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의 차세대 맥북(MacBook)용 프로세서 M1X(가칭)에 대한 다양한 루머가 쏟아지고 있다.
업계는 새로운 M1X 프로세서가 높은 성능과 최신 공정으로 인텔로 대표되는 x86 아키텍처 기반 노트북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1X에 대한 애플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다. 다만 아이폰을 통해 애플이 보여준 하드웨어 개발 실력과 지난해 공개된 M1의 성공적인 런칭에서 M1X가 다시 한번 노트북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M1X가 12코어 CPU, 16코어 GPU, 32GB DRAM의 성능을 가지고 5nm 공정을 통해 2분기 맥북 프로에 탑재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정보가 유출됐다.
지난 2월 CPU 몽키(cpu-Monkey)를 통해, M1X로 추정되는 벤치마크 스펙이 공개됐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M1X는 12코어 CPU로 3.2GHz 클럭을 달성했다. GPU는 총 16코어로 3.2GHz 클럭을 달성했으며 16GB 메모리를 탑재한다.
최대 32GB DRAM과 최신 PCIe 4.0을 지원한다. 5nm 공정으로 제작되며, 2021년 2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출시된 M1과 비교하면 CPU 코어는 8개에서 12개로, GPU코어는 8개에서 16개로 각각 늘었다. 클럭수는 그대로나 RAM 용량은 16GB에서 32GB로 두배 늘었다.
공정은 5nm 공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성능이 늘어난 만큼 열소비 전력(TDP)이 15W에서 35W로 증가했다. 열소비 전력이 늘었지만, Arm 기반 설계로 동급 인텔이나 AMD 제품보다 우위를 보인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M1X가 2분기에 출시될 14인치, 16인치형 맥북 프로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M1X가 2분기가 아닌 내년에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코어 수도 훨씬 증가하며, 생산 공정과 제품군도 달라졌다.
▲옥타코어(8코어) M1보다 증가한 16~32코어를 장착 ▲2022년 TSMC 3나노(nm) 공정으로 출시될 것 ▲ 성능에 따라 M1X와 M2 두 개의 제품군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
이에 지난 7일 노트북체크(NotebookCheck)는 루머를 종합해 M1X가 2분기말에서 3분기초 맥북 프로를 통해 등장할 것이며, 2022년 말에는 16코어 애플 M2X가 출시되고 M2가 그 사이 출시될 것이라고 정리해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닌 루머뿐이지만 M1X가 출시되면, 지난해 공개된 M1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체인저' M1, 인텔 노트북 시장 점유율 뺏어
지난해 애플이 맥북용 자체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M1을 공개해 큰 이슈가 됐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6월 M1을 발표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애플의 핵심이다. 자체 설계한 칩과 SW의 결합으로 애플 실리콘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M1은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애플이 M1을 탑재한 맥북을 출시하며, 노트북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을 크게 뺏었기 때문이다.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애플은 약 8%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M1을 탑재하기 전까지 맥북은 인텔 CPU를 사용했다. 이것들이 전부 애플 자체 프로세서로 바뀌며, 인텔의 점유율은 약 80%에서 70%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AMD가 젠(Zen) 아키텍처 기반으로 노트북용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 상황에 애플의 이탈은 인텔에 큰 악재였다.
머큐리 리서치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3분기 x86 노트북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인텔은 78.9%, AMD는 20.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AMD는 지난 분기 대비 0.3%p, 전년 대비 5.5%p 성장했다. 12분기 연속 성장세다.
x86 노트북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이지만 실제로는 전체 노트북 프로세서 시장으로 봐도 큰 차이는 없다. x86이 아닌 RISC 기반 프로세서 제품이 시장에 일부 출시됐지만 실제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RISC 기반 Arm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플 M1의 등장은 x86과 인텔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x86과 RISC
x86은 데스크톱, 노트북, 서버 등에 사용되는 전통적인 아키텍처다. 인텔과 AMD가 개발한 기술로 두 회사가 x86 CPU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시스템온칩(SoC) 기반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데이터센터용 CPU에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RISC 기업으로 Arm이 있으며, IBM의 서버용 CPU도 RISC 기반이다. 애플이 맥북에 탑재한 M1 역시 Arm을 바탕으로 개발된 RISC 기반 프로세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M1 프로세서가 전체 시장을 판도를 뒤집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애플' 고객층의 충성도가 높은 반면 새로운 유입도 그만큼 적어 8% 이상의 변화는 보여주기 힘들다는 것과 M1 프로세서의 성능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월 인텔은 11세대 코어 i7과 M1을 직접 비교한 벤치마크 결과를 공유하며 자사 제품이 성능 우위를 보인다고 밝혔다.
벤치마크에 따르면, 크롬 브라우징 테스트, 오피스 365 태스크,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앱, AI 등에서 인텔은 애플을 앞섰다. 게임 부분에서도 인텔은 특정 게임이 맥북에서 구동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부는 인텔의 발표가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벤치마크 테스트 따라 사용되는 노트북 모델들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엔가젯은 "예를 들어 배터리 수명 테스트를 위해 더 오래 지속되는 맥북 프로 대신 맥북 에어를 사용했다"며 "또한 인텔은 토파즈 랩스(Topaz Labs) AI 테스트와 같이 자사에 특히 유리한 일부 테스트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인텔 프로세서의 우위에 손을 들어준다. M1이 인텔을 따라잡으려 하지만 이를 능가하는 퍼포먼스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2022년 3nm 공정의 16코어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M1X의 등장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유출된 소식이나 시장에 떠도는 루머가 맞다면,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 시장에서도 애플이 하드웨어 파워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