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로봇, 공항과 백화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로봇과 협업하는 카페와 로봇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카페 등장
사진 촬영하면 그림도 그려줘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이나 단순반복 일 로봇이 대체할 것"

[편집자 주]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 새로운 용어들이 이제 낯설지 않다. 거의 매일 온오프라인 매체들을 통해서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관련된 서비스나 기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기술 얘기는 살짝 옆으로 미뤄두고, 생활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AI 기기와 서비스를 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만나보자. 모든 건 흥미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마트폰을 처음 샀을 때 두근거림과 반짝이는 눈빛은 인공지능시대에도 없어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다.

(영상=김동원 기자)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을 알지 못했던 시절, 지구를 지켜주는 영웅은 파워레인저였다. 5명이 한 팀으로 지구를 위협하는 괴물에 맞서 싸웠다. 괴물이 커지면 공룡과 호랑이, 사자의 모습을 한 로봇이 합세했다. 이 로봇들은 파워레인저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고, 합체도 했다. 합체한 로봇의 주먹은 강했다. 그 어떤 광폭한 괴물일지라도 우리 편 로봇을 이기지 못했다. 이들이 있기에 안심하고 잠이 들 수 있었다.

만화와 영화 속에서 지구를 지켜주던 로봇은 어느덧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공항이나 백화점에서는 안내 로봇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커피를 만들어주는 바리스타 로봇도 인기다. 화가처럼 사람 얼굴을 그려주는 로봇도 등장했다. 이제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로봇들을 AI타임스가 만나봤다.

길 안내하고 사진도 찍어주는 '안내로봇'

공항이나 전시장, 백화점 등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며 길을 알려주는 로봇이 있다. 안내로봇이다. 자율주행시스템으로 사람들을 피해 다니면서 길을 안내해주는 이 로봇은 일상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로봇이 됐다.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에도 안내로봇이 있다. LG전자가 개발한 '클로이 안내로봇(CLOi GuideBot)'이다. 대략 150cm 정도 키의 이 로봇은 더 현대 1층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사람들은 클로이 로봇에 말을 걸기도 하고 터치도 하며 길을 안내받기보단 어떤 로봇인지 체험하고 있었다. 인기가 박보검 저리가라였다. 로봇은 몰려든 인파가 신기한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눈웃음도 날렸다. 

더현대 1층에 있는 클로이 안내로봇은 매장 위치를 안내하고 사진도 찍어준다. 사람이 다가가면 반갑게 인사도 한다. (사진=김동원 기자)
더현대 1층에 있는 클로이 안내로봇과 이하나 AI타임스 기자. 로봇이 길을 안내해주고 사진도 찍어주자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사진=김동원 기자)

인파가 지나간 뒤 마침내 만난 로봇은 반갑다는 인사를 문구로 보여주며 환영해줬다. 메뉴를 선택하니 ▲지점안내 ▲매장안내 ▲편의시설 ▲쇼핑안내 ▲로봇과셀피 등 총 5개의 메뉴가 나왔다. 이중 로봇과셀피는 사진을 찍어주는 기능이었다.

음성인식도 됐다. "사진 찍어줘"라고 말하니 음성을 인식해 로봇과셀피 메뉴를 켜줬다. "1층 OO 매장 어디있어?"라고 물어보니 위치를 찾은 후 그 매장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물을 용케도 피하면서 길을 안내했다. 일부로 로봇 앞길을 계속 막으니 "잠시 지나가게 비켜주시겠어요?"라는 문구를 화면에 띄우며 물어봤다. 비켜주지 않자 스스로 비켜가며 다시 길을 안내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안내로봇은 이미 공항과 전시장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사람끼리 대화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지면서 안내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내로봇 다음 단계로 레스토랑과 병원 등에서 쓰일 수 있는 '클로이 서브봇'도 곤지암 리조트, 유명 레스토랑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이 만드는 커피, 맛은 어떨까?

안내로봇 다음으로 만난 로봇은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 로봇이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주는 로봇이 사람과 일하는 카페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인천시에 위치한 A카페로 달려갔다.

