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 엔비디아와 AI테크센터(NVAITC) 공동 설립
'AI+X' 산업분야별 밀착형 교육‧연구 수행…현장 중심 융합형 교육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시와 AI 집적단지 독창성 위해 함께 고민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력은 국가 경쟁력 핵심. 정부는 2019년 AI분야 산학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인공지능 석ㆍ박사급 인재 육성을 목표로 국책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아키텍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기획 연재를 통해 인공지능대학원 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교육 소비자 주권 행사에 기여코자 한다. 동시에 국내 인공지능대학원간 교차 비교와 해외대학 정보를 제공, 한국 인공지능대학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정윤아ㆍ박유빈ㆍ박성은ㆍ윤영주ㆍ이하나 기자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연구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공간 만들 것

-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원장 -

지난해 3월 문을 연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인공지능대학원. 이후 1년 여 시간이 흘렀다. GIST AI대학원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해 실증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5년 석박사 통합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AI 핵심기술을 토대로 연구‧창업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AI 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다.

김종원 AI대학원장은 대학원 과정을 ‘꿈꾸는 아이(AI)’로 비유한다. 마치 아이가 부모 보살핌을 받아 일련의 성장 과정을 거치듯 학생들은 대학원 교육을 받으며 연구하고 창업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 학생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이것이 바로 GIST AI대학원이 추구하는 목표라는 게 김원장 설명이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은 지난 2월 4일 인공지능(AI)대학원 교육연구지원동 1층 TED홀에서 AI대학원의 성공적 추진을 다짐하는 현판식을 개최했다. (사진=지스트 제공).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은 지난 2월 4일 인공지능(AI)대학원 교육연구지원동 1층 TED홀에서 AI대학원의 성공적 추진을 다짐하는 현판식을 개최했다. (사진=지스트 제공).

GIST 특징은 산업밀착형 전 생애주기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또 창업에 대비해 실증 중심의 AI 융합산업, 즉 'AI+X'라는 분야별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는 데 강점이 있다. AI 기초·핵심과목 수업부터 창업, 응용·확산까지 현장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

현재 석박사통합과정생 및 박사과정생 70여 명이 재학 중이다. 교수진은 AI 핵심 분야는 물론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 등 지역 특화 분야에서 교육‧연구‧산업체 경험이 풍부한 전임 및 겸무 교수진으로 구성했다. 졸업 후 학생들이 AI 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광주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만큼 광주시의 ‘인공지능 중심도시’ 조성 사업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월 슈퍼 컴퓨팅 시스템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착공했다. 또 지금까지 약 90곳에 달하는 기업‧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AI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AI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왔다. 석‧박사급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GIST AI대학원을 개원하고 ▶실무형 인재 육성을 위한 인공지능사관학교 운영 ▶전남대·조선대·호남대 등 지역대학의 AI 대학·학과 개설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에 둥지를 튼 AI 기업들이 고급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GIST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GIST 인근에 구축되는 국내 유일 ‘국가 인공지능 융복합단지(AI 집적단지)’는 GIST AI대학원과 인연이 깊다. AI 집적단지와의 공동 프로그램인 '엑셀 투게더(AXEL Together)' 운영을 비롯, 교육-연구-창업으로 이어지는 AI 창업생태계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 AI 컴퓨팅센터와 실증 인프라를 교육‧연구 프로그램과 연계함으로써 큰 시너지 창출이 예상된다.

광주 인공지능산업단지 조감도. (사진=광주시 제공).
광주 인공지능산업단지 조감도. (사진=광주시 제공).

최근 GIST는 국내 대학 최초로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DGX-A100 GPU 시스템을 도입해 AI-X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 지난해 말부터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지스트가 공동 설립한 ‘엔비디아 AI테크센터(NVAITC)’를 통해 AI 분야 연구개발과 전문 인재 양성에 더욱 속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경. (사진=GIST 제공).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경. (사진=GIST 제공).

 

Q. AI대학원 개원 이후 1년이 됐다. 이에 대한 소감과 그동안의 성과는.

학생들을 선발해 강의한지 1년여 시간이 흘렀다. 아시다시피 지난해 개원하는 시점에는 코로나19로 정신이 없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들어와도 마음껏 어울리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그렇지만 차근차근 AI대학원을 운영해 나아가면서 전반적으로 '이제 시작이 됐구나'라고 실감하는 한해였다. 당초 우리가 금년 말까지 목표로 계획한 인원은 100명이다. 아직 목표 인원에는 못 미치지만 5월에 진행할 3차 모집을 통해 채워갈 예정이며, 캠퍼스에 그 정도 수준의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다. 

