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부산, AI+의료 통해 헬스케어 연구 집중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 우려스러워... 지역 균형 발전 생각해야
잠재력있는 지방 학생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력은 국가 경쟁력 핵심. 정부는 2019년 AI분야 산학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인공지능 석ㆍ박사급 인재 육성을 목표로 국책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아키텍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기획 연재를 통해 인공지능대학원 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교육 소비자 주권 행사에 기여코자 한다. 동시에 국내 인공지능대학원간 교차 비교와 해외대학 정보를 제공, 한국 인공지능대학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정윤아ㆍ박유빈 기자

부산대학교 전경과 송길태 센터장. (사진=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전경과 송길태 센터장. (사진=부산대 제공)

부산대는 충남대ㆍ인하대ㆍ한양대 ERICA와 함께 지난해 국책 인공지능 융합센터 사업에 선정됐다. 부산대 AI 융합연구센터(및 AI 대학원)는 지난 9월 석사생 24명으로 가을학기를 시작했다. 올해로 2년 차를 맞이한 부산대 AI대학원의 현황은 어떨까.

부산대 AI 융합연구센터는 주력 산업 분야로 제조와 의료를 꼽았다. 동남권 제조 기업들과 부산대 의료원 협업을 통해 스마트 공장, 스마트 의료 등 산‧학‧연 기반 융합 연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부산대 AI 대학원은 인재 양성 전략으로 PNUAI를 내세웠다. AI 핵심과 AI+X를 커리큘럼에 포함해 AI 전문가(Professional) 역량을 키우고 지역 기반 인재(Neighborhood) 육성을 목표로 한다. 중요 역량으로 첨단지식 습득력(Up-to-date)ㆍ자기 주도성(Autonomous)ㆍ창업 혁신가 정신(Innovation)을 꼽았다.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 현황 표. (사진=부산대학교 제공)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 현황 표. (사진=부산대학교 제공)

부산대 AI 대학원 가을학기 모집 일정은 다음 달 완료될 예정이다.  입학생은 첫 1년 입학금과 수업료 전액을 지원받는다. 현재 송길태 센터장과 감진규 부센터장을 중심으로 교원 18명이 인공지능 대학원에 속해 있다. 20명까지 정원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학원 커뮤니티 김박사넷에 따르면 '모집 전 교수님과 사전 컨택이 중요하다', '면접의 경우 ▶자료구조 알고리즘 ▶선형대수 ▶통계 ▶머신러닝(ML)과 딥러닝(DL) 관련 이론을 미리 알고 가라' 등의 의견이 있었다.

AI타임스는 부산대 송길태 AI융합연구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 속 부산대 AI대학원이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 속 지역 인재를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고자 하는 그의 굳은 결심을 엿볼 수 있었다.

부산대 국책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선정 비결은 무엇인까요?

사업 공모 당시 부산대학교의 강점을 내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융합연구센터 사업임을 고려해 지역 산업과의 융합을 강조했습니다. 

동남권과 부산의 주요 산업이 제조이기 때문에 AI+제조에 강점을 실었습니다. 국내 산업 중 제조가 차지하는 비율은 45%이며 그중 동남권이 25%를 차지합니다.

부산대 AI대학원 및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개원식. (사진=부산대 제공)
부산대 AI대학원 및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개원식. (사진=부산대 제공)

또한, 부산대학교는 부산대병원과 양산 부산대병원을 갖고 있어 AI+의료도 강점입니다. 부산은 전국 시, 도시 중 가장 초고령화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로 인한 여러 의료 관련 이슈들이 있습니다. 저희 AI 대학원은 의료 이슈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 공모 이전부터 제조와 의료 관련 교수진들이 이미 계셨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의료ㆍ제조의 산업적 측면과 지역 사회 공헌 측면을 내세웠습니다.

 

부산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가 선정되고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대학원 진학자가 줄었습니다. 어떤 대학이든 대학원생 모집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국책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학생들이 교육과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부담이 줄었습니다. 특히 AI 분야는 최근 들어 모두의 관심을 받는 분야라 타 분야에 비해 지원자가 많습니다.

보통 대학원생 모집 시 지원자가 모집 정원을 넘는 경우는 자주 없습니다. 부산대 AI 대학원은 이례적으로 지원자가 모집 정원의 2배를 넘어 면접을 통해 유능한 학생을 신중히 선별해야 했습니다.

AI융합연구센터 특성상 융합을 내걸고 시작해 비전공자 학생들도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습니다. 비전공자들이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도 많이 달라져야 합니다. 비전공자의 약점을 최소화하는 커리큘럼 구성에 노력 중입니다.

