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해 슈퍼컴퓨터를 도입했습니다.
인프라를 기반으로 초거대 한국어 AI 언어모델을 만들겠습니다.
슈퍼컴퓨팅 인프라로 만드는 서비스가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적인 AI 기술을 연구·개발해 사람의 일상에 이로운 변화를 만들겠습니다."
옥상훈 네이버 부장은 10일 열린 제9차 광주 인공지능 산업육성 조찬포럼에서 광주 AI 기업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 라인의 인공지능 브랜드이자 플랫폼인 '클로바'를 예제로 사람의 일상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적용되는가에 대한 사례를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다. 광주에 둥지를 튼 기업들은 이날 진행된 강연을 통해 거대 IT 기업인 네이버의 AI 관련 기술 동향에 대해 알 수 있어 유익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옥상훈 부장은 한양대학교 출신으로 NHN 플랫폼 제휴팀 부장, 네이버 제휴협력실, 네이버랩스 D2 에반젤리스트, 기술 스타트업 투자 심사역으로 지냈으며, 현재 네이버 클로바 AI 사업 및 플랫폼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 AI 컨설팅 PM 프로젝트 매니저로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에 대한 해박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광주광역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인공지능 관련 기업체 관계자, 지역기업 인사 등 100여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옥상훈 네이버 부장은 강연에서 '글로벌 인공지능 적용사례'라는 주제로 네이버 '클로바' 제품과 기술 동향을 공유했다. 네이버 클로바의 인공지능 기술들의 종류와 발전사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와 서비스 적용 방향성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 인공지능 기술 현주소…인간 지능과 비슷한 '강인공지능(AGI)' 단계 근접
옥상훈 부장은 인공지능의 사전적 정의와 개념, 발전사에 대해 소개했다. 옥 부장은 "과거 실체가 없었던 AI 기술은 1950년대 들어 기계가 지능을 가진다는 추상적 의미로 쓰였다"면서 "이후 빅데이터, 고성능 GPU서버 등이 발달되면서 인간의 지적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즉,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옥 부장은 국내에 인공지능 기술을 알린 대표 사례로 IBM 딥블루, IBM 왓슨, 구글 알파고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발전사를 소개하며, 인공지능의 범주 3단계도 함께 설명했다.
첫 단계는 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약인공지능)로서 IBM의 왓슨이나 알파고 같은 한 가지 목적에 특화된 인공지능이다. 두 번째 단계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강인공지능)인데 인간의 지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넘어서는 수준이다. 세 번째 단계는 초인공지능이라 일컫는 ASI(Artificial Superintelligence)로 불린다. 공상과학에 나오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옥 부장은 국내 기술 수준에 대해 "'약인공지능'을 넘어 '강인공지능'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라며 "놀라운 학습능력을 보여주는 GPT-3가 대두되면서 강인공지능도 첫 발을 내딛지 않았나 하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 AI에 몰두하는 네이버…파파고·AI 스피커 등 혁신 제품 다수 보유
네이버는 몇 년 전부터 AI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 AI를 접목시키고 있다. 핵심 인프라인 슈퍼컴퓨터도 지난해 10월 새롭게 도입했다. 슈퍼컴퓨터는 700페타플롭 이상으로, 국내 최대 성능이다.
네이버 슈퍼컴은 한국어, 일본어에 대한 초거대 언어모델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검색, 메신저 등으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자했다. 옥상훈 부장도 이같은 인프라를 AI 기업들에게 강조했다. 옥 부장은 "세계 수준의 슈퍼컴퓨팅 인프라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초거대 한국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 이용자수가 1천만 명을 돌파한 파파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파파고는 현재 단순한 번역 시스템이 아니다. 문자를 이미지로 인식해 번역하는 OCR(Optical Character Reader)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실제 사용자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AI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한 AI 스피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네이버는 지난 몇년간 AI 스피커 기술에 집중 투자를 했다. 이에 대해 옥 부장은 "새로운 비전기술인 OCR이 탑재된 스마트 디바이스로 조명을 비추면 책을 읽어줄 수 있는 디바이스를 지난해 출시했다"며 "책을 읽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전 기술이 탑재가 돼, 내용 속 이미지, 사진 등도 동시에 설명해줘 편리하게 사용자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사람 음성과 거의 흡사" 클로바 AiCall…지자체들 속속 도입
옥상훈 네이버 부장은 클로바 제품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널리 알려진 스피커 제품 뿐만 아니라 '클로바 챗봇', '클로바 AiCall', '클로바 페이스' 등 기술도 자세히 소개해 AI 기업 대표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AiCall'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AiCall'은 클로바 스피치, 보이스와 대화 제어 시스템을 결합한 솔루션이다.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AI가 자연스럽게 응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타사 대비 5% 이상 높은 한국어 인식 정확도와 3배 이상 빠른 인식 속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옥 부장은 "현재 네이버 고객센터에도 적용됐다. 상담사의 기본 업무를 지원하고 고객의 감정 분석, 문서 요약, 상담 내 키워드 추출 등의 기능도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이다"며 "반복적인 고객 문의나 불완전판매모니터링에 AI 에이전트를 투입해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이면서 상담 품질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AiCall'에서 발전시킨 ‘클로바 케어콜’ 구축 사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AI가 일정한 시간마다 돌봄 대상 시민에게 전화를 걸어 전화 받는지 여부와 간단한 질문을 통해 상태를 분류하고 2시간 이내에 담당 공무원에게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쉽게 말해 AI가 1차로 독거노인 100명에게 전화를 걸어 우선 분류한 후 통화가 되지 않거나 이상자로 분류되면 2차로 담당직원이 다시 확인하는 방식으로 매일 단순 반복되는 전화 행정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96% 이상의 음성인식 정확도로 이는 웬만한 사람보다 나은 음성인식 수준으로 거부감이 없어, 수신자는 사람이 직접 전화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각 지자체들이 네이버와 손을 잡고 'AiCall'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인천광역시, 수원시, 성남시 등 지자체들은 코로나19 능동감시자 관리나 독거노인 케어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끝으로 옥상훈 부장은 "이러한 슈퍼컴퓨팅 인프라로 만드는 서비스가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독자적인 AI 기술을 연구·개발해 사람의 일상에 이로운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AI 기업들 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기술 교류 활성화를 위해 조찬포럼을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손경종 인공지능산업국장은 “광주시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표 미래산업으로 인공지능을 선택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네트워킹 활동을 강화해 인공지능 산업생태계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환경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옥상훈 네이버 부장 약력
▲ 한양대학교 생물학 학사
▲ 2000~2002년 유니소프트 SI팀 대리
▲ 2003~2005년 에이비에스컨설팅 과장
▲ 2005~2009년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컨설팅
▲ 2011~2013년 NHN 플랫폼제휴팀 부장
▲ 2013~2014년 네이버 제휴협력실 사업 제휴
▲ 2014~2017년 네이버랩스 D2 에반젤리스트
기술 스타트업 투자 심사역
▲ 2018~현재 네이버 클로바 AI 사업 및 플랫폼 에반젤리스트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