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기반 '안성천' 생물종 분석에 나선다. 안성천은 향후 조성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주변 하천이다. 양사는 이번 생물종 분석을 지역 주민과 함께 진행하며 지역 청년들에게 환경·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안성천 종(種) 다양성 연구 및 디지털 그린 인재 양성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협약식에는 안드레아 델라 마테아(Andrea Della Mattea)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장과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 김윤욱 SK하이닉스 지속경영담당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등 IT기술을 기반으로 지역 주민,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와 함께 안성천 일대의 생물 종이 다양화되는 모습을 관찰하기로 했다. 또 지역 청년들에게 환경·데이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전후 수생태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도 용인 일대 415만㎡(126만 평) 부지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50여개사가 입주하는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다.
SK하이닉스는 이 클러스터에 122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공장 4개를 건설한다. 오는 4분기 착공을 시작해 2025년초 1단계 팹이 준공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SK하이닉스는 월 최대 80만 장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513조원 규모의 생산이 유발되고, 188조원의 부가가치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1만 7000여 명의 고부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첫 삽을 뜨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산단 폐수로 인한 수질오염 우려로 지역 주민과 대기·수질오염 우려로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산단 방류수의 수질·수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개선하고, 방류수의 수질 상태와 방류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동 조사를 해 그 결과를 매년 공개하기로 했다. 모든 조사과정에는 주민참여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번 사업은 그 일환 중 하나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전후의 수생태계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할 방침이다. AI 분석을 위해 필요한 기초 데이터 수집은 지역 주민과 SK하이닉스 임직원이 맡는다.
이들이 스마트폰 카메라 등 IT 기기를 활용해 모은 생물의 데이터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에 저장하면, AI가 종을 식별하고 범주화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전문가들에게 제공돼 생물의 종 다양성에 대한 연구를 이끌고, 연구 결과는 일반에게도 공개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 중인 교육 프로그램과 환경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환경 분야에서 성장하기를 원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일자리로 연계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추진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가동을 시작하면 정화된 물이 방류되면서 안성천의 수량이 많아져 먹잇감이 풍부해지고 생태계가 활성화돼 다양한 종류의 생물이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변화가 건강한 환경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관계자의 참여 속에서 과학적으로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은 "IT기술을 이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ESG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같은 목표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게 됐다"며 "용인 클러스터를 더욱 건강한 상생 환경 단지로 만들기 위해 여러 분야의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