 있는 분야들을 조사하던 중, IBM 왓슨을 알게 되었고, AI 프로그래머를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보는 AI 코딩이 막막하고, 영어도 못하고, 수학도 못해서 수 없이 좌절하고 우울증도 오고 포기도 여러번 하게 됩니다.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깜깜한 삶을 살던 중 친구의 조언으로 다시 키보드와 펜을 잡게 됩니다.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몇달간을 밤새면서 코딩하고 공부하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폐인 같이 지내게 됐죠. 그리고 AI 대학원을 알게되어 교수 한분을 컨택을 하게 됩니다. 각종 프로젝트들을 해내면서 6개월 간 인턴 생활을 지냈고 뜨거운 인기의 경쟁률을 이겨내고 AI 대학원 1기에 합격하게 되어 현재 인공지능 대학원 및 준비생 톡방을 운영하게 됩니다."

'@할수있습니다' 1천여명이 가입, 활동중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인공지능대학원 재학생 및 준비생' 방의 방장 닉네임.

국책 8개 AI대학원 입시 정보를 공유하고, 인공지능을 공부하며 막히는 문제를 묻고 답하며, 종종 진로 상담까지 이뤄진다. '할수있습니다'님께 물었다. 

익명으로 활동 중이신 걸로 압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석사 3학기 차 할수있습니다(닉네임)입니다. '인공지능대학원 준비생 및 재학생' 톡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아셨겠지만 3학년때까지 무지했던 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성별은 남자이고 20대 중후반입니다. 연구는 XAI(eXplainable AI,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를 중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톡방에 들어오신 분들께서 자주 물으셔서 미리 답하자면, 현재 솔로이니 그만 놀려주시고, 탈모 조금만 진행 중이지만 대머리라고 그만 놀려주시면 좋겠네요.

회원님들을 상담해주다 보면 상대적으로 보유한 스펙에 걸맞는 자신감, 자존감을 가지지 못하신 듯합니다. 그리고 방구석 서류 면접관들의 말만 믿고 나약해지고 포기하게 됩니다.

제발 좀 뇌피셜들을 믿지 마세요. 본인이 직접 합격, 불합격을 겪어봐야 합니다. 제 이야기를 소개 해드린 이유는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저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삽니다. 다른 특이한 사람들과 스펙이나 학벌이 차이나면 어떻습니까? 그 사람은 그 사람 인생이고 우리 인생은 우리 인생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겁니다.

여러분, 저는 200명 이상을 1:1 상담해 본 경험이 있고 그걸 기반으로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소신과 열정만으로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입시톡방 방장인 만큼, 저는 이 기회를 빌어, 회원님들에게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태껏 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할수있습니다 프로필 사진

오픈 채팅방을 시작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제가 AI대학원 준비생이던 당시, 혼자 대학원 정보(합격 팁, 준비 과정)를 찾는게 힘들었습니다. 당시 1기 모집이라 정보도 부족했고요. 그 후 아는 지인을 통해 지금 운영하는 톡방을 소개 받았었습니다. 100명도 안됐던 시절이죠. 당시 실시간 교류는 매우 장점이였으나, 각자 공부하는 분야가 다양하고 경쟁률이 심했던지라 제가 얻고자 하는 정보가 많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대학원 합격을 통보를 받고, 오픈챗방을 떠나려던 즈음, 톡방을 인수인계 받을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우울증도 겪으며 혼자 이겨내야만 했던 경험들과 많은 정보가 저처럼 간절한 사람들이 합격하는데 도움되고자 방을 인수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그만큼 정보도 많을 수 있기에, 몇 백명쯤  모아보자 마음먹고 지금까지 달려오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본 톡방에서 합격자도 100명이상 나온 것 같고, 좋은 지인처럼 아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 제 목적은 달성한 것 같아 기쁩니다.

오픈 채팅방 주제는 무엇인가요?

▶ AI 관련 대학원 입시ㆍ준비ㆍ스터디 입니다. 현재 인원은 1000여명을 넘긴 상황이고, 회원 연령 제한 없습니다. 또 파생방(11개의 스터디방, 자유채팅방 등)을 만들어 회원님들이 그룹별로 잘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입시에 초점을 둔 각종 자료들을 보유하여 공유하고 있습니다.

오픈채팅방 분위기는 어떤가요?

▶ 인대원 단톡방은 잡담방과 공부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잡담방에서는 장난치고, 놀때는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공부 도중 머리 식히기 좋은 곳이죠. 회원님들이 드립이나 장난치기에 달인들이셔서 심심할 틈이 없네요.

현업과 단톡방 운영,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비법(?)이 궁금합니다!

▶ 혼자 운영이 가능한 인원 수를 넘어서 절대 쉬운일이 아닙니다. 저희 운영진은 20여명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운영진 톡방에서 연락을 취해 즉각 조치를 내립니다. 반복 작업은 카카오톡 팬다.jr 채팅봇에 맡기고 있습니다. 물론 운영진도 감당 안되는 회원 수이고, 오픈채팅방의 익명성 특징 탓에 상처나 스트레스를 엄청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여러번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인원 수에 비해서는 상당히 편하게 운영할 수 있었죠. 제가 최악으로 몸이 아프고 지쳐있을 때 많은 회원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톡방 운영을 대리해주고 도와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톡방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 건 이 방의 최고 행운입니다. 운영진분들과 회원님들이 서로 의지하며 많이 도와주셔서 매번 잘 넘어갈 수 있는것 같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오픈 채팅방 멤버로서 가져야 할 에티켓이란?

▶ 오픈채팅이다 보니까 사람 상처주기가 너무 쉽습니다. 익명이어도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학계에 함께 남는 가족같은 동료들이라는 생각으로 지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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