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천국'이라는 미국은 정말 변호사에게 천국일까?
미국에는 두 종류의 변호사가 있다. 법정에서 상대와 법정 다툼을 벌여서 재판의 승리를 낚아채는 변론 변호사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전 조사를 담당하며 증거물을 전문적으로 찾아내는 변호사다.
과거에는 이 고통스런 잡무를 젊은 변호사들이 주로 했는데 큰 사건의 경우 종이 문서로 보관된 판례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몇 일 동안이나 법률도서관에 틀어박혀서 깊숙이 보관된 폴더와 파일 캐비닛을 파헤쳐야 했다.
하지만 눈부시게 발전한 IT 기술과 AI 시스템은 마치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듯이 많은 양의 메일이나 전자 문서들 속에서 소송에 필요한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 이렇게 로펌 같은 법률 회사에서 인공지능에게 법률 업무를 맡기는 것을 리걸테크(legaltech) 또는 로테크(Lawtech)라고 부른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조사 및 소송 플랫폼인 에버로(EverLaw)는 대표적인 리걸테크 기업이다. 로펌들이 보유한 소송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변호사들이 쉽게 정보를 검색해 사건을 빠르게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4억5천만 달러 소송에서 무려 700시간의 절감효과를 보인 적도 있다.
최근에 에버로가 자사의 클러스터링 소프트웨어 기능을 공개했는데 이는 규모, 시각화 측면에서 ‘획기적’인 일이며 사용 편의성 및 진정한 발견 수행 능력이라고 IT 전문 매체 벤처비트[Venture Beat]가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 앤 마켓(MarketsandMarkets)은 전 세계 정보공개 시장 규모가 2020년 93억 달러에서 2025년 12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전 예방적 거버넌스 및 새로운 콘텐츠 소스의 출현, 전 세계적인 소송의 증가, 전자적으로 저장된 소셜 미디어 보급 증가 등이 성장의 주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발맞춰 법조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에버로의 설립자이자 CEO인 아짓 샹카르(Ajeet Shankar)는 전망했다. 이제 법률 팀은 전자 검색 도구를 사용해 몇 분 안에 수천 개의 문서와 파일을 스캔해 신속하게 증거를 찾아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버로는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시스템을 사용해 개념적 유사성에 따른 문서 클러스터링(많은 데이터들 속에서 유사한 데이터들의 그룹을 찾는 분석 방법)을 통해 패턴을 찾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로펌, 기업, 지방 및 연방 정부 기관 등이 복잡한 법률 작업을 단순화하기 위해 에버로의 법률 솔루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엑스터(Exterro) 및 KLD 디스커버리 등과 같은 경쟁사와 어떤 점이 다릅니까?”란 질문에 샹카르는 에버로가 계층적 설계로 군집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취했다고 주장한다.
“많은 법률 기술 회사들은 그들의 데이터를 기능이 제한된 바퀴로 표시하고 있다. 반면에 에버로의 클러스터링 AI는 지도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어 문서를 공간적으로 표현해 유사성 관계를 보존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클러스터링에 의한 문서 검색
이 시각적 형식은 30,000피트 길이의 스냅 샷과 세분화된 문서 보기 모두를 포함한다. 이들의 목표는 법률 팀에 고급 설정이나 광범위한 기술 전문 지식 없이 문서에 대한 기본 이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AI 도구나 키워드 검색보다 더 구체적이고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다. 또 어떤 문서에 사람의 검토가 필요한지 신속하게 파악해 전자발견의 오류를 줄이도록 설계됐다.
샹카르는 “클러스터링을 사용해 문서 세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주제별 전문가가 해당 영역과 관련된 문서를 검토함으로써 상급 검토 팀이 해야 할 가장 까다로운 문서의 검토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디지털 통신의 번창에 따라 법률 문서 더미는 더 커질 것이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의 처리에 AI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AI와 전자 발견 도구는 법률 팀이 수천 개를 넘어서 수백만 개의 문서를 분류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자동화된 오디오, 비디오 및 메타데이터 수정, 사례 증착 도구 및 통신 패턴 분석을 포함한 더 많은 AI 기반 기능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채택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진화하는 도전과 기회를 보고, 지난 2011년에 에버로를 설립했다” 며 “법은 시민 사회의 필수적인 기둥이고 최첨단 기술을 가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5@kakao.com