김종원 지스트 인공지능대학원장이 AI대학원 개원 이래 지난 1년간을 돌아본 소감을 전하고 있다.
김종원 지스트 인공지능대학원장이 AI대학원 개원 이래 지난 1년간을 돌아본 소감을 전하고 있다.

또 그동안 코로나로 미뤄진 현판식을 올해 가졌다. 이제 AI대학원 자체 건물을 갖고 여러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학생들이 이 건물 안에서 같이 놀고 즐길 수 있는 ‘놀이터’ 개념의 공간이 마련돼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 공간을 중심으로 조금씩 내실을 더해 잘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다. 즉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들어와 대학원을 채워가고 있고, 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Q. 비수도권 지역 AI대학원으로서 학생과 교수 유치에 어려움은 없는지.

이 문제는 국가 전체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물론 비수도권이라는 요인도 있지만, 보다 더 큰 문제는 AI라는 주제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들의 풀이 늘어나고는 있다 해도 공학계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대학 정원 자체가 점점 줄어가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것이 결국 비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AI 분야에서도 애로사항이 있다. 애로사항이라는 게 경쟁적인 부분보다는 국내 저변적 문제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인 저변 약화와 인력 수급 등의 쟁점에 있어 다들 똑같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아닐까. 비수도권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Q. 여러 대학교에서 AI 관련 학부‧학과들을 신설하고 있다. 이들 대학교들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광주 지역 내 협력과 지역 간 협력, 이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지역 간의 협력 즉 다른 지역과 협력하는 문제에 있어 AI대학원협의회라는 체제를 통해 지역 간 협력에 관한 문제가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다. ‘AI 혁신 허브’라는 새로운 사업을 중심으로 보다 폭넓은 협력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협력체계가 개선되고 있다.

광주 내 협력 문제의 경우 AI 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시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광주과학기술원을 비롯한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등을 중심으로 한 AI 교육분야 협력이 정책적 차원에서 AI 집적단지 사업단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김종원 원장이 지역 간 협력과 광주지역 내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김종원 원장이 지역 간 협력과 광주지역 내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명확히 해야 협력도 가능하다. 각자 시작해서 자기가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현실화하는 게 필요하다. 전남대에서는 AI 융합대학이 약 1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조선대와 호남대에서도 AI 관련 학과 및 학부가 만들어지고 있다. 각자의 방향성이 정립되면 함께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현재 모일 수 있는 형태로 준비가 되어가고 있고, 많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업단의 프로그램을 매개로 전반적인 교육분야 협력이 논의되고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사관학교와의 연계 등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광주시의 AI 교육 피라미드 구조에서 보면, 피라미드 상단에서 GIST AI대학원이 석박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들의 프로그램이 두 번째 단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하단에는 인공지능사관학교와 같은 패스트트랙 교육과 재교육 개념의 저변 확대 교육 프로그램 등도 있다. 전체적 피라미드를 완성하는 형태로 광주지역의 AI 인력이 키워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Q. 광주시가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표방하면서 올해 역시 다양한 AI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와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진행 현황은 어떠한가.

AI 집적단지는 특히 GIST와 인연이 깊다.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가 집적단지 관련 기획안을 만들어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했었다. 이 과정 이외에도 전체적인 그림을 토대로 운영하는 데 지속적으로 참여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는 ‘꿈꾸는 아이’라는 예비창업 사업을 지스트 인공지능연구소가 직접 담당해 협력해왔다. AI R&D 부문에서도 지스트를 포함한 지역 대학들이 함께 협력해오고 있다. 다시 말해 AI R&D 협력은 물론 예비창업 부문에서 직접적인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교육 부문에서도 AI 인재 양성을 통해 받쳐주고 있는 셈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는 지난해 12월 5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인공지능 창업 경진대회 ‘꿈꾸는 아이(AI)’ 본선 대회를 열었다. 이 경진대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 주최하고, 지스트가 수행해 진행됐다.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는 지난해 12월 5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인공지능 창업 경진대회 ‘꿈꾸는 아이(AI)’ 본선 대회를 열었다. 이 경진대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 주최하고, 지스트가 수행해 진행됐다.

