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이하 과기정통부)가 2022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구개발(R&D) 정책을 구체화했다. 내년부터는 미래분야에 중점을 둔 소부장 지원정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선도품목을 중심으로 기술 난제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술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17일 개최한 제8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소부장 미래 선도형 R&D 추진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2020년 10월에 시행한 '소부장 R&D 고도화방안'과 올해 5월에 수립한 '소부장 미래선도품목 R&D 추진방안'에 이은 주요 R&D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방안에서 내년부터는 주력분야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미래분야에 중점을 둔 지원정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진행한 소부장 자립·선도 정책 철학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소부장 R&D 지원은 2019년에 비해 전체 R&D는 2배 이상, 기초·원천 R&D는 2.3배 이상 증가했다. 기초·원천 R&D 투자 비중은 미래분야보다 주력분야에 7대3 비중으로 집중돼 있었다.
과기정통부 측은 "정부 R&D 지원은 2019년부터 3년간 정책적 필요에 따라 주력분야를 우선 고려해왔다"면서 "앞으로는 주력분야와 미래분야 간 균형감 있는 투자 확대로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선도품목을 중심으로 기술 난제 극복
과기정통부는 미래분야 R&D 투자를 늘리며, 미래선도품목 중심 소부장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소재 미래기술연구실(MTL)을 매년 20개 내외로 신규 선정, 2025년까지 1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래기술연구실에서는 미래선도품목을 포함 주요 이슈별 극복해야 할 기술 난제를 발굴·정의한다. 또 미래기술연구실 연구자가 제시한 기술 난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연구와 제안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우수한 성과를 낸 미래기술연구실에는 최소 8년 이상의 장기연구가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갱신형 R&D를 도입‧적용한다고 밝혔다.
R&D 핵심품목의 미래 지향 기술 자립 지원
과기정통부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 자립 지원에도 나선다. 핵심품목의 기술 자립과 공급망 대체를 위해 국가핵심소재연구단(KMRC)을 매년 10~15개를 신규로 선정, 2025년까지 1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단이 내년 신규 주제를 발굴할 경우 소부장 기술 자립과 선도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R&D 핵심품목과 미래선도품목의 공통 요소기술 개발을 우선 지원한다. 탄소중립, 글로벌밸류체인(GVC),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과 같은 주요정책 분야와 연관성이 높은 기술개발 지원도 강화한다.
소부장 연구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로봇 활용 지능형 스마트 소재연구실'을 새로 운영한다. 신소재 개발 과정에 지능형 로봇을 활용, 최소 연구인력으로 R&D 기간과 비용을 기존 대비 50% 이상 감축하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 측은 "AI 로봇 활용 소재연구는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영국 리버풀대 촉매 최적화 주행로봇 도입·활용이 최초 보고되는 등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기술 초입 단계지만, 미래 유망성을 높이 판단해 선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을 위해 정부는 나노종합기술원 등 공공 나노팹에서 고도의 공정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별 장비 단위로 관리되던 공정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한다. 또 AI 적용과 활용을 지원하는 '나노팹 공정데이터 스마트화 서비스'도 신규 구축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사업으로 현재 최소 7일 이상 필요한 공정 소요기간을 2~3일 이내로 단축하고, 지금으로는 측정 불가능한 납기 준수율도 90% 이상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극한소재와 기술사업화 관련 신규 예타사업 추진 준비
과기정통부는 극한소재 확보를 위한 R&D도 지원한다. 우주, 에너지, 탄소중립 등 소‧부‧장 미래 유망분야의 선점을 위해서는 극한의 환경과 조건에서 사용이 가능한 극한소재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2023년 예산 확보를 목표로 예타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극한소재는 초고온, 극저온 등으로 분류된다. 2000도 이상의 초고온에서 사용하는 초음속 관련 소재와 영하 253도 이하의 극저온에서 사용하는 액체수소저장 관련 소재 등이 있다.
예타사업 주제는 극한소재의 시험평가부터 품질인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실증 기반을 조성하고 실증 R&D를 지원하는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이다.
소부장 R&D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과기정통부는 소부장 미래분야의 기초‧원천 R&D 이슈 발굴과 신속한 대응 등을 위해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소재연구기관협의회 등 기존 R&D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전문가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 전문가협의체를 바탕으로 주기적 소통과 연구자 현장 의견 청취 등을 진행해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방안에 따라, 소부장 주요 사업의 2022년 시행계획을 연내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임혜숙 장관은 "세계적으로 주요국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소부장 기술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소부장 핵심 기초‧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미래분야와 주력분야 간 균형감있는 지원책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