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서구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경증치매를 앓고 있는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A씨는 집을 비운 사이 부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SOS 서비스를 통해 위기상황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부인이 홀로 집을 나섰다면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부인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처도 가능해졌다.
광주광역시 서구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돌보는 각종 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어르신 말동무 AI 로봇을 보급해 치매 예방에 선제적으로 나선 데 이어 환자가 살기 편리한 마을을 조성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치매 유병률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광주 서구는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을 위한 AI 돌봄 로봇을 보급한다. AI 돌봄로봇 '해온이'는 광주 서구가 치매사업 분야 최초로 AI 기능을 접목한 돌봄로봇이다.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기술을 접목해 120만건의 회화 전개가 가능하고 보호자, 관리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돌봄 인형의 목소리로 어르신과 대화도 할 수 있다.
AI 기업 미스터마인드(대표 김동원)가 개발한 AI 돌봄로봇은 기존 AI 스피커와는 달리 친구처럼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른 인형과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무미건조한 명령어 위주가 아닌 감정이 담긴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대화에서 습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어르신의 감정을 분석함으로써 치매와 우울증, 자살, 고독사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퀴즈나 인지카드 등을 활용한 1대1 개인별 맞춤형 인지훈련을 제공해 치매예방 효과를 강화한다. 서구는 치매환자를 더불어 인지장애 고위험군, 일상에서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독거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광주 서구는 고령자에 알맞은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보건·의료,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돌봄서비스사업도 펼치고 있다.
서구는 올 초 LH 한국토지주택공사·도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쌍촌주공아파트 104세대, 금호시영아파트 10세대를 케어안심주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영구임대아파트의 경우 좁고 불편한 구조로 구축돼 있다. 이에 어르신이 생활하기에 취약한 환경일 수밖에 없다. 특히 높은 문턱과 미끄러운 화장실 바닥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 예방을 위해 작업치료사가 직접 세대를 방문, 건강상태와 집안 장애물을 확인한 다음 거주 어르신의 욕구를 반영 집수리를 추진한다. 고령자에게 가장 큰 장애물인 문턱을 제거하고 화장실 미끄럼 방지 타일 시공 및 높낮이 조절 세면대를 설치해 낙상 예방과 편리성을 높였다. 더불어 AI 스피커를 통한 복약알림과 음악감상 등 기능이 더해지게 됐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최근 시범사업에 착수한 '고령자 맞춤형 스마트돌봄 사업'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영구임대주택에서 해당 사업을 수행키로 했다. 광주 서구청은 돌범서비스 운영을 책임지기로 했다. 고령자 맞춤형 스마트돌봄 사업은 AI나 사물인터넷 등을 설치해 거동이 불편하고, 자칫 위급상황에 처하기 쉬운 고령자들을 24시간 밀착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매일 아침 신문을 보면서 아침식사를 즐기던 홀몸 어르신이 몸이 불편해 움직임이 없는 경우 모니터링으로 이를 감지하고 돌봄관리사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돌봄관리사는 가정을 방문해 문제를 확인한 뒤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병원으로 노인을 이송하는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활동, 외출, 수면 등 개인별 생활패턴 데이터를 미리 분석한 뒤 돌봄 대상자의 생활에 특이 패턴이 나타나는 경우 관리자에게 알려 위험 요인이 있는지 점검한다. 아울러 치매 등으로 외출 시 주의가 필요한 입주민의 경우 사전 동의를 거쳐 외출 시 위치와 동선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위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입주민의 기저질환을 기준으로 복약시간이나 돌봄 방문일정 등을 개인 맞춤형 음성안내도 해준다. 치매환자 등이 외출할 때에는 돌봄대상자의 동선과 위치를 파악한 뒤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관계기관이나 보호자에게 알려준다. ‘24시간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새로 지어지는 고령자복지주택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영구임대주택 등에도 적용된다. 이번 시범사업이 실시되는 광주 쌍촌 영구임대주택도 지은 지 30년이 된 아파트이다.
시범사업은 국토부가 총괄적인 지원을 맡고, LH와 민간단체인 복지마을이 스마트기기 설치비, 광주서구청은 돌범서비스 운영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범사업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스마트 돌범서비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해당 모델로 고령자복지주택은 물론 기존에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 등에도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서구 관계자는 “케어안심주택 조성과 함께 AI돌봄케어서비스가 결합된 고령자 맞춤형 주거지원 사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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