앞서 말씀드린 학생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에서 중요한 게 AI 컴퓨팅 인프라다. 이런 측면에서 엔비디아(NVIDIA)와 정식 글로벌 업무협약(MOU)을 맺어 ‘엔비디아 AI테크센터(NVAITC)’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AI 집적단지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훈련 없이 바로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우리 대학원의 현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적정 규모의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지난해 처음 론칭된 엔비디아의 ‘DGX-A100 시스템’을 국내 교육기관으로서는 가장 빠르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AI가 더욱 고성능의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집적단지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의 것으로 소화를 해서 우리 대학원 그리고 광주가 원하는 방향성을 만들어낼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인공지능대학원 AI-X 컴퓨팅 클러스터. (사진=지스트 제공).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인공지능대학원 AI-X 컴퓨팅 클러스터. (사진=지스트 제공).

새로운 기술이나 기계가 있을 때, 이를 잘 운용하고 활용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것을 익혀 다른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시키는 단계가 있어야, 이후 다음번에 더 큰 기회가 와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다.

조금씩 이를 익혀 익숙해졌을 때 비로소 더 큰 규모의 기기도 편안히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엔비디아와 같이 협력해 가이드를 받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우리의 노하우를 이용해 다시 AI 집적단지와 연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광주에 둥지를 튼 AI 기업들 다수가 고급인력 부족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에서 GIST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수도권 지역 기업들과의 연봉 격차나 기회, 처우 등의 문제로 지역 AI 기업들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다.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근본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대한민국 전체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광주의 지역적 여건과 앞으로의 잠재력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돌파해야 하는 문제다. 광주시와 AI 기업 간의 업무협약(MOU)은 자체적인 연대감 형성과 실질적인 성과 가시화를 위한 방안, 즉 일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부로 보고 있다. 

AI 집적단지가 갖고 있는 유니크한 재료가 무엇인지, 유니크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을 때 데이터센터에 많이 주목했던 것 같다. 데이터센터의 역할론을 생각하면 광주에 왜 와야 하는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데이터센터는 더욱 빨리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실증 인프라 테스트베드 등을 차별적으로 구축하면 집중적인 시너지와 가시적인 체감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광주에 왜 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제 1년 정도 광주시가 AI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서 반성도 하고 개선도 해나가고 있다. 인공지능사관학교나 인공지능대학원도 지금 개선 과정을 거쳐나가고 있다.

기업체들과의 협업의 경우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한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기업체들은 좋은 인력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주길 원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갑자기 인력이 생겨나는 건 아니고 기업들도 함께 준비해나가야 한다. 광주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시너지가 생길 것이다.

지난해 7월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와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가 인공지능(AI) 분야 산학협력과 연구개발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종원 지스트 인공지능연구소장과 김주민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소장. (사진=지스트 제공).
지난해 7월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와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가 인공지능(AI) 분야 산학협력과 연구개발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종원 지스트 인공지능연구소장과 김주민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소장. (사진=지스트 제공).
김종원 지스트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10월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와  인공지능(AI) 분야 산학협력과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김종원 소장은 “이번 협약으로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의 창업인재 양성 분야에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지스트 제공).
김종원 지스트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10월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와  인공지능(AI) 분야 산학협력과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김종원 소장은 “이번 협약으로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의 창업인재 양성 분야에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지스트 제공).

지금부터는 작은 것부터 키워나가야 한다. 작은 것들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형태를 이뤄나가면서 완성해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AI 집적단지가 이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AI대학원에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를 다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 학생들도 2년 정도 안에서 공부한 후에 실험실로부터 밖으로 나가 훈련하고 경험하는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력적인 부분에서 우리도 교류할 수 있는 풀이 늘어날 것이다.  

결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 작은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Q. 올해 인공지능대학원 2곳이 추가 선발됐다. 다른 대학원과 비교해 GIST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꼽는다면.

개인적으로 비교는 좋아하지 않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비교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한다. 모든 학교들이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스트가 통합과정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현실적 부분에서는 절충을 해야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석사과정을 원하지, 박사과정까지 하는 것을 부담스럽다 여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굳이 차별화된 강점을 꼽자면 교육‧연구부터 창업까지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우리만의 특색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부분 다른 AI대학원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창업‘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잘 쓰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AI 집적단지와 생사를 같이 하고 있다.

