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이용섭호(號)' 광주광역시가 인공지능 도시 선포에 이어 굴지의 인공지능(AI) 기업들의 광주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1년여 만에 80곳이 넘는 AI 기업과 손을 잡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광주에 둥지를 튼 AI 기업 가운데 보험회사가 포함돼 있어 MOU 기업 선정 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산업별 타깃을 정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 유치전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리치앤코'라는 GA(법인보험대리점)가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맺은데 이어 광주에 사무소까지 차린 이유는 무엇일까.
◆ "AI 도입이 가장 절실한 곳은 보험"…리치앤코, AI 기술 개발‧도입 활발
"어떻게 보험사와 'AI MOU'를 체결하느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인공지능이 가장 쉽고, 유용하게 도입될 수 있는 곳은 보험사다. 그간 겪어온 부작용들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광주시와 리치앤코의 협약에 대한 광주광역시청 고위공무원의 말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도 사전 검토 과정에서 '보험회사'임을 확인하고 의아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본 이후 리치앤코의 기술 개발을 적극 돕기로 했다고 한다. 이어 리치앤코는 광주시와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36번째 협약을 맺은 기업이 됐다.
리치앤코는 개그맨 김지혜 박준형 부부를 광고 모델로 앞세워 고객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는 추세다. 특히 리치앤코가 내놓은 통합 보험 관리 애플리케이션은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염두해 제작됐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AI와 결합된 보험서비스로 최근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점을 비추어 볼 때 광주시가 AI를 활용해 신사업을 꽃피울 잠재력이 있는 업체로 리치앤코를 낙점한 것이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서는 고객들의 신뢰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왔다. 보험업 특성상 고객과 보험설계사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서비스 체결이 이뤄지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에 보험회사, GA들은 고객별 맞춤형 상품 제공을 통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상품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추세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보험가입자들의 경우 보험설계사보다 AI 보험 분석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는 주관적 요소가 내재된 보험설계사보다 객관적 수치를 바탕으로 하는 AI가 더 믿음직하다는 것이다.
리치앤코도 AI 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서, 현재는 GA업계에서 가장 디지털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을 놓고 한승표 대표의 독특한 경영 철학이 뒷받침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표는 보험 유통 산업에서 IT 기술은 설계사가 아이언맨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수트 같은 역할을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리치앤코는 이러한 한 대표의 의지를 바탕으로 위촉 설계사에게 아이언맨의 수트 역할을 할 수 있는 각종 IT 솔루션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 리치앤코, 다수 AI 자회사 운영…"삶의 전반을 케어할 수 있도록 도울 것"
리치앤코는 지난 2006년 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치앤코는 타 회사와 달리 고객들의 생로병사에 관심을 갖고, 삶의 전반을 케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임신, 육아, 반려동물, 스마트팜 등 다양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특히 고객들이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IT 기기와 앱 등을 통해 '라이프 로그'를 모으고 AI를 통해 다차원 분석 작업을 거쳤다.
광주광역시와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리치앤코는 지난 2월 광주에 '인공지능센터'를 개소했다. 새롭게 문을 연 '리치앤코 광주AI센터'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 ▲리치플래닛 '열달후에'(임신·출산·육아 헬스케어 서비스) ▲꼬리(반려동물 생애주기 서비스) ▲바른팜(스마트팜 비즈니스) 등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열달후에' 플랫폼은 광주지역 산부인과 및 난임센터와 협업체계를 갖춰 광주 AI센터 기술지원을 통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AI 솔루션과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꼬리'는 광주 AI 데이터센터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산업 데이터 뱅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리치앤코 광주 AI센터' 설립은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영역을 통해 인재육성 및 일자리 창출로 광주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치앤코 한승표 대표는 "인공지능에 특화된 광주에서 AI센터를 개소함으로써 헬스케어, 반려동물, 스마트팜 등 각각의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며 "질병으로부터의 보호인 보험을 넘어 다양한 삶의 위험과 기록으로부터 가족의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한 도전이다"고 말했다.
이에 이용섭 시장은 "리치앤코의 광주 AI센터 개소는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를 향한 또 하나의 귀중한 발걸음이다"고 평가하고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기반을 조성해 다양한 기업이 광주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