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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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진이 기존 의약품으로 새로운 질병을 개선하기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정밀분석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4일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소개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약 개발이 아닌 앞서 상용화된 제품을 다른 용도로도 쓰일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기존 의약품으로 새로운 용도를 얻기 위해서는 무작위 임상 실험이 필수적이다. 한 가지 질병·장애에 효과적이라고 여겨온 약이 다른 문제에도 유용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일반적으로 시간도 비용도 많이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연구진은 방대한 환자 치료 관련 데이터 세트와 고출력 컴퓨팅을 결합해 용도가 변경된 약물 후보군과 기존 의약품의 추정 효과를 도출하는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연구팀을 이끈 핑 장(Ping Zhang) 박사에 따르면 연구는 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심부전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용도 변경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다른 질병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를 개발했기 때문에 대부분 질병에 적용이 가능하다.

장 박사는 보톡스 주사가 상용화 당시에는 눈꼬리를 치료하도록 승인됐지만 이후 편두통 치료에도 쓰이는 것을 예로 들어 연구 목적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임상실험을 가속화하고, 환자를 위한 약물 생성 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최초로 여러 교란요인을 제거하고 다량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딥러닝을 도입했다. 이들이 모은 각종 데이터는 약 120만명 심장병 환자들의 치료기록, 보험 청구서, 처방전 등에서 얻은 실제 의료기록이다.

이들은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약 2년에 걸쳐 환자의 기록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2년 동안 환자를 추적했으며, 그 말단에서 환자의 질병 상태를 약물 복용 여부, 복용 약품, 투여 시작 시점과 비교했다.

연구팀은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우울증과 불안증세를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을 알아냈다. 신경안정제 에시탈로프람은 심부전과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발견한 기존 의약품이 총 9개다. 장 박사는 현재 메트포르민과 에시탈로프람이 연구결과대로 실제 효력이 있는지에 관해 본격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박사는 “내가 먹고 있는 약이 한 가지 질병 외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이중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 연구는 환자 입장뿐 아니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의약품의 또다른 질병 개선 효과를 아는데도 획기적 도움을 준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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