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노트북 이하 소형 전자기기의 충전기가 USB Type-C로 통합될 전망이다. 유럽 연합(EU) 공동 의원들은 7일(현지 시간) 유럽 내 공통 충전기 규정을 체결했다. 이 규정은 유럽 연합 공식 저널에 게재된 후 20일 후에 발효되며 공통 충전기 조항은 24개월 이후인 2024년 6월부터 적용된다.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lunch)의 보도에 따르면, 공통 충전 포트를 적용해야 하는 전자기기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및 기타 중소형 전자 제품이다. 다만 노트북 제조업체는 서로 다른 전원 충전 특성으로 인해 공통 충전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시간이 40개월까지 연장되었다.

USB Type-C 충전 포트와 애플의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 이미지(사진=셔터스톡)
USB Type-C 충전 포트와 애플의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유럽 의회와 이사회는 이와 같은 결정이 전자 폐기물의 양을 줄이기 위한 핵심 단계라고 주장했다. 의회는 지난 10년 여의 시간동안 공통 충전기 규칙을 추진해 왔다. EU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폐기되는 충전기의 양이 약 11,000톤이며 폐기 원인의 상당 부분은 서로 다른 충전 포트기 때문이다. 

의회 수석 협상가 알렉스 아기우스 살리바(Alex Agius Saliba)는 기자 회견에서 "이 법안은 2년 안에 발효될 때 이 15가지 유형의 제품 중 일부를 생산하는 많은 브랜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역사적이며 위대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은 EU의 결정이 “잠재적으로 미국 기술 대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이루졌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 규정을 “애플이 반대한 규정”이라며 애플 측이 과거 "공통충전기 계획은 번창하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전자 폐기물을 발생시키며 사용자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 점을 인용했다.

WSJ가 평한 것처럼 EU의 결정이 애플에 타격을 주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으리라는 것은 사실이다. 삼성을 비롯한 애플의 경쟁사는 스마트폰 충전 포트 타입을 이미 USB Type-C로 적용한 바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은 라이트닝 케이블을 이용한 충전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전면 개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 이미지(사진=셔터스톡)

기자회견에 참석한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내부 시장 커미셔너의 발언에 대해서도 테크크런치 보도와 WSJ의 보도는 논조가 달랐다. 테크크런치는 브르통이 “매우 중요한 합의를 칭찬하며 일반적인 청구 방식은 유럽 소비자와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단 9개월 만에) 우리는 해낼 수 있었다”고 자찬한 내용을 인용했다.

반면 WSJ는 브르통이 "정치적 의지가 있을 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고 “로비스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새로운 규칙이 소비자와 환경에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밀어붙였다고 말했다”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묘사했다. 또한 브르통이 "우리 규칙을 (2년 내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가능한 더 빨리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전환을 위해 2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내용을 인용했다.

WSJ는 애플 대변인이 “화요일에 도달한 합의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면서 회사가 아직 텍스트의 전체 세부 사항을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면서 “EU는 대규모 기술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규칙의 뗏목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EU가 자유 시장 경제에 개입하고 있다는 취지로 올해 초 EU의 의원들이 합의한 디지털 시장법, 디지털 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을 언급했다. WSJ는 이러한 법들이 “소셜 미디어 회사가 온라인 콘텐츠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설정할 태세”라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EU의회는 공통 충전 표준의 도입으로 소비자가 연간 최대 2억 6,700만 달러를 절약하고 전자 폐기물을 상당량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AI타임스 이성관 객원 기자 busylif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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