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마트폰에도 인공지능(AI) 칩 내장은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만 봐도 단말기에 AI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같은 AI 기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TechHQ가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카트너는 ”AI 기능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기존 이용자 유지 및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한 제품 차별화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스마트폰 시장이 기존의 기술 제품 판매 중심에서 개인화된 맞춤형 경험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됨에 따라, 스마트폰을 통한 AI 솔루션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난주에 공개된 퀄컴(Qualcomm)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차세대 플래그십 칩 ‘스냅드래곤 888(Snapdragon 888)’은 향후 스마트폰에서 AI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 짐작케 한다. 스냅드래곤 888은 5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로 생산된 칩이다. 퀄컴이 5나노 칩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최초의 5나노 칩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모뎀을 하나의 칩 안에 통합한 원칩 솔루션이다. 기존의 칩과는 달리 5G 모뎀이 내장돼 있어 연결성과 처리능력, 그래픽 기능 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또 트랜지스터가 더욱 소형화되면서 이전 세대보다 성능이 최대 35%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냅드래곤 888에 내장된 6세대 퀄컴 AI 엔진은 신규 퀄컴 헥사곤(Qualcomm® Hexagon™) 780 프로세서를 탑재해 완전히 재설계되면서 AI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게 퀄컴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AI 기반 앱 성능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차세대 칩을 장착한 스마트폰은 고해상도 멀티미디어를 더욱 빠르게 처리하고 AI 관련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스마트폰에서 AI는 단순히 카메라와 다른 센서들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게 됐다. AI 기반 스마트폰은 앱 개발자들에게 ▲감정 인식 ▲자연어 이해 ▲개인 프로파일링 ▲증강현실(AR)‧인공지능(AI) 비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전망이다.
우선 감정 감지 시스템과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 기술 분야다. 가상 개인 비서나 대화형 시스템을 위한 AI 기술 접목이 늘어나면서 맥락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도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감정 상태와 기분을 감지‧분석‧처리‧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는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운전자의 신체 상태를 파악하거나 피로도를 측정해 운전 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자연어 이해 분야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지속적인 훈련과 딥러닝으로 음성 인식의 정확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사용자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사용자가 ”날씨가 춥다“라고 말할 때 맥락에 따라 실제 의도는 ”온라인으로 재킷을 주문해줘“ 또는 ”난방 온도 좀 올려줘“ 등일 수 있다. 이 같은 자연 언어 이해 기술은 해외여행 시 실시간 스마트폰 음성 번역기 앱에 사용될 수 있다.
개인 프로파일링의 경우 스마트폰의 개인 데이터 수집을 통해 사용자는 현재 활동이나 환경에 따라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와 같은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자산보다 사용자의 운전 방식에 근거해 자동차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AR‧AI 비전도 스마트폰 앱 개발자들에게 주요한 영역으로 꼽힌다. 애플은 iOS11 출시와 함께 개발자가 앱에 AR을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AR 플랫폼인 ‘ARKit’ 기능을 지원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용 AR 개발 툴인 ‘ARCore’를 발표, 내년 말까지 약 1억 대의 안드로이드 기기에 AR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AR 기능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데이터 수집을 통한 각종 질병 진단 앱 등 다양한 종류의 앱에서 활용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