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로봇을 통해 박물관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관람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서울역사박물관(배현숙 관장)에서는 관람객이 PC나 모바일로 원격조종해 박물관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로봇을 도입했다고 16일 공개했다.
텔레프레즌스는 'tele'(원거리)와 'presence'(참석)의 합성어다. 기존화상회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마치 상대방과 직접 마주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차세대 화상회의 시스템이다.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여기에 로봇 기술을 더해 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텔레프레즌스 로봇이 국내 병원, 대학 등에 사용된 적은 있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통해 박물관 전시 관람 뿐아니라 역사교육에도 참여하며, 도슨트(전시 안내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관람객이 로봇을 원격조종해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이동시키며 로봇에 설치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전시물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감상한다. 특히, 로봇을 통해 사람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로봇에 설치된 모니터와 스피커, 마이크 등 음향시스템을 통해 도슨트와 대화하고 전시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우선 박물관에 직접 오기 어려운 연세암병원 병원학교(최은경 교장) 환우 학생들을 대상으로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활용한 원격관람 및 역사교육을 6월 29일(화)~10월 12일(화)까지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박물관 로봇은 박물관의 기본정보, 전시품, 편의시설 등을 안내하는 수준의 로봇이었다면,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사용자 중심으로 원격 조종이 가능해 장거리에서도 현장성을 느낄 수 있으며, 소통적 측면에도 기여한 점 등 기존의 안내 로봇과는 다른 차별화 된 특성을 보인다.
학생들은 이 로봇을 이용해 상설, 기획 전시실을 관람하고 강사에게 질의 응답하는 등 실제로 박물관에 온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별명왕 육조거리, 서울역사의 길 종로탐험, 나무인형의 비밀 3가지 주제로 운영할 예정으로 상설 기획전시와 연계한 교육을 통해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와 세계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시범운영 이후에는 박물관 접근이 어려운 환우는 물론 장애인, 도서벽지 학급, 해외거주자, 그리고 일반시민에게도 관람과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온라인 교육에 소외된 대상을 발굴해 1:1 방식으로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활용한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국내 박물관, 미술관 중 최초로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도입해 원격조종만으로 전시를 관람하고 교육도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히며 "박물관 접근이 어려운 해외거주 외국인, 도서벽지 학급, 환우, 장애인 등에게 원격관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공간 등 물리적 경계를 초월하는 미래교육의 새로운 대안이 되는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통해 시모나 할루포바 체코 흐루딤 인형극박물관장이 국제교류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체코 흐루딤인형극박물관과 공동주최한 국제교류전 '나무 인형의 비밀'은 코로나19로 직접 오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로봇을 활용한 원격 회의를 통해 전시 점검부터 개최 축하까지 전시 준비의 전 과정을 화상회의 등 원격으로 함께 참여했다.
AI타임스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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