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미첼 AI윤리 설립자 20일 해고
게브루 강제퇴사 증명하는 내부문서 입수
구글, 미첼 계정 차단 조치‥한달 뒤 해고
게브루 사태 의식?‥AI 총괄자로 흑인여성 임명

지난 2019년 마가렛 미첼 구글 AI윤리팀 연구원이 테드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Venture Beat).
지난 2019년 마가렛 미첼 구글 AI윤리팀 연구원이 테드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Venture Beat).

구글이 결국 마가렛 미첼 AI윤리 총책임자를 해고 조치했다. 팀닛 게브루 전 AI윤리 공동대표의 부당해고와 관련한 수천 개 내부문서를 외부계정으로 유출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내 네트워크 접속이 차단된 지 약 1개월 만이다.

테크 크런치(TC)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구글로부터 미첼 해고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TC에 전한 공식성명을 통해 “지난 시간 동안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결과, AI윤리팀 소속 미첼 연구원이 사내 보안강령을 여러 항목에 걸쳐 위반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해고 이유를 밝혔다.

미첼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즉각 “해고됐다”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마가렛 미첼 구글 AI윤리 설립자이자 연구원이 해고된 사실에 대해 트위터에 짤막하게 남겼다. 미첼은 팀닛 게브루 전 AI윤리 공동대표의 해임 이후 구글의 부당한 조치를 알리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해왔다. (사진=미첼 트위터 계정 캡처).
마가렛 미첼 구글 AI윤리 설립자이자 연구원이 해고된 사실에 대해 트위터에 짤막하게 남겼다. 미첼은 팀닛 게브루 전 AI윤리 공동대표의 해임 이후 구글의 부당한 조치를 알리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해왔다. (사진=미첼 트위터 계정 캡처).

사건 경위는 팀닛 게브루 AI윤리 공동대표가 부당해고 당한 후부터 시작된다. AI윤리팀 설립자인 미첼은 게브루 퇴사 이후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활발한 SNS 활동을 이어갔다. 게브루 복귀를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하는 한편 구글 측에는 게브루가 논문에서 지적한 ‘편향적 AI’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뤄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다 지난 1월 미첼은 “게브루 해고와 관련해 간부들이 주고받은 문서를 입수했다”며 이를 놓고 제프 딘 부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면담을 갖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구글은 곧바로 미첼의 구글계정을 사내 네트워크 접속망에서 차단시켰다. 이즈음부터 게브루에 이어 미첼을 해고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달 초 미첼은 자신의 계정이 차단된 직후 구글에 보낸 편지 전문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인공지능 기술의 편향을 배제하고, 윤리에 기초한 연구를 위해 개설된 AI윤리팀 대표에게 회사는 인종, 성 차별에 지나지 않은 대우를 했다”고 꼬집고 있다. 게브루 자신과 그를 지지하는 구글러, 업계 종사자들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맥락과 같다.

게브루 해고 사건은 미 IT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순다르 피차이CEO가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피차이는 12월 10일 구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일주일 간의 사건은 고통스럽지만 아직 진보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하며 경위 파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미첼을 해고하기 앞서 구글은 19일 게브루 해고 관련 조사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조사를 통해 무엇을 발견했는지에 관한 언급은 자제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보다 더 포괄적으로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게브루와 미첼을 해고한 구글은 ‘책임있는 인공지능(Responsible AI)’ 총괄 책임자로 흑인 임원인 마리안 크록을 18일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게브루 사태를 의식하고 단순히 무마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AI윤리팀 직원들이 가장 늦게 이 소식을 접한 것은 물론, 흑인여성을 총괄책임자로 임명하면서 역으로 게브루가 편향적인 회사 판단에 의해 해고당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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