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도 산불과 그로 인한 극심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 휴스턴대학의 최윤수 교수가 이끄는 대기질예측모델링랩은 이를 빠르게 예측하는 오존예보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셔터스톡).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도 산불과 그로 인한 극심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 휴스턴대학의 최윤수 교수가 이끄는 대기질예측모델링랩은 이를 빠르게 예측하는 오존예보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셔터스톡). 

미국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뉴욕 대기질까지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휴스턴대학에서 AI 기술로 오존 오염도를 최대 14일 전까지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12일(현지시간) 환경의학 전문매체 EHN(Environmental Health News) 보도에 따르면 이는 한국인 최윤수 교수가 이끄는 대기질 예측 모델링랩이 만든 것으로, 2019년 개발된 ‘오존예보시스템’을 보강한 것이다.

오존은 ‘대기 상층 오존’과 ‘지상 오존’ 두 가지로 나뉜다. 대기 상층 오존은 태양의 자외선 복사를 막아주지만 지상 오존은 사람의 폐를 자극하는 유해 오염물질이다. 특히 무덥고 건조한 날 대기 중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지난 해에 이어 올해 극심한 폭염을 겪은 미 전역에서 관련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연구진은 나선형 인공신경망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텍사스주 내 21개 관측소에서 수집한 대기오염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후 매일 달라지는 기온, 습도, 기압 등 기상데이터를 추가했다.

인공신경망 방식이 아닌 전통적 대기질 예측 방법은 수학 방정식으로 정교한 수치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많은 오염 발생 지역을 선정해 ▲장비별 오염물질 배출계수 ▲장비별 연료사용량 등이 특정 지역을 어떻게 가로질러 사람에게 악영향을 주는지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공식을 활용한다.

최윤수 교수와 그의 연구소에서 박사과정 중인 알카마 세이드. (사진=University of Houston). 
최윤수 교수와 그의 연구소에서 박사과정 중인 알카마 세이드. (사진=University of Houston). 

이 방정식들은 한 번에 풀이가 끝나지 않고, 상황별 예측시간에 맞춰 계산해야 하므로 비효율적이다. 최윤수 교수는 “2, 3일치를 예측하려면 슈퍼컴퓨터를 사용해도 몇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수치 모델이 오염물질 농도를 계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정식과 매개변수는 업데이트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AI 모델은 이러한 소모적인 계산 없이 오존을 예측한다. 이들은 과거 대기질 데이터를 오존예보시스템에 주입해 모델을 학습시킨다. 관찰된 패턴을 바탕으로 앞으로 오존이 얼마만큼 존재할 것인지 추측한다. 최 교수는 시스템이 단 몇 분 안에 14일 후 나타날 대기질지수를 예측하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 14일 후 확인 결과 정확도는 평균 90%에 달했다.

AI의 또다른 장점이 있다면 업데이트에도 적응한다는 것이다. 이전 학습에서 오류가 있었다면 수정하면서 예측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측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를 주입해 다시 학습시킬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날씨 현상에도 수학 공식에 대입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데이터를 훈련시킬 수 있는 것이다.

미 환경보호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셰리 헌트 기후·에너지 연구소 수석 책임은 “지난 달 뉴욕 맨해튼 대기질지수가 150을 돌파하면서 심혈관이나 호흡질환 환자가 증가했다”며 “서부, 동부 가릴 것 없이 전국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헌트 책임은 이어 “이같은 AI 대기질 예측 시스템이 의료계와 결합된다면 올해처럼 대기오염 탓에 실질적 증가율이 높아진 공중 보건 시스템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원에서 오염 수준이 2주 전에 어떻게 악화할지 미리 안다면 의료진이 사례를 작성하거나 대비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관련기사]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인공지능(AI)을 긴급투입한다

[관련기사] 인공지능(AI)이 이런 것도 예측한다...번개, 우박, 미세 지진까지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