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은 NFT(대체불가토큰; Non-Fungible Token)시장이 생기기 전에도 부유층의 돈세탁과 편법적 증여, 담합에 의한 차익 실현의 수단으로 지목되어 왔다. 최근 이러한 관행이 디지털 미술 작품이 주를 이루는 지금의 NFT 시장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뉴욕 남부 지방 검찰청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테크크런치는 기사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정부가 이를 ‘내부자 거래’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문구는 자신이 일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내부 정보에 액세스할 수 있는 사람들이 회사 주식이나 기타 증권을 거래하는 데 사용하는 문구”라고 부연했다.
사건을 담당한 미 법무부 기소장에는 크리스티안이 2021년 여름에 약 45개의 NFT를 구매하기 전에 시장에서 어떤 NFT가 소개될 지에 대한 오픈씨의 내부 정보를 사용했고, 해당 NFT를 자신의 구매 가격의 두배에서 다섯배의 차익을 얻으며 판매했다고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혐의 내용을 내부자 거래를 통한 불법혐의가 아니라 단지 NFT를 유가 증권으로 브랜드화 하려는 시도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테크크런치는 “우리가 이런 행위를 불법인지 아닌지 판단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이 경우 NFT가 실제로 유가 증권인지 여부와 해당 레이블이 디지털 자산의 미래에 정말로 중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크크런치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입법 및 규제 위험 리더인 알마 안고티(Alma Angotti)의 주장을 인용했다. 그는 NFT가 주식과 증권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NFT를 구매하고 가격이 올라가서 돈을 벌기를 희망한다면 증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유가 증권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고티는 "고용주의 기밀 정보를 남용하는 것은 사기이며, 해당 사기의 수익을 화폐 시스템을 통해 이동하면 돈세탁”이라고 꼬집으며, "크리스티안이 기소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욕 남부 지역의 미국 변호사인 데미안 윌리엄스(Damian Williams)는 이러한 수법이 증권시장에서는 이미 정형화된 수법이라는 점에서 “NFT는 새로운 것일 수 있지만 이러한 유형의 범죄 계획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오늘의 기소는 주식시장이든 블록체인이든 간에 내부 거래를 근절하려는 이 검찰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테크크런치는 2021년 9월에 이미 크리스티안이 NFT가 오픈씨 마켓플레이스의 메인 페이지에 등장하기 전에 미리 구매한 후 가격이 상승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한 혐의로 해고된 과정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오픈씨는 법적인 문제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NFT거래 자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해 크리스티안을 해고 했고, 이후 새로운 직원 규칙을 만들었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기소결과에 따라 NFT 거래의 미래가 결정될 만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안고티의 경우 결과가 어떻든 해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통제 장치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고티는 “크리스티안이 무죄를 선고받고 NFT가 증권으로 정의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업계를 주시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분명히 암호화폐와 NFT를 집행 우선순위로 두고 있으며 이미 전체 태스크 포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NFT를 증권으로 지정하느냐 마느냐는 이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다”며, “당신이 부동산 투자 신탁이고 당신의 회사가 도시의 특정 지역에 있는 큰 쇼핑 센터를 사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들보다 먼저 그 땅의 일부를 사러 간다면, 당신은 같은 혐의로 계속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해당 기소 결과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NFT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관련 문제에 대해 신뢰를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 전체가 혼란과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이다.
AI타임스 이성관 객원기자 busylife12@naver.com
[관련 기사] 매주 터지는 암호화폐 보안 관련 사고… web3 인프라 미성숙이 원인
[관련 기사] 'NFT의 죽음' 다가오나... 코인 하락에 회의론 고개 들어
[관련 기사]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NFT 거래 시장 구축 의사 밝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