A카페는 보통 카페와 비슷했다. 조명이 밝았고 분위기는 아늑했다. 꽃들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 하나, 커피 기기 앞에 있는 이가 달랐다. 사람이 아니었다. 로봇 팔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인천 A카페에 있는 바리스타 로봇은 사람과 협업해 커피 음료를 만든다. (사진=김동원 기자)
인천 A카페에 있는 바리스타 로봇은 사람과 협업해 커피 음료를 만든다. (사진=김동원 기자)

이 로봇은 커피포트에 분쇄된 원두를 담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사람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추출 후 커피포트를 닦고, 커피 찌꺼기를 버리는 역할도 했다. 카페에서 파는 모든 음료를 만들지는 못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청소하는, 사람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협동 로봇이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은 로봇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동안 커피 외에 다른 음료를 준비하거나 잔을 닦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었다.

맛도 있었다. 잔에 담긴 커피는 고급스러웠고, 맛도 다른 카페와 비교해 손색없었다. 카페 주인에게 로봇은 어디에서 제작했냐고 묻자 "아는 사람이 만들어줬다"고만 답했다. 함께 알고 싶은 사람이었다.

사람과 협업해 만든 커피는 맛과 모양이 모두 좋았다. (사진=김동원 기자)
사람과 협업해 만든 커피는 맛과 모양이 모두 좋았다. (사진=김동원 기자)

사람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바리스타 로봇을 보니 혼자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로봇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스마트폰으로 검색 결과 인근 아울렛에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 제공하는 '로봇카페 비트'가 있다고 해 발걸음을 옮겼다.

비트는 카페라기보다 자판기 느낌이었다. 사람과 비교하면 커피트럭과 비슷했다. 커다란 통 속에 바리스타 로봇인 로봇팔이 있었다. 주문과 결제는 옆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할 수 있었다. 메뉴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차가운 아메리카노, 따뜻한 라떼, 차가운 라떼 등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하는 커피 종류가 있었다.

로봇카페 비트는 통 안에 있는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준다. (사진=이하나 기자)

차가운 아메리카노와 차가운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카드로 결제를 하니 주문 번호가 나왔다. 로봇이 커피를 다 만들고 나면, 주문 기기에 번호를 입력하라고 했다. 이 번호를 입력해야 커피를 찾을 수 있었다.

주문을 하니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커피를 추출했다. 기다리는 동안 주문한 사람이 심심하지 않게 눈을 깜빡이는 등 애교(?)도 부렸다. 로봇이 만든 커피는 컵에 담겨 오른쪽 보관함으로 옮겨왔다. 주문번호를 입력하니 커피가 나왔다.

맛은 보통 카페보단 덜했다. 아메리카노와 라떼 맛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사람과 함께 커피를 만드는 협동로봇과 비교했을 때 혼자 커피를 만드는 로봇의 기술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비트로봇이 만든 커피는 종이컵으로 나온다.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문했는데 두 음료 맛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사진=김동원 기자)
비트로봇이 만든 커피는 종이컵으로 나온다.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문했는데 두 음료 맛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사진=김동원 기자)

사진만 찍으면 그림으로 쓱쓱, 서울시청 '드로잉 로봇' 

다음에 만난 로봇은 그림을 그려주는 예술 로봇이다.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만났다. 이름은 '드로잉 로봇(Drawing Robot)'이다.

서울시청에 있는 드로잉 로봇. 키오스크로 사진을 찍으면 그림을 그려준다. (사진=김동원 기자)
서울시청에 있는 드로잉 로봇. 키오스크로 사진을 찍으면 그림을 그려준다. (사진=김동원 기자)

이 로봇은 키오스크를 통해 사진을 찍으면 그림을 그려준다. 펜을 집고 있던 로봇 팔이 사진을 찍으면 분주하게 움직인다. 외부 윤곽을 먼저 잡고 눈썹, 코 등 세밀한 부분까지 그려준다. 그림이 완성되기까지 5분 정도가 걸린다.

그림 수준은 준수하다. 찍은 사진을 펜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보면 된다. 사진만 잘 찍으면 작품도 기대할 수 있다.

로봇 개발 분야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물류로봇, 배송로봇 등 산업쪽으로는 이미 많은 로봇이 쓰이고 있다"면서 "이제 로봇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쓰이면서 대중과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팔이 움직이는 로봇을 넘어 앞으로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일이나 단순반복적인 일을 대체하는 로봇이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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