AI 집적단지가 완성이 되는 시기와 우리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배출되는 시기가 맞물리게 되는데, 학생들은 어느 정도 창업 여건이 성숙된 상태에서 현장에 나가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여건과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점이 강점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우리 교육 프로그램은 지역적 거점 역할을 하는 체계적인 기반과 계획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 방안이 하나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Q. AI대학원의 수업 분위기는 어떠한가.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분위기를 느끼기 쉽지는 않았다.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학생들과 상호 소통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각 랩마다 하나하나 다양한 이슈들을 접하면서 각기 서로 어우러져 융합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제약도 있고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하나씩 알아가고 배워가면서 몸이 풀려가는 단계다. 

김종원 원장이 최근 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컴퓨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광주과학기술원 강의 캡처).
김종원 원장이 최근 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컴퓨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광주과학기술원 강의 캡처).

 

Q. AI 인재로서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I 인재로 규정하기보다 결국은 엔지니어라고 볼 수 있겠다. 엔지니어의 인재상은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얼마의 돈을 들여 어떤 성능이 있는 집을 만드느냐, 원하는 바에 따라 비슷한 가격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좋은 엔지니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좋은 인재는 결국 몸으로 직접 느끼고 새로운 것을 노력해 만들어가면서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잘 정리된 상황에서 아이디어만 하나 내서 쉽게 가는 일은 아직 어렵다고 본다. AI는 현재 새로운 변화의 토대에서 성장하고 있는 잠재력이 큰 분야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이디어만 낸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데이터부터 AI 기술을 익히고 이를 엮어 실제 상황에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원 원장이 AI 인재로서 갖취야 할 자질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종원 원장이 AI 인재로서 갖취야 할 자질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Q. AI대학원 입학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혹은 합격 팁이 있다면.

요즘은 공부는 원하면 다 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뀐 것 같다. 무엇보다 어떤 것을 좋아할 때 이를 위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물론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AI 실력을 입증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다만 수학적인 기본 상식은 있었으면 한다.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걸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수학적 상식은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 영어도 많이 해야 느는 것처럼 컴퓨터 랭귀지인 프로그램도 많이 써봐야 실력이 는다. 이에 대한 경험이 많은 학생들은 기본적인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최신 이슈에 관심을 갖고 알아보려는 지적 호기심도 중요하다.

특히 자기가 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이 명쾌해야 한다. AI 기술이 어떻게 쓰이는지, 또 기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면 되는지에 관심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컴퓨터 비전이나 자연어처리 분야 자체만을 보고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AI라는 건 결국 도구이고, 이 도구를 활용해 어떤 분야에서 가치를 높이느냐에 관심을 갖고 좀 더 넓은 시야로 봤으면 좋겠다.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로 풀어보자. AI만 보지 말고, 데이터를 가져다 AI와 연결시켜야 가치가 나온다. 데이터를 가져다 정리해서 다른 것과 연결시켜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이 분야의 문제를 AI를 통해 개선하고자 연결시키는, 데이터와 AI를 엮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나는 어떤 데이터에 관심이 있고 그 데이터 분야에서는 어떤 AI 도구들이 필요한지 전체를 바라보면서 내가 어떻게 공부를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접근하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커리큘럼을 사실 많이 강조하지는 않는다. 이제 가르침을 받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공부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가르침이라는 게 이제는 인터렉션 즉 상호작용이 굉장히 중요해진 것 같다.

기술이 너무 복잡해졌고 한 학생이 공부해야 하는 분야는 너무 광범위해졌다. AI 전문가가 되려면 이를 찾아가는 과정, 목표 지향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훨씬 분야를 잘 선택할 수 있다. AI를 접근할 때 AI+X 또는 D.N.A.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김종원 원장은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AI에 접근할 때 좀 더 목표 지향적인 관점에서 보다 폭넓은 시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원장은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AI에 접근할 때 좀 더 목표 지향적인 관점에서 보다 폭넓은 시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대학원 원장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공학박사

▲국가슈퍼컴퓨팅 실무위원회 위원

▲미래인터넷포럼 의장

▲MEC포럼 운영위원장

▲APAN 네트워킹 협의체 기술분야 의장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관련기사] [기획연재] 한국의 '인공지능(AI) 대학원 2021'을 시작합니다.(FAQ 10선)

[관련기사][긴급진단 광주 AI사관학교] ③김종원 GIST AI대학원장이 바라본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 커리큘럼 개선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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