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들이 사회 약자를 돕는 따뜻한 기술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기 위한 노력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소통이 필요한 모든 순간"…소리를 보는 통로 '소보로'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쓰면서 청각장애인의 대화는 더욱 단절됐다. 청각장애인의 84% 이상이 의사소통에 '말'을 사용한다. 그 외에도 구화와 몸짓을 사용하며 수화를 쓰는 경우는 3%에 미치지 않아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소리가 차단되면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은 더욱 막막한 실정이다.
'소보로'는 청각 장애인들의 의사소통과 정보 접근을 위해 AI 기반으로 실시간 음성-문자 변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언제 어디서든 자막을 통해 음성이 문자로 변환된다. PC뿐만 아니라 소보로 태블릿을 가지고 있으면 공공기관이나 병원, 회사 등에서도 일상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소보로'를 이용하여 청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선생님의 입 모양을 보지 않고서도 수업 내용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확인한다. 이를 텍스트를 저장해 복습할 수 있다. 고령층이나 청각장애인 방문 시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소보로 태블릿 PC를 비치한 은행도 있다. 등록장애인은 정부의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이나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태블릿을 지원받을 수 있다.
촉각 디스플레이로 정보 전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물체 인식까지
스타트업 '닷'도 최근 시각장애인을 위한 태블릿PC인 '닷 패드'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닷 패드는 촉각 디스플레이다. 수천 개의 핀이 상하로 움직이기 때문에 글자뿐 아니라 표, 그래프 등 그래픽 요소를 나타내는데 효과적이다. 이에 시각장애인들도 수학이나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올해 9월부터는 미국 내 시각장애인 학교에 닷 패드를 공급할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주윤 닷 공동대표는 "교회에서 시각장애인이 부피가 큰 종이 점자 성경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시각장애인과 관련 단체 등 수십 명을 인터뷰하면서 시각장애인들에게 눈이 되는 서비스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하반신 장애인, 비장애인과 같은 눈높이로 같이 걷는다
최근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연구진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신개념 휠체어를 선보였다.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이 몸을 똑바로 세운 채 인도를 누비는 모습이었다. 타인과의 충돌도 없었다.
주행 방향과 속도를 재빠르게 바꿀 수 있어 비장애인의 보행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일본 쓰쿠바대가 선보인 휠체어 '콜로(Qolo)'를 참고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더 나은 휠체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은 바퀴 두 개가 달린 의자 형태의 콜로 위에 앉는다. 이후 기립 장치를 작동시키면 다리를 편 채로 설 수 있게 설계됐다. 몸 바깥에서 기계적으로 만든 뼈대의 힘을 빌려 신체 능력을 증강시키는 기능이 탑재된 것이다. 전동퀵보드를 타듯 몸통을 움직여 방향 이동을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콜로와 보행자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보완 작업에 돌입했다. 연구진은 콜로 동체의 앞과 뒤에 '라이다(Lidar) 센서'와 콜로 전면에 카메라까지 추가로 달았다. 통상 자율주행차에 달리는 센서들이 달린 셈이다. 이에 인도에서 사람은 물론 장애물까지 모두 회피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한다면 장애인이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AI타임스 조형주 기자 ives0815@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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