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대학교가 광주·전남 최초로 메타버스 활용 수업을 도입했다. 메타버스 활용 수업 '의사소통 2' 강의 모습.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동신대학교가 광주·전남 최초로 메타버스 활용 수업을 도입했다. 메타버스 활용 수업 '의사소통 2' 강의 모습.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대학가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대학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강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신대학교는 광주·전남지역 대학 최초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강의를 선보였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시‧공간 등 물리적인 제약 없이 활동하고 현실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다.

기자가 지난달 30일 동신대 메타버스 수업에 참관한 수업은 ‘의사소통 2’다. 동신대는 이번 학기 메타버스 강의 도입해 5개 전공과 2개의 교양 교과목에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VR 기기를 활용하면 실험 및 실습까지 가능하다. 이날 기자가 참여한 수업은 강의실과 학생들끼리 토론이 가능한 컨퍼런스 부스에서 진행됐다.

동신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메타버스 활용 '의사소통 2' 강의 모습.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동신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메타버스 활용 '의사소통 2' 강의 모습.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 다양한 강의실로 흥미 유발, 학생 집중도까지 파악할 수 있어

이날 메타버스 활용 수업을 진행한 박순희 교수는 “1~2주는 줌(ZOOM)을 활용해 수업을 했고, 앞으로 메타버스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중간고사 이후로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혼합적 수업 방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메타버스 수업은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수업이 어렵지만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가능하다”며 “다음에는 야외 수업을 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이 각각의 아바타로 입장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학생들이 각각의 아바타로 입장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먼저 강의실에 입장하기 위해 로그인 후 아바타를 만들어야 했다. 이미지 사진을 이용해 실제 ‘나’와 비슷한 아바타를 만들 수 있었다. 메타버스로 구현된 강의실에 접속하자 소강당에 각자 만든 아바타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수업이 시작되자 ‘자동 앉음’이 작동돼 자동으로 앉아 수업을 듣고 있었다.

동신대학교 학생들이 메타버스로 구현된 강의실 '컨퍼런스 홀'에서 조별 활동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동신대학교 학생들이 메타버스로 구현된 강의실 '컨퍼런스 홀'에서 조별 활동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이날 ‘의사소통 2’ 수업을 진행한 박순희 교수가 출석을 부르자 학생들은 아바타로 손을 들며 마이크를 켜 대답을 했다. 강의실은 실제 강의실처럼 구현이 됐다. 벽에 걸려 있는 시계도 실제 시간과 같이 돌아가고 있어 디테일을 더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과 인사하며, 지난 수업 내용과 이번 수업에서 진행될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미리 녹화해 놓은 수업자료를 메타버스 강의실 속 스크린에 띄워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 중간 학생들은 손을 들어 질문하고, 교수도 돌아다니며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바타의 얼굴의 방향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파악할 수 있어 교수가 실시간으로 수업의 집중도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미지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으로 강의 내용을 기록할 수 있고, 손을 들거나 앉을 수 있는 간단한 행동을 하는 기능도 찾아볼 수 있었다.

메타버스 플랫폼 컨퍼런스 홀에서 학생들이 조별 활동을 하고 있다. 컨퍼런스 부스 안에서만 목소리가 들린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메타버스 플랫폼 컨퍼런스 홀에서 학생들이 조별 활동을 하고 있다. 컨퍼런스 부스 안에서만 목소리가 들린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이후 학생들이 조별 활동을 할 수 있는 컨퍼런스 홀로 장소를 옮겨 수업이 이어졌다. ‘엑스포 홀 컨퍼런스’라는 곳에 입장하자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무대도 있고, 다양한 부스도 존재했다. 교수가 미리 설정해 부스마다 ‘조 이름’이 붙어 있어 쉽게 각자의 팀을 찾을 수 있었다. “각자 부스로 들어가서 조별 발표 회의를 하세요”라는 교수님의 말소리에 학생들은 부스로 향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컨퍼런스 홀에서 학생들이 조별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메타버스 플랫폼 컨퍼런스 홀에서 학생들이 조별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자신의 조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학생도 보였다. 부스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돼 있고, 학생들은 조장을 중심으로 각자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내용은 ‘프레젠테이션 발표 주제를 정하고 각자 역할 분담을 나눴다. 간혹 시스템적 문제로 마이크가 되지 않아 회의 참석 못 하는 애로사항도 발견됐다.

기자는 이날 메타버스 활용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과 가상공간 속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기자는 이날 메타버스 활용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과 가상공간 속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 실제와 같은 생생함과 재미 느껴…"비대면 수업 중 몰입도는 최고"

학생들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에서 실제와 같은 생생함과 재미를 느끼고, 대면 수업의 아쉬움을 달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오랜 기간 비대면 수업으로 지친 학생들은 대면 수업에 대한 갈증을 내비쳤고, 대면 수업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수업 방식으로 메타버스 활용 수업을 꼽았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이아영 동신대 물리치료학과 학생(20)은 “실제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며 “친구들과 앉아서 수업 듣고 활동하는 것이 생동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수업보다 대면 수업이 더 좋다고 느끼지만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한다면 메타버스 수업처럼 생생한 수업이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ZOOM 수업처럼 실제 얼굴이 보이지 않아 부담감이 줄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수업이 진행되는 중 시스템적 불편을 느끼기도 했다. 심규진 동신대 물리치료학과 학생(20)은 “학생들의 기기기의 성능이 다 달라 불편함을 느꼈다”며 “회의를 할 때 마이크가 안 된 친구가 있어 회의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면 수업을 할 수 없다면 수업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메타버스 수업이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동신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메타버스 활용 '의사소통 2' 강의 모습. (사진=동신대학교 메타버스 수업 캡처).

◆ "대면 수업 대신할 수 있는 학습효과 기대"

메타버스 강연에서 교수가 준비해야 할 사항도 굉장히 많다. 박순희 교수는 “메타버스 수업을 위해 메타버스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익히고 메타버스 안에서 학생들에게 보여줄 콘텐츠를 미리 제작해야 했다”며 “PPT 제작, 동영상 강의, 메타버스 강의실 활용 등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수들이 고민하는 것은 대면 수업이 어려운 지금 어떻게 하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라며 “교수‧학생 모두 생소하지만 메타버스 활용 수업이 숙달되면 긍정적인 수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 플랫폼 속 다양한 강의실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신선하고 학습효과도 높은 수업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활용 수업은 강의실의 다양성과 그래픽 요소가 뛰어나고 시‧공간 제약이 없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들이 수업 듣는 환경이 같지 않다는 애로사항이 드러나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 가운데 MZ세대의 대면 수업의 갈증을 대신해 흥미를 이끌고, 생생한 수업이 이뤄질 수 있어 가상 환경 수업에 학생들이 익숙해지면 비대면 학습 효과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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