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애플이 비접촉식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Apple Pay)'로 시장 지위를 남용한다고 주장했다. 애플 페이에 쓰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에 다른 경쟁사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위원회 조사를 통해 혐의가 확정되면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된다. 작년 애플 전 세계 매출 366억달러(약 46조4000억원)의 최대 10%에 달하는 규모다. 애플은 "이는 사실 무근"이라며 "위원회 조사에 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애플 페이는 애플 기기에 탑재된 모바일 결제·전자지갑 서비스다. 사용자 카드 정보만 입력하면 실물 카드 대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약 70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간) 마르그레테 베스타거(Margrethe Vestager)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반독점정책 부위원장이 “애플이 애플 페이에 쓰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에 다른 경쟁사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징후가 보인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같은 날 CNN, BBC 등 외신들은 "다른 기업이 애플 기기에 새로운 모바일 지갑 시스템을 개발·탑재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베스타거 EC 부위원장은 "우리는 애플이 자사 솔루션인 애플 페이 독점을 위해 경쟁을 차단한다는 걸 일전에 포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기업 기술 독점 현상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애플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모바일 지갑 사용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경고했다.
애플 측은 성명을 통해 "EU 위원회 주장은 사실 무근이다"며 “자사 결제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많은 선택권 중 하나일 뿐이다"고 밝혔다. BBC는 애플 측이 “우리는 다른 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기술에 대한 공정하고 안전한 접근성을 보장해왔다”며 "EU 위원회 조사에 착실히 임하겠다" 말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현재 2500개 넘는 은행이 애플 페이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은 유럽 전역에서 휴대폰 시장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내년 EU는 디지털 시장법(DMA, Digital Markets Act)에서 테크 기업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시행할 계획이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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