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서 일하는 A씨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무실에서 일했고 업무가 쏟아지는 날에는 새벽 2시까지 퇴근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한밤중에도 직장 상사의 잦은 업무 지시를 받는 통에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불면증을 치료받고 있다.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면서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술 등을 접목한 슬립테크(sleep tech)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수면상태를 확인하고 톱 스타의 나긋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숙면을 취하는 등 '좋은 수면'을 돕는 AI 제품을 들여다 본다.
섹시한 배우 목소리 들으면서 '꿀잠'을
"오늘 밤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 목소리를 들으며 잠들 거예요"
명상과 수면 메뉴로 세분화된 앱 '캄(Calm)'은 '수면 스토리' 메뉴에서 빗소리, 숲소리, 폭포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함께 원하는 스토리를 청취하며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또 수면 타이머를 설정해 원하는 만큼 청취가 가능하다. 수면 스토리는 매튜 맥커너히 등 유명인사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캄은 세계적 유명 배우들의 나긋한 목소리로 구현된다.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용자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백색소음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다른 수면 기기나 애플리케이션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 외 '명상' 기능도 탑재됐다.
'음악' 메뉴에서는 수면·휴식·집중 등 테마별 음악을 제공하고 있어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음악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일명 코골이앱으로 알려진 '스노어랩'은 자신이 코를 고는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자면 코골이를 녹음해 분석해 준다.
이 앱은 공기청정기, 가습기, 마우스피스, 비강스프레이 등 코골이 방지법을 사용한 후 수면을 분석, 기존 수면 패턴과 비교해 코골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비의소리, 수면소리, 릴렉스멜로디 등의 백색소음을 활용한 수면 앱이 있다. 특히 이 중 '비의소리'는 숲에 비, 거리에 비, 귀뚜라미와 비오는 밤, 주석 지붕 위의 비 등 35가지의 빗소리를 제공한다.
"남편 코골이 때문에 잠이 안 와서 미치겠어요"
슬립테크 전문 스타트업 '메텔'은 AI와 IoT(사물인터넷)를 결합한 스마트 침구 브랜드 '제레마(ZEREMA)'를 선보였다. 제레마는 AI 기술을 활용해 수면 상태를 확인하면서 자동으로 숙면에 최적화된 베개 높이로 조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스마트 베개다.
제레마는 앱에 적용된 AI를 통해 코골이 소리를 감지한 후 사용자 체형 맞춤형으로 베개 높이를 조절해준다. 에어펌프를 사용해 베개 높이를 조절하기 때문에 소음도 적은 편이다. 그동안 함께 자는 연인이나 가족의 코골이 소리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사람들, 자신에게 딱 맞는 베개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베개 유목민들, 수면 장애로 숙면을 취할 수 없어 매일 아침 피곤한 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베개와 연동된 앱에는 수만 개의 소리를 학습한 AI가 탑재돼 있다. 코골이가 감지되면 에어쿠션을 부풀려 목 부분을 올려줘 호흡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코골이 시간과 소리, 수면 시간, 수면 지수, 뒤척임 등 다양한 수면 정보를 알 수 있다. 앱에 수면 데이터가 기록되기 때문에 기상 후 자신의 수면 점수와 수면 상태 확인이 가능하다.
사용 방법도 간편하다. 별도의 기기를 착용할 필요 없이 베개를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제레마 사용을 통한 수면 모니터링으로 수면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순천향대학교 수면다원 검사 결과 제레마 베개를 사용할 경우 코골이 시간과 수면무호흡 지수가 각각 52.3%, 3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침대, 숙면을 위한 향기부터 안면 홍조 방지까지
미국 슬립스코어랩스(SleepScore labs)는 획기적인 제품을 내놨다. 해당 기업은 숙면을 위한 향기 솔루션을 전시했다. '선진국의 70%가 수면 부족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회사 측은 데이터 기반 솔루션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접촉 측정 기술로 이용자의 호흡 신호를 분석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면 주기 단계를 결정하고, 숙면을 위한 향기를 제공한다.
AI타임스 조형주 기자 ives0815@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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