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보다 5배 이상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낮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수한 시약이나 비싼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서다. 단백질 마커 탐지 속도도 더 빨라졌다. 향후 암 진단이나 면역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카이스트(총장 이광형)는 장재범 신소재공학과 교수, 윤영규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존 기술 대비 5배 이상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인 '피카소(PICASSO, Process of ultra-multiplexed Imaging of biomoleCules viA the unmixing of the Signals of Spectrally Overlapping fluorophores)'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RNA에 들어있는 생체 분자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암을 비롯해 뇌졸중, 치매 등 각종 난치병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환자별로 암 조직 내부에 생기는 단백질 마커가 서로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환자에 따라 암 예후나 항암제 반응성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암 조직에서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동안 암 조직 내부에서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하기 위해서 질량 분석 이미지 처리법이나 형광염색법이 사용됐다. 질량 분석 이미지 처리법은 조직 하나에서 다수의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싼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분석 과정에서 조직이 파괴돼 전체 과정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형광염색법은 이러한 단점은 없지만, 한 번에 단백질 마커 3개만 관찰할 수 있는 제약이 있다.
장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한 번에 15개 이상, 최대 20개까지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인 '피카소(PICASSO)'기술을 개발한 셈이다.
연구팀은 발광 스펙트럼이 유사한 형광 분자를 동시에 사용하고 이 형광 분자 신호를 정확히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조직 하나에서 단백질 마커 15개를 탐지하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해 총 45개 단백질 마커를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팀이 개발한 피카소(PICASSO) 기술은 기존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 중 가장 비용이 낮고 가장 많은 수의 단백질 마커를 빠르게 탐지할 수 있다. 향후 암 진단이나 제약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 개발 과정에서 국내 특허 4건, 미국 특허 3건, 유럽 특허(EPO) 2건과 국제 특허(PCT)를 출원해 해당 기술 지적 재산권도 확보했다.
제1 저자인 서준영 연구원은 "피카소(PICASSO)' 기술로 그동안 관찰하기 힘든 수많은 조직 내 단백질 마커 발현 정도나 분포 관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수한 시약이나 고가의 장비 없이 친숙한 형광현미경만을 사용해 기술 구현이 가능해 접근성이 매우 높고 유용한 기술이다"고 말했다. 향후 새로운 암 바이오마커 발굴, 정밀진단이나 치료제 개발에 활발히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서준영, 심연보, 김지원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이달 13권에 출판됐다. 논문명은 ‘PICASSO allows ultra-multiplexed fluorescence imaging of spatially overlapping proteins without reference spectra measurements’ 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