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시작돼 5일간 열리는 '2021 넥스포 인 순천'에 대한 반응이 신통치 않다. 요란한 홍보에 행사장을 찾았다가 '재탕 콘텐츠', '특색 없는 부스'에 실망해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순천시는 당초 넥스포를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별 볼 일 없는 소문난 잔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21 넥스포 인 순천'은 올해 처음 열리는 순천형 4차산업혁명박람회이다. 당초 행사의 취지는 지역 기업 및 시민의 기대감과 이해도를 높이고, 관련 분야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는 것. 시는 순천의 미래먹거리를 찾아내는 신산업을 발굴하고 박람회를 통해 순천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의욕으로 넥스포를 기획했다.
KT와 웅진씽크빅 등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60여 개가 넘는 AI·드론 등 기업들도 참여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분위기는 고조되는 듯 했다. 그러나 면면을 살펴보니 전남 소재 기업은 11개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순천 소재 기업은 달랑 5개에 그쳤다. 지역의 기업들이 성장하고, 새로운 신산업을 발굴한다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욱이 기존 박람회들과 차별성 없는 콘텐츠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설상가상 소비자를 끌어당길만한 유인책마저 충분치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광주광역시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광주 ACE Fair', 지난 8월 부산에서 개최된 ‘2021 K-ICT WEEK in BUSAN’,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가상증강현실 박람회' 등과 비교해 규모, 콘텐츠 면에서 크게 뒤쳐진다.
예산·인프라 등 기초단체 차원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넥스포는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순천시가 4차산업 선도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생태도시', '교육의 도시'라는 특색을 살려야 한다. 소모적·전시적 예산 낭비가 큰 유사·중복성 콘텐츠는 과감히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 특히 현 단체장인 허석 순천시장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시성 행사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꼼꼼하고 치밀한 기획을 통해 소규모지만 지역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