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현대 예술과 인공지능(AI)의 융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강연이 펼쳐졌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전유진 미디어 아티스트(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랩 대표)는 ‘예술과 인공지능 융합의 다양한 양산’을 주제로 다양한 AI 활용 예술 사례와 아티스트가 가져야 할 관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강연은 ▲AI 기술을 활용한 예술 ▲AI에 관한 담론‧쟁점을 다루는 예술로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AI 기술을 창작에 응용한 사례 ▲AI-generated art 등 알고리즘이 생성하는 예술 ▲로보틱스, 오토메이션 등 인공지능의 이론보다는 응용에 초점을 맞춘 작업에 관해 소개됐다.
2부에서는 ▲AI에 대한 비관·낙관론을 반영한 예술 ▲AI에 대한 사회 반응을 담은 작업 ▲AI로 인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프로젝트 ▲데이터 독점, 데이터 편향 등 쟁점을 다룬 작업으로 강연이 진행됐다. 전유진 미디어 아티스트는 ‘서울익스프레스’라는 미디어아티스트팀의 구성원으로 여러 가지 장르를 결합한 ‘다원 예술’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나 전시를 만드는 활동과 작품을 진행하고 있다.
“AI시대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전유진 작가는 AI를 활용해 그림을 그린 작품과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창의성’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전 작가는 “해롤드 코헨이 고안한 AI ‘애론(AARON)’은 테이트 갤러리에 전시됐고, 수만 파운드에 판매돼 유명해졌다”며 “그림을 그리는 머신으로 1973년부터 프로젝트가 시작돼 아직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알고리즘(GAN·생성적 적대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AI 작품을 설명했다. “AI가 기존의 화풍을 모방하는 것부터 시작해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넥스트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라는 프로젝트에서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이 아니지만 렘브란트가 그린 것처럼 완성된 그림이 비싸게 팔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비어스 프랑스 연구팀은 화가들의 화풍을 학습한 ‘AI’로 그림을 제작해 경매하기도 했다”며 “미국 럿거스대학·페이스북이 개발한 아이칸(AICAN)’은 기존 화가들의 화풍을 학습해 기존에 나와 있지 않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작품이 제작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AI가 그린 작품이 창의적인가에 대한 화두가 던져졌다”며 “AI가 ‘창의성’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하게 만드는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습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근본적으로 창의적일 수 없다는 의견과 학습에 기초하면 다 창의적일 수 없는 것인가 그러면 사람의 창의성도 다시 정의해야 하지 않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시각화한 작품부터 AI로 실시간 진화하는 작품까지 ”
전 작가는 AI를 활용한 작품들을 소개하며, AI가 현대 예술에서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은 데이터를 시각화한 작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작가”라며 “이 작가는 데이터가 하나의 물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부터 AI와 융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의 여성 작가는 프랑켄슈타인의 초상화를 AI로 완성시켰다”며 “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 데이터 셋을 가지고 학습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작가의 의도에 맞춰 알고리즘과 데이터들이 선택된다”며 “관객들로부터 선택받은 그림이 계속 진화하는 형태의 작품도 있다”고 언급했다.
“AI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전 작가는 예술적 상상력을 비관‧낙관론에서 벗어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가는 사회의 변화를 읽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예술작업을 다시 어떻게 위치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AI에 대해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작업도 예술이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와 역할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예술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진행형’”이라며 “예술에서도 창작에 대한 관점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인공지능 그리고 아트&테크’를 주제로 7월 21일부터 8월 13일까지 ACC 라이브러리 파크에서 총 4차례 특별 강연을 개최하고 있다. 장성권 ACC 문화창조과 창제작·레지던시 전문위원은 "아트 & 테크 강연은 창제작 워크숍의 일환으로 교육과 실습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며 "강연은 누구나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