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올해는 3‧1절 기념행사 다수가 축소‧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우려 없이 가상공간에 모여 마음껏 “독립만세”를 외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3·1절 103주년을 맞아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 것. 반면 ‘인공지능(AI)-메타버스 융합도시’ 비전을 내세운 광주광역시는 통상적인 3·1절 기념식을 진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합성어다. 즉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세계이자 현실을 초월한 3차원의 가상세계를 말한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3·1절 행사로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서대문, 1919년 그날의 함성’이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3·1절 당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각각 30여 분 동안 메타버스 플랫폼 ‘모임(MOIM)’에서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 행사 대신 시민들이 가상공간에서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서대문형무소 맵’이 공개됐다. 실제 현장을 둘러보는 것처럼 옥사 내부에 들어가고 ‘이달의 독립운동가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문화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여러 지자체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그런데 정작 ‘AI 중심도시’이자 ‘AI-메타버스 융합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시는 삼일절과 같은 국경일 행사에서조차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여전히 기존 방식만을 답습하고 있어 아쉽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3일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제92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학생독립운동 메타버스기념관'을 공개한 바 있다. 메타버스기념관에서는 역사 속 현장이 그대로 재현됐고 학생독립운동 메타버스 만세운동 챌린지 인증 이벤트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이는 메타버스에 친숙한 MZ 세대들에게 3·1운동과 6·10만세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 중 하나로 꼽히는 학생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 호응을 얻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에 ‘AI-메타버스 융합도시 광주’ 비전 보고회를 갖고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AI 산업을 기반으로 지능형 메타버스로의 기술 전환을 이뤄 메타버스 융합신사업 창출을 위한 4대 추진전략과 16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이처럼 전국에서 첫 가상 지자체 조성을 목표로 하는 광주시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길 기대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이 새로운 소통 창구로 부상하고 있는데 따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에 이를 도입하는 등 타 지자체보다 한발 앞선 시도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소통‧교감할 수 있는 광주형 AI-메타버스 생태계가 조성되길 바란다는 의견도 나온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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