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넥스포 제1 전시장 입구를 장식한 3D 홍보영상 게이트. (사진=박혜섭 기자).
순천 넥스포 제1 전시장 입구를 장식한 3D 홍보영상 게이트. (사진=박혜섭 기자).

순천시가 개최하는 4차 산업혁명 박람회 '제 1회 NEXPO in 순천(넥스포)'가 전남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리고 있다. 각종 체험행사를 마련하는 등 구색은 맞췄으나, 지역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 지역산업과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이 대상 코딩 교육부터 농업 미래까지 체험행사 마련

제1 전시장. 아치형의 미래를 표현하는 3D 영상이 재생되는 게이트를 지나자 참가기업을 홍보하는 타워가 보인다. 이 타워를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처음 만나는 것은 넥스트 홈·스쿨·팜·스토어라고 이름 지어진 4개 부스. 흔히 ‘스마트’라고 부르지만 넥스포에서는 미래를 뜻하는 동시에 박람회 이름과도 맞아떨어지는 ‘NEXT’를 붙였다.

넥스트 스쿨 부스로 들어가니 ‘웅진 씽크빅’의 코딩 교육이 전시 중이다. 이는 넥스포 박람회와 같은 날 개관한 ‘순천만잡월드’와도 연관이 있다. 넥스포 박람회 제2 전시장과 근접한 곳에 오픈한 순천만잡월드는 호남 유일의 어린이·청소년 진로체험관으로, 다양한 직업체험을 통해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공간을 주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한 아이가 태블릿PC를 이용해 코딩을 공부하고 있다. (사진=박혜섭 기자).
한 아이가 태블릿PC를 이용해 코딩을 공부하고 있다. (사진=박혜섭 기자).
웅진 씽크빅의 코딩테이블은 아이가 만드는 코딩에 따라 코딩로봇이 움직이는 방식의 교육법이다. (사진=박혜섭 기자).
웅진 씽크빅의 코딩테이블은 아이가 만드는 코딩에 따라 코딩로봇이 움직이는 방식의 교육법이다. (사진=박혜섭 기자).

초등학생도 코딩을 배우는 시대에 맞게 부스 안에는 놀이로 배우는 코딩 테이블과 태블릿PC가 놓여져 있다. 엄마를 따라 전시장을 방문한 아이들은 관계자 설명을 들으며 코딩에 여념이 없다. 웅진 씽크빅 측은 “부스에서는 어디서부터 코딩을 가르쳐야 할지 막막한 학부모를 위해 맞춤형 상담도 하고 있다”며 “박람회 기간 동안 단순한 체험학습이 아닌 교육 컨설팅 역할도 담당한다”고 말했다.

넥스트 스쿨 옆에는 넥스트 스토어가 자리했다. 롯데정보통신에서 참가해 자사 무인 스토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안면인식으로 매장을 출입하는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대를 파악하고 3D 카메라 센싱이 내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IoT 센서가 공기질 체크는 물론 온·습도와 화재감지도 맡는다. 미래형 종합 유통 매장을 목표로 무인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 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이 넥스트 스토어에 전시한 미래 무인 스토어 전경. (사진=박혜섭 기자).
롯데정보통신이 넥스트 스토어에 전시한 미래 무인 스토어 전경. (사진=박혜섭 기자).

강원도 고성군에 소재한 도넛팜은 새로운 친환경 수경재배법을 제시한다. 넥스트팜 부스 전체에서 업체의 원형 회전식 수경재배 기계가 가동되고 있다. 도상규 대표는 이 기계에 대해 “기존 컨테이너 1개가 들어가는 9평 공간에 60대 설치가 가능해 효율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식물생장용 LED 조명을 비춰 키우기 때문에 날씨에 상관없이 연중 생산한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도 대표는 “상추의 경우 한 평당 최대 40포기가 생산되는 기존 방법에 비해 도넛팜은 2단 기준으로 1200포기를 재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넛팜의 LED 조명 기반 친환경 수경재배 기계. (사진=박혜섭 기자).
도넛팜의 LED 조명 기반 친환경 수경재배 기계. (사진=박혜섭 기자).

