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JTBC에서 방송된 ‘가장 완벽한 A.I-인간지능’에서는 미래형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편의를 돕는다는 컨셉으로 ‘인간지능’을 내세웠다. 1979년식 인간지능 김종민이 사용자에게 배달돼 특유의 어리버리한 캐릭터로 인공지능을 흉내를 내며, 그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 2021년 1월 29일 방송된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는 AI가 인간을 대신했다. 김광석 모창 AI와 옥주현은 듀엣곡 ‘편지’를 불렸다. 더불어 AI와 옥주현의 노래대결이 펼쳐졌다. 그녀의 목소리를 10만번 학습한 모창 AI가 호흡과 바이브레이션까지 구현해냈다.
과거 김종민이 AI를 흉내 냈다면 현재는 김종민의 어리버리함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AI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능력을 재현해 AI와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연일 화제다. 현재 방송중인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는 모창, 심리인식, 골프, 오디오 몽타주, 작곡, 주식 등 6개 분야의 최고 수준의 인간과 인공지능이 실력을 뽐내고 우열을 가린다.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예술부터 직관까지 AI가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 보여줘 인간과 AI의 공존에 대해 상상해보게 한다.
◇ AI로 고인도 완벽하게 재현… “감동도 살려”
AI로 고인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됐다.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 고 김광석의 목소리를 그대로 학습한 AI가 사후 발매된 곡인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불러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큰 감동을 선사했다. 놀라운 점은 단 20곡의 노래로 김광석의 목소리, 특유의 밀어 부르는 창법 등을 정확하게 재현했다는 것이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리운 옛 사람들을 AI로 소환해 감동적인 만남을 만들어냈다. 엠넷 'AI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은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의 옛 모습과 목소리를 복원했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특유의 창법으로 안무까지 소화하며 '시작'의 후렴구를 불렀고, 유족과 팬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 말투‧감정‧얼굴까지 AI가 구현
국내 기업 스마일게이트는 감정을 느끼는 AI를 개발을 하고 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고 '인간형 대화'가 가능한 친구가 되는 개념이다. AI와 친구처럼 같이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수다도 떨 수 있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 R&D 센터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감성적으로 친구가 될 수 있는 AI를 만들 것"이라면서 "대화 몇 마디 해보면 기계인 게 티나는 AI가 아닌 평균적인 인간의 능력을 가진 '보통사람'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그래픽 CG로 모습을 재현하고 AI로 인격을 부여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도 뜨고 있다. 가상의 인물에 어떠한 성격도 넣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K 팝 AI 아이돌도 등장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가 AI 멤버가 포함된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였다. 에스파의 AI 멤버들은 인간 멤버의 성격과 행동을 학습하고, 인간과 교류한다.
기존의 인물을 구현한 가상인간도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솔트룩스는 올해 2020 CES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캐릭터화한 인공지능 가상 인간을 선보였다. ‘트럼프’ AI는 유튜브∙트위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와 동일한 언어와 음성, 시각 지능을 제공해 실제 트럼프와 대화하듯 질문과 답변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다.
◇ 디지털 휴먼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예능판도 바꿀까
이미 온라인 속 디지털 휴먼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재 가장 유명한 가상 인플루언스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를 합해 500만명에 가까운 팬덤을 보유한 '릴 미켈라(Lil Miquela)'이다. 지난해 미국 가수 테야나 테일러(31)와 함께 녹음한 노래 ‘Machine’을 발표하기도 해 진짜 사람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릴 미켈라는 2018년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 중 한 명으로 릴 미켈라가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적 가수 방탄소년단, 트럼프 전 대통령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영국 온라인 쇼핑회사 온바이에 따르면, 릴 미켈라는 광고성 게시물 한 건당 약 8500달러(약 940만원)를 받아 지난해 1170만달러(약 13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3D 이미징 회사가 만든 가상 모델 '이마(IMMA)'도 인스타그램 팔로워 33만명을 보유했다. 미국 KFC도 창업주 커넬 샌더스를 모태로 한 ‘근육질’ 커넬 샌더스를 가상 모델로 내놨다. LG전자의 디지털 휴먼 23세 음악가 '김래아'역시 SNS에 일상 사진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한다. 삼성도 조만간 가상 인간 ‘네온’을 업그레이드해 공개할 예정이다
AI기술을 소재로 인간과 대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뜨고 있다. 인간의 말투, 감정, 예술까지 AI가 놀라울 정도로 따라잡았다. 이 가운데 AI 가상인간이 연예인 못 지 않은 인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앞으로 유명인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디지털 휴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대체불가했던 예능인들의 입담도 AI가 흉내 낸다면 어떨까.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AI기술로 미래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도 송두리째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