 

AI대학원과 AI융합연구센터는 사단법인 인공지능대학협회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두 기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 사업은 융합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둡니다. 국책 AI대학원은 기존 컴퓨터 공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공 심화 교육을 주로 합니다. 인공지능 대학원은 심화 인력 배출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다른 연구 분야와 인공지능의 융합 또한 중요합니다.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는 컴퓨터 공학 유사 전공이나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배워 다른 분야에 접목ㆍ응용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합니다.

인공지능 대학원에 비해 융합에 초점을 뒀다는 점을 제외하고 사업 내용상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부산대학교는 인공지능 교육과 AI+X를 통한 AI 핵심 인력 양성에 강세를 두는 편입니다.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는 산학협력에 기반해 설립되었습니다. 특별히 산학협력 중인 기업 설명 부탁드립니다.
개원식에 참석한 장석영 과기부 차관과 송길태 센터장. (사진=부산대 제공)
개원식에 참석한 장석영 과기부 차관과 송길태 센터장. (사진=부산대 제공)

제조 분야에서 산학 협력 중인 기업으로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 기업 코렌스가 있습니다. 코렌스는 최근 독일 자동차 업체 BMW와 협업해 전기차 부품 제공 계약을 맺었습니다. 최근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클러스터 단지를 곧 오픈할 예정입니다. 

의료 분야의 경우 크게는 부산대병원과 양산 부산대병원과 협업 중입니다. 그리고 병원과 연결된 약품 의료기기 등 관련 기업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기업들과도 협업해 인공지능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조ㆍ의료 분야 외에 진행 중인 인문학 관련 AI 융합연구 분야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소속 교수님 중 한국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30년 가까이 진행한 분이 계십니다. AI 대학원 학생 중 한글로 된 옛 서적을 인공지능이 해석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이 관련 연구를 하고자 인공지능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습니다.

부산대 AI대학원은 인공지능과 언어의 융합을 포함해 금융ㆍ태풍ㆍ지진 등 재해 쪽으로도 융합 연구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AI 전임 교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산대 AI대학원의 올해 교원 모집은 어땠습니까?

많은 대학이 그렇듯 부산대도 교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는 최근 들어 박사 인력이 배출되고 있어 AI 전문가가 적습니다. 그리고 교수 입장에서 생활하는 곳도 대학 선택을 고려할 때 중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아무래도 서울이 시설 면에서 유리해 우수 교원들이 서울로 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부산대는 국립대학으로서 교원 모집 시 한 전공에만 편중되게 배치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에 신임 교원이 많이 필요하더라도 그만큼의 교원을 충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인공지능에 대한 학교의 관심이 높아 AI 대학원 개원과 동시에 신임 교원 5명 보충 배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전임 교원 4명을 충원한 상태입니다.

 

마지막 국책 AI대학원으로 수도권 대학인 서울대와 중앙대가 선정됨에 따라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이 현상에 대한 센터장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지방거점 국립대인 부산대의 AI융합연구센터장으로서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은 우려스럽습니다. 국가 경쟁력 상승을 위해 전 지역에 AI 인재 양성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일각에서 인재를 한 곳에 집중시키면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AI 강국 미국은 전 지역에 인공지능 인재 양성 사업을 펼칩니다. 캘리포니아 주 안에서 실리콘밸리가 중심이긴 하지만 로스앤젤레스나 샌디애고도 인공지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 지역에 걸친 AI 육성 사업이 성과 부분에서 시너지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은 서울 뿐만 아니라 전 지역에 필요한 분야입니다. 제조 산업 특성상 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도권으로 인재가 쏠리면서 부산의 인력 마저 노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접목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인력 부족 현상을 완화해야 합니다. 

 

비수도권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 대학으로서 AI 핵심 인재 육성에 대한 계획 및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부산대학교 전경. (사진=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전경. (사진=부산대 제공)

수도권 인재 쏠림이 심한 상황에서 부산대 AI융합연구센터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해외에서 연구를 하며 국가 경쟁력을 위해 각 지역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발굴되지 못하고 내버려진 많은 지역 자원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부산대를 택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듬어지지 않은 지방 인재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학생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대 AI대학원 만의 지역적 강점을 활용해 세계를 기준으로 수준을 높일 생각입니다. 

 

송길태

부산대학교 AI융합연구센터장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학ㆍ석사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부 박사

▲전 스탠퍼드 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 

▲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 

▲전 해군사관학교 전산과학과 전임강사

AI타임스 정윤아ㆍ박유빈 기자 donglee04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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