로봇·자율주행 기업도 출동

첨단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넥스포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로봇과 자율주행이다. 넥스트 홈 부스에서는 집안에서 도우미 역할을 하는 가정용 로봇을 만나볼 수 있다. 엑사로보틱스가 출품한 세탁물 수거 로봇 ‘코리’는 세탁한 빨래를 걷어 바구니에 착착 넣어 전달한다. 호텔 투숙객을 위해 최대 200㎏까지 캐리어를 싣고 움직이는 ‘벨보이’도 눈에 띈다.

엑사로보틱스의 가사 도우미 로봇. (사진=박혜섭 기자). 
엑사로보틱스의 가사 도우미 로봇. (사진=박혜섭 기자). 

이들 로봇은 지난 4월 업체가 ‘2021 코리아 로봇 쇼’에서 선보인 제품들로 순천시에서는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엑사로보틱스 관계자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첨단센싱과 AI를 탑재한 이 로봇은 가사부터 배송, 서비스까지 일상생활에서 보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 전시장과 2 전시장 사이를 이동할 때는 자율주행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이 셔틀버스는 지난 2019년 롯데정보통신에서 뉴질랜드 ‘오미오(Ohmio)’사 차량을 도입한 것이다. 운전석과 핸들이 없는 자율주행차로는 최초로 국토부에서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해 현재 세종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를 달리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이 넥스포 기간 동안 제공하는 자율주행셔틀버스. 사전예약을 통해 탑승할 수 있다. (사진=박혜섭 기자).
롯데정보통신이 넥스포 기간 동안 제공하는 자율주행셔틀버스. 사전예약을 통해 탑승할 수 있다. (사진=박혜섭 기자).

관람객들은 넥스포 기간 동안 시간대별로 사전예약을 하고 탑승할 수 있다. 내부에는 4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과 입석 승객을 위한 손잡이가 달려있다. 최대 탑승객 수는 약 15명이며 최대 운행 속도는 20km. 주행 시간은 약 20분 정도다. 차량에 탑재된 네 개의 라이다 센서는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주행을 마친다.

안전요원으로 탑승객을 맞이하는 김대선 롯데정보통신 책임은 “넥스포 참가를 위해 1주일 동안 도심환경에서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신호등 연계나 좌·우회전 경로를 생성하고, 안전검증 사전 테스트를 거쳤다”며 “2~3년 후 상용화를 시키고, 이후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 국산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 콘텐츠 부재·지역산업 연계 미흡

한편 넥스포는 순천시가 올해 처음 치르는 행사다. 국내 최대 규모의 4차 산업혁명 박람회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이를 증명하기에는 미흡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체험공간이 주를 이룬 제2 전시장은 넓은 면적에 비해 퀄리티는 부실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모빌리티 상설체험장에서는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전기이륜평행차라는 딱히 새로울 것 없는 기구를 제공한다. e스포츠게임관도 들어가니 실상은 ‘좀더 넓은 PC방’의 모습이다. 미래기술체험관은 드론업체들이 각 부스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드론 배틀 게임은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6년간 개최 중인 타 지역 드론미션대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AI인지솔루션 미래교육체험관도 VR 플랫폼을 이용한 활쏘기 게임 외에 특별한 게 없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AI인지솔루션 미래교육체험관 전경. (사진=나호정 기자). 
AI인지솔루션 미래교육체험관 전경. (사진=나호정 기자). 

같은 호남 지역과의 상생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넥스포에 전국에서 6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전남 지역 기업은 11개, 광주 기업은 10여개 정도다. 2년 전부터 ‘AI 중심도시’를 표방하고 100개 이상의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은 광주시와의 협력도 되지 않아 보였다. 관람객 이 모씨는 “이렇게 좋은 박람회를 대부분 시민들이 모르고 있다”며 “홍보가 부족한 건지, 반쪽짜리 행사로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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