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럽 등과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유럽은 당초 2021년 1분기에 8000만명분 백신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현재 3100만명분만 확보해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businessinsider.com). 
한국, 유럽 등과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유럽은 당초 2021년 1분기에 8000만명분 백신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현재 3100만명분만 확보해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businessinsider.com). 

최근 사람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뉴스는 유럽발(發) 백신 공급 차질에 관한 내용이다. 유럽 27개국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올 1분기 약 3100만명분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업체가 당초 계획한 8000만명분에서 39% 에 미치지 못 하는 수치다. 이에 국내에서도 공급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1분기 1000만명분의 백신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지난 24일 질병관리청은 공식 서면을 통해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대로 1분기 1000만명분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같은 백신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해외 상황을 지켜보며 국민들 걱정이 날로 더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IM국제선교회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28일 오후 기준 대전 176명, 광주 147명 등으로 빠르게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어 백신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유럽과 같은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체계적 백신 물량 공급에 AI를 도입 할 필요가 있다. 이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억명이 넘은 가운데 미국은 이미 코로나 백신을 효율적으로 배포하기 위해 AI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각 50개주에 퍼져있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를 찾는 것부터 어느 주, 도시에 백신 공급을 서둘러야 하는지 등을 모두 빅데이터에 기반해 알 수 있다.

CNN 등 미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앞으로 3주 이내 하루 최대 100만명씩 코로나 백신접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전 공약 중 하나로 “100일 이내 미국인 1억명이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바이오헬스 분야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낙관적이고 자신감 있는 발언 배경에 AI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백신 물량 배포를 위해 미국이 도입한 AI 시스템은 오라클 제품이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오라클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스템 개발 업체다. 지난 2011년 소프트웨어 판매율이 마이크로소프트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한 다국적 회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12월부터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관리하기 위해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오라클은 미 공공 의료 기관과 의료 제공업체가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국가 전자건강기록’과 ‘공중보건관리 어플리케이션’ 제품군을 구축했다.

오라클이 코로나19 백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AI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오라클 홈페이지 캡처).
오라클이 코로나19 백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AI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오라클 홈페이지 캡처).

마이크 시칠리아 오라클 부사장은 “오라클의 공중보건관리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코로나 백신을 맞은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해 통증이나 두통 등 부작용을 간편하게 알릴 수 있다”며 “모든 백신 접종자가 담당한 의료진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의료진은 수많은 사람들의 각기 다른 반응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의 공중보건 어플리케이션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 커뮤니케이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미 정부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이 시스템은 연방 공급업체가 여러 백신을 주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 백신 공급업체가 가용성에 따른 재고를 관리하도록 빅데이터를 제시한다. 냉장 보관이 필수인 백신 특성에 맞춰 접종 횟수, 온도를 실시간 확인해준다.

인간의 손보다 신속정확한 AI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무던히 싸워왔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나 진단키트 개발에 AI가 도입된 것은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국내 신테카바이오를 비롯해 해외 인실리코 메디슨, 베네볼렌트AI 등은 모두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 단 2주만에 진단키트 ‘올플렉스’를 개발한 국내 기업 씨젠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올플렉스’ (사진=씨젠).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올플렉스’ (사진=씨젠). 

백신이나 진단키트 개발에 AI를 도입해 짧은 시간에 큰 성공을 거두었던 것처럼 이제는 그 배포와 공급에도 AI 기술이 도입돼야 할 것이다. 반드시 오라클 제품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상황은 첨단기술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 한 후폭풍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효율적인 백신접종 관리를 위해 미국과 같은 모범사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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