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귀촌해 성공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김승주 기쁨농업 대표 주변인들도 하나같이 포기하라고, 농업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 말렸다. 김 대표 역시도 처음에는 막연하기만 했다. 첫 해에는 연로하신 부모님이 오랫동안 일구어놓은 원목표고버섯 재배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고온현상으로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그렇게 산전수전을 겪으며 기쁨농업을 경영한 지 올해로 8년째다.
전남 장흥에서 유기농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김승주 기쁨농원 대표는 지난 2013년까지 아버지의 농가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껏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그 전에는 NGO 활동을 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던 시절도 있었다. 한때 건강기능식품 제조회사에서 품질관리인으로 종사한 경험을 살려 다른 농가나 농업회사들과 차별화를 둔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역 대표 특산물인 원목표고버섯이 장점을 살린 신제품 개발 미흡으로 원물판매에만 그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이는 곧 시장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김 대표는 생산가격 보장을 위해 원목표고버섯 가공사업을 추진한다. 이렇게 내놓은 첫 제품은 표고버섯을 활용한 천연조미료였다. 기쁨농원의 표고버섯 천연조미료는 곧 선물용·가정용 원물 판매를 훨씬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천연조미료는 현재에도 변함없이 기쁨농원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대표 상품이다. 장흥 내 바이오식품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쁨농업은 천연조미료 완판행진을 이어가며 어느새 1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자체 생산설비를 갖춰 제품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작은 작은 농원이었지만 어느새 기업의 형태로 성장한 것이다.
기쁨농업이 개발·판매 중인 표고버섯 천연조미료는 이곳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기술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천연조미료는 단순분말형태가 아닌 과립과 분말 중간이다.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분진이 날리는 단점을 보완하고 제품표준화를 이루고 있다.
김승주 대표는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식품분야 바이오헬스케어산업으로 분류되는 천연조미료 및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발돋음 하고자 사업모델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농수임산물을 활용한 기능성식품에 대한 외주설계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20년 11월에는 기존 제품을 개선해 타블렛 형태의 천연조미료 상품도 개발출시했다. 김 대표는 “비슷한 모양의 자연조미료는 시중에 많지만 당당하게 ‘천연조미료’라는 네이밍을 사용한 타블렛 제형으로는 기쁨농원이 선도적”이라고 자평했다.
기쁨농원에서 개발한 천연 표고버섯조미료는 전남도에서도 주목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은 지난해 전남도가 미 아마존 쇼핑몰에 ‘전라남도 브랜드관’을 신설할 당시부터 입점해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김 대표는 “브랜드관 46개 품목 중 단연 탑 셀러(top-seller)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같은 성공을 발판삼아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확장에는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도 컸다. 판로개척, 수출지원, 각종 품평회 등에 참여하며 사업 마인드와 기업가 정신을 전수 받았다. 김승주 대표는 “광주전남권에서도 천연소재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기쁨농원을 포함해 10여개 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쁨농원이 혁신센터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최근 천연비타민D 제품제조에 성공한 생산·기술 노하우가 주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김승주 대표는 꾸준히 사업에 몰두한 결과 제품에 대한 다양한 인증을 받아 신뢰도를 높였다. 유기농인증을 비롯해 GAP우수관리인증, 미국유기농 USDA-NOP인증, 6차산업 인증 등 종류도 다양하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기도 했다. 성실하고 꾸준하게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덕분에 오는 12월 GMP(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 유기가공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다.
각종 상도 수상하며 명성을 높이고 있다. 농촌융복합산업제품 공개 오디션 장려상(2018년 6월)을 비롯해 전남도 농산업 스타트업 기업 품평회 우수상 (2018년 12월), 청년창업농 육성지원, 전남도지사 표창(2019년 12월)을 수상하며 진가를 알렸다.
김승주 농업회사법인 기쁨농원 대표는 “농원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바이오회사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고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최종 목표 중 하나가 “바이오회사로서 중견기업의 대열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또 전남도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그의 생각을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 농업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 전남인데 관련 산업체 대부분이 타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영세하다”며 “지역 내에서 동반성장하며 식품업계를 견인할 롤모델 업체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기쁨농원이 지역 내 식품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스타트업을 꿈꾸는 젊은 전남인에게 롤모델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