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상 실적 앞에 선 장정훈 인텔리빅스 대표. (사진=김동원 기자)
많은 수상 실적 앞에 선 장정훈 인텔리빅스 대표. (사진=김동원 기자)

사람 감각기관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건 시각이다. 보통 사람 기준으로 약 70%의 정보를 시각이 인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장 상태, 기계 결함, 도로 정보, 보안 상태 등을 가장 빨리 알아채는 건 시각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각을 지배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기술 전쟁이 계속돼왔다. 전쟁 선두에 선 기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이다.

이 기술은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센서에 찍힌 영상을 AI가 분석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화재가 발생했을 때 CCTV가 영상을 분석해 AI가 불이 났다는 것을 감지하고 경고해주는 방식이다. 사람이 쓰러지거나 도둑이 들었을 때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해당 기술 선두 자리에는 인텔리빅스가 있었다. 2000년 설립된 회사는 2005년부터 지능형 CCTV 사업을 개발해왔다. 첫 번째 제품을 아직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인 2008년에 출시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지능형 CCTV 인증을 첫 번째로 받은 회사이기도 하다.

인텔리빅스는 최근 관제, 보안과 더불어 교통, 산업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 사용이 많아지면서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2018년 50억원이던 회사 매출이 지난해 두 배 이상 높은 102억원으로 상승했다. 시장 성장에 힘입어 회사는 2023년 상장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지능형 영상분석 '원조' 기업의 기술력을 알아보기 위해 장정훈 대표를 만났다.

자체 영상분석 기술과 AI 기술로 오픈소스 기반 기업과 차별화

"영상분석 기술은 기술력에 따라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다릅니다. 같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기술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채널 수가 8배 이상 차이날 수 있습니다."

장정훈 인텔리빅스 대표
장정훈 인텔리빅스 대표

장정훈 대표는 인텔리빅스에서 17년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한 경력답게 기술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인텔리빅스는 영상분석에 사용되는 코어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해당 영상분석 코어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는 "우리는 국내 비전AI 업체 중 가장 다양한 영상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보통 국내에는 코어 기술이 있으면 플랫폼이 없거나 반대로 플랫폼이 있으면 소프트웨어가 없는데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모두 잘 갖춰져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텔리빅스는 모션 기반 영상분석과 딥러닝 기반 객체 검출, 분류, 인식 기술 등을 모두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오픈소스만 사용하는 업체의 기술과 차별된다. 오픈소스를 활용했을 때 한계가 있는 부분을 자체 기술력으로 보완했다. 오픈소스로 80점의 점수를 낼 수 있다면 인텔리빅스는 자체 기술력으로 90점~95점 이상 점수를 낼 수 있는 것.

2005년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개발을 시작한 업력도 여기에 점수를 더한다.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딥러닝을 하면서 영상분석 정밀도가 높아졌다. 장 대표는 "영상분석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얻기가 쉽지 않은데 사업을 오래 영위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며 "이것이 타 업체가 우리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하는 진입장벽"이라고 설명했다.

인텔리빅스 기술을 활용해 영상 속 보행자를 분석하고 있는 화면. (사진=인텔리빅스)
인텔리빅스 기술을 활용해 영상 속 보행자를 분석하고 있는 화면. (사진=인텔리빅스)

보안, 건설, 교통, 유통,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 적용

인텔리빅스 영상분석 기술은 지자체와 군부대, 공공기관, 공항, 대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GOP에서 적 침투나 탈북자 발견 등에 쓰이고 있고, 공항 등 경계가 필요한 분야에서도 사용 중이다.

건설 현장과 공장 등에도 작업자 안전을 위해 사용된다. 작업자가 안전모 등 안전장치를 착용했는지, 위험한 곳에 가지 않는지 확인하고 관리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에도 쓰인다. 서울시와 협업해 도로 내에 어떤 차종이 지나가고 어떤 방향을 가는지 분석해서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적용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팜과 스마트 리테일 분야에도 기술을 접목했다. 스마트팜에는 소나 돼지가 출산할 때 안정된 상태에서 하는지 등을 감시하고 분석하는데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리테일 분야에는 고객 동선 파악을 해 쇼핑 정보를 알려주는데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장 대표는 "카메라 센서를 이용하는 모든 분야에 우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엣지와 서버 모두 아우르는 신제품 올해 중 출시 예정

회사는 7월이나 8월 중 엣지단에서 영상분석을 하는 'AI 박스(AI BOX)'를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은 모두 완료된 상태다.

AI 박스는 CCTV에서 실시간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 서버단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중앙집중식'과는 다르다. CCTV에 수상한 사람이 찍혔을 경우 중앙집중식은 서버에서 수상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AI 박스는 CCTV 단말단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다. 데이터 추출 시간과 분실 위험을 줄이는 긍정 효과가 있다.

인텔리박스가 7~8월에 출시 예정인 엣지 디바이스 'AI 박스'의 모습. (사진=인텔리빅스)
인텔리박스가 7~8월에 출시 예정인 엣지 디바이스 'AI 박스'의 모습. (사진=인텔리빅스)

올해 말에는 엣지단과 서버단에서 모두 데이터를 추출하는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컴퓨팅 파워가 약한 엣지단과 시간이 소요되는 서버단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다. 엣지단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1차로 거르고, 꼭 필요한 정보만 서버단으로 보내 보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데이터를 추출한다. 데이터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은 줄이면서 복잡하고 난해한 정보까지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장 대표는 "7~8월 중 엣지단에서 이뤄지는 장비와 올해 말까지 엣지와 서버 모두 이용하는 플랫폼을 출시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다음 과제는 상장이다. 장 대표는 2023년으로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종합 비전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상장이 필요하다"면서 "상장을 마친 후 기업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술을 수출 중인 일본 외에도 다양한 국가에 우리 기술을 알리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지능형 영